살아있는 것은 다 행복하라-법정 잠언집-

상리공원 등산길에서

우리옹달샘 2005. 9. 14.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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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너머 하늘엔 뭉게구름이 한가위를 넉넉히 감싸주고있다.

 


 

구름아!  하늘아!  한가위 친정에 가지 못하는 이 마음 고향소식 좀 데려다주오!

 


 

"돌탑" 군데 군데 누군가 정성들여 쌓아놓은 돌탑위에  헤아릴수없는  사랑과 정성이 깃들여있다.

 

 


 

"그네타는 공주님"    - 오솔길에 쉬어가는  시간속향기를 그리며-

 

 

"상리공원 가는길에서"

 

일요일 오후면 난 집근처 가까이에 상리공원이 있어

줄곧 게으른 등산길에 나선다. 집을 나설땐 한껏 게으름을

 피우는 나 자신이 한스럽지만,호젓한 등산길에 한산함은

일주일동안 아이들과 세상사에 시달린  몸과 마음을

쉬어가게 해주기엔 , 나에겐 그지없이 행복한 등산길이다.

상리공원은 조그마한 야산이지만,  운동삼아 가기엔

제법 적당한 코스다.

 집에서 30여분 걸어가서 산 정상에 들려 훌라후프를

 좀 하다가 다음엔 오솔길따라 야산을 오르락 내리락

재미있다.

한 세바퀴정도 돌면 한시간 쯤 될까 ?

누군가 오솔길에 군데 군데 정성들여 쌓아놓은 돌탑에 

 머무는 시선이 아름답다.어느새그만큼 쌓였나 싶다.

가다가 한번쯤 아이들처럼 소나무 가지에 걸린 그네도

 타보고  그러다가 어느새 가을이라 도토리 떨어지는

 소리며, 다람쥐 달리는 소리에 놀라 뒤돌아보면서

 빙긋 미소 한자락 보내며, 떨어지는 도토리를

재미삼아 주워보며,선영아, 이렇게 사람들이 모두

 도토리를 주워가면 가을에 곡식을 모으는 다람쥐는

 겨울동안 무얼먹고 살겠니?

 하며 한개 한개 주워모은 도토리를 내려놓으며

자연이 내게 주는  신선한 공기에 보답하듯 인사한다.

다시 돌아 정상에 앉아 갖고온 커피 한잔하며

 맑은 공기 마시며 앉아 책읽는 재미는 이세상 누구도

 부럽지 않다.그러다가 오가는 사람들과 여담도 하고

소소하고 재미있는 등산길에서

오늘은 특별한 한분을 뵈었다.

그동안 말끔히 가꾸어진 공터와 조그마한 의자들

 그리고 쓰레기담을 자루등등... ,늘 공원관리소가

 없어서  그냥 누군가 이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려니 했더니 연세가 지긋하신 할아버지

 한분이 지금껏몇년동안 줄곧 해오셨다는 이야기를

 곁에 계신 어르신이 하신다.

늘 연장을 들고 오셔셔 누가 하라는것도 아닌데,

내집 뜰앞 가꾸듯이 하시는 일들이 정말 삶을 아름답게

 사시는 분이시구나 생각하며, 더위에 허리펴고

 쉬시는동안 갖고온 물 한잔을 드렸더니

 너무 너무 고마워 하시는 모습에 나 자신이 부끄럽다.

아이셋에 걱정안하고 살고픈 내 마음이 욕심인가?

그곁에 물질만능에 젖어 계신 어르신 한분이 답답하다.

아이셋에 걱정안한다고 오히려 우리를 걱정하신다.

열심히 사는게 어떤 모양인지 해답은 모르지만,

꼭  일의양과 돈을 맞춰야 열심히 사는걸까?

28년간 쉴세없이 일하며 할일 다하고

이제 좀 쉬신다는 어르신은 물질적인 여유가 있어

 좋아보이나 ,

그동안 삶을 치열하게 살아오셔서 지금도

 생각하시는 말씀은

 치열하고 냉정한 삶의 모습만 보시는것 같다.

어떻게 사는게 정답인지 그 누구도 알 수없는 길이지만,

각자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

 잘 사는 사람이 아닐까?

산을 내려오면서 딸아이에게 사람은 누구나 최선을

다하며 살아야 건강하고 맑고 밝은 마음을 갖고

 행복하게 살수 있다며, 최고를 추구하는 삶은

 너무 치열하고 누군가를 짓밟아야하는것 같아

 별로 좋은 방법은 아니라며,그러다 보면 결국은

자신이 자신과의 싸움에서 지고마는게임이다 ,

("항상 그 위에 또 누군가 최고가 있으므로" ) 라고

 일러주며,

 선영아 ! 우리는 늘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 되자

 라고 다짐해본다.

되돌아 오는길에 아파트 너머 하늘엔 뭉게구름이

 두둥실맑고 고운 자태로 우릴 반기며,

풍요로운 한가위를 넉넉히 감싸주고있다.

 

장기동에서 세아이 엄마 올림.-dud30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