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정부가 최우선의 국정과제로 내세우고 있는 저탄소 녹색성장은 온실가스로 인한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기존의 화석에너지 의존의 사회구조를 개선하여 경제성장을 추진해 가는 한편 이산화탄소의 발생량을 줄여 지구온난화에 대비하는 것을 주된 내용을 하고 있다.
즉, 녹색성장이란 환경(Green)과 성장(Growth)이 조화된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루기 위한 실천개념으로서 녹색기술과 청정에너지를 성장동력으로 하는 경제성장을 뜻한다.
또 녹색기술(Green Technology)이란 지속가능한 성장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기술로 재생에너지, 청정에너지 등을 포함한 환경친화적 자원활용기술을 말하는데, 크게 에너지자원기술, 기후변화 대응기술, 그리고 환경기술로 구분될 수 있다.
오는 2013년부터 우리나라도 온실가스 의무감축 대상국이 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녹색성장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임이 틀림없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는 정치적으로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는데, 이달 임시국회가 열리면 녹색산업투자회사 설립과 총량제한 배출권거래제도․온실가스 배출허용총량 설정 및 기후변화․에너지 목표관리제 도입 등의 내용을 담고 있는 ‘저탄소녹색성장 기본법안’의 통과가 확실시 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일부에서는 녹색성장을 위해서 온실가스배출량이 상대적으로 적은 지방에 신재생에너지 산업을 적극 육성하고 온실가스의 주요 배출원으로 지적되는 수도권 공장들은 분산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또한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에 대한 구체적인 실천대안으로 목조주택 조성을 주장하는 전문가도 있다. 이 전문가에 따르면 40평 목조주택이 저장하는 이산화탄소량이 중형 승용차가 지구 한 바퀴 주행 시 배출량과 같은 만큼 목조주택사업이 바로 그린비즈니스가 된다고 한다.
녹색성장에 대한 관심은 선진외국도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는데, 녹색개발의 성공적인 사례로 캐나타 벤쿠버 올림픽선수촌 개발이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이 올림픽선수촌은 1,100세대의 규모로 오는 11월 완공예정이다.
선수촌 지붕에는 태양열 집열판과 그린 루프기능을 적용하여 빗물을 축척해 건물의 난방용수와 조경용수로 사용하는 등의 녹색기술의 활용을 통하여 건물의 관리비용을 획기적으로 절약하는 녹색개발의 성공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그런데 녹색성장에 대한 이처럼 다양한 의견들과 주장들 모두가 실제로 우리 사회에 적용가능하며 또한 우리 실정에 부합하는 것인가에 대해 주목해야 한다.
왜냐하면 녹색성장의 실천을 위한 녹색개발과 녹색기술에 관한 관심 그 자체는 충분히 의미 있고 바람직한 것이지만 이러한 생각들이 실제 개발과정에서 실천되기 위해 극복해야할 과제가 분명하고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위의 사례를 기준으로 살펴보면, 온실가스배출량이 상대적으로 적은 지방에 공장을 유치하자는 주장은 수도권과 지방이라는 이분법적인 시각에서만 유효할 뿐 지방의 환경을 기준으로 볼 때에는 이 역시 극복해야할 환경과제가 되기 때문에 녹색성장의 대안으로서 한계점이 있다.
또한 녹색개발을 위한 목조주택의 조성은 상당히 매력적이지만 우리나라의 대표적 주택인 아파트 조성비용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상당한 비용이 수반된다는 점에서 적정한 녹색개발의 사례로 보기 어렵다.
이런 점은 캐나다 벤쿠버의 올림픽선수촌의 경우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데 벤쿠버 다운타운 등 인근지역의 주택가격과 비교하여 월등히 높은 주택가격 때문에 현재까지 미분양되고 있다.
이처럼 녹색성장과 녹색개발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에도 불구하고 실제 적용가능한 녹색개발의 사례를 찾아보기 힘든 것은 현재까지 제안되고 있는 녹색기술의 적용에 소요되는 사회적 비용이 기존의 개발기술과 비교하여 경제적으로 매력적이지 못하기 때문이다.
바로 이런 이유에서 선진외국에서는 녹색개발에 소요되는 추가적 비용을 보상하는 차원에서 개발관련 세금의 감면, 추가적인 개발밀도의 허용 그리고 개발허가기간의 단축 등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하고 있다.
그러므로 녹색성장의 구현을 위한 녹색개발의 촉진을 위해서는 녹색기술과 녹색개발의 적용만을 강조할 것이 아니라 이의 적용을 통하여 기대할 수 있는 사회적․경제적 수익을 보장하는 제도의 정비와 더불어 보다 가까운 곳에서부터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녹색기술과 녹색개발방식의 보급과 이와 관련한 사회 재교육의 확대실시가 병행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