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 ,그 아름다운날들!(내마음

내생일 선물의 비극을 노래하며

우리옹달샘 2005. 11. 21.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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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남편이 시골갔다가 와서 저녁상을 차리는데

좀 있다가 먹자며 홈플러스에 갔다가 온다며

두 딸과 같이 나서고 난 오늘 아침에 생일이라서

아파도 아이들위해서 미역국은 끓여먹으려고

준비하고 있는데, 벌써부터 전화통에 불이난다.

남편을 보내면 매번 라면은 무슨 라면으로 사올까?

부터 가삼(생선)을 사서 미역국에 들깨넣고 끓인다고

했더니 한마리 사나 두마리사나 부터 홈플러스에 없으니

등등 아~ 차리리 내가 아파도 갈것을 괜히 보냈나보다

매번 후회하며 저녁식사 준비에 정신이 없는데,

한참후에 남편과 아이들이 들어오면서 장본걸 들여다주며

호빵은 세봉지에다 바나나는 싸게판다고 커다란것 한손하고

예상밖의 지출을 하고 그러면 내가 잔소리하니까

싸게 팔길레 하나만 사왔다고 해서 또 잔소리다 싸면 두개 사올일이지..

그러다가 선물인데 포장을 못해서 미안하다며 불쑥 내미는것은

속옷인데 순간 화가 머리끝까지 열받아서 아픈게 어디갔는지 모르겠다.

위아래 한쌍도 아니고 달랑 펜티만두개 사오면 어떻하냐고 소리지르고

큰딸둘이 대동하고 가도 아직도 결혼한지 수십년이 되었는데

내 취향에 맞춰주지않고 독불장군님은 여전하다.

누구말마따나 무뚝뚝이 줄줄 흐르는 양반이라서

여태 결혼후 첫 생일선물은 덧버선 한짝이고 그때는 새댁때라서

덧버선신을줄을 몰라서 마음에 안들어서 짜증만 냈는 기억이 또 새롭다.

어제는 아픈김에 짜증나서 결혼초부터 여지껏 내마음에 드는 선물은

한번도 받아본적이 없으니 속이상해서 대성통곡으로 잔소리를 큰 딸하고

같이 업쳐서 하고 나니 큰애가 엄마 미역국 끓여주려고 미역사왔다고해도

안중에도 없다.벌써 준비다하고 생선오기만 기다리고 있어서

당장 바꾸러간다고 소리지르고 영수증 달라니 애들이 머리를 써서

영수증이 없어져서 못찾아서 안되겠다며 그냥 입으라는걸

그래도 계속 잔소리하며 빨리 찾아내라 성화고 결국 우리아들이 하는말

엄마 그냥 받아라 나도 전에 내 생일인데 여자친구가 사준 속옷이 마음에

안들어서 죽겠는데 그냥 있었다며 선물이니까 그냥 마음에 안들어도

받으라고 종알대며 제비처럼 고단수 머리쓰는데 아들녀석때문에

그냥 못이긴척하고 하다못해 기본이 안됐다며 선물이면

내용이 중요한게 아니고 정성이 중요한데 아무레도그렇지 포장지 하나

사서 포장을 하면 될걸 그냥 주는게 어디있냐고 하며 신문지에 싸서

쇼핑백에 넣어버리고 나니 눈에서 안보이니 그나마 속이 시원하다.

엉뚱하고 맨날 살아도 맨날 신혼때처럼 철없는 남편과 나는

늘 아웅다웅 싸움이 그치질 않다가 언젠가부터 내가 욕심을 버리고

내 몸관리하기위해서 스트레스를 안 받으려고 노력하니 집안이

이제 좀 조용해서 그나마 살맛이 나는것 같았는데,

요즘 내가 일하면서 남편이 저녁상을 차려 아이들먼저 주고 하다보니

다시 또 집안이 말이 아니고 두서없고 정신없고 뒤죽  박죽이고

큰딸은 마지막 기말고사시험기간이었는데도 도무지 내가 겨를이 없어서

중간 야식을 한번밖에 못갔다 주고 아침에도 못일어나서

겨우 학교가는 뒷모습만 보고나니 후회스럽다.

생일이라고 그나마 그 와중에 엄마 기쁘게 해 주려고 미역국을 끓일생각은

언제 했는지 작은애는 용돈으로 햄을 사와서 무엇을 하려는지 아직도

냉장고에 있고 엄마 손대지 말라고 하며 넌지시 알려준다.

그러고 보니 큰애가 전에 5학년때 초코렛을 녹여서 만들어준 생일 케잌이

제일 생각에 난다. 맛도 있었지만 중탕에 힘든 작업을 해서 모양까지

갖추어서 이웃 친구가 놀러와서 칭찬을 아주 많이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그리고 둘째가 지난번에 흉내내어 조그만 케잌을 만들어서 주던일

신혼초 몇해3년정도는 그래도 남편이 무슨날이면 부끄러운걸 참고

대단한 용기로 작은 꽃다발을 들고 들어오던 모습도 이젠 가물가물한

그 옛날에 아름답던 순수한 기억들로만 자리잡고 있다.

세월이 가면 이렇게 그 모든 기억들이 소중하고 아름답게만 느껴지는걸까?

어제 그 난리를 치루던 모습도 아마 먼 훗날이면 어렴풋이 미소지으며

아름다운 추억으로 간직하겠지.그때 그 순간은 비록 속이 터지고 섭섭한게

한두가지가 아니지만 그래도 세월은 어김없이 나를 그 고통속에서

실어다  행복한 기억속으로 나르고 오늘을 사랑하며 살아가려는 내뜻은

어디갔는지 찾아보기힘든 상황도 닥쳐오고 욕심도 고통도 모든 세상의

고뇌들속에 나를 온통 숨도 못쉬게 할때도 있고 그러다가 작은 사랑하나에

감격하여 눈물 흘리듯이 세상의 아름다운면을 다시 찾아 돌아보며,

지금 이순간 생일선물도 없이 지내는 사람들을 생각하며 나 자신을 위로해보고

마음을 다스리며 혼잡한 세상을 다시한번 밝고 아름답고 순수하게 사랑으로

살아가리라 느끼며 먼 훗날 천년의 세월이 흐른 어느날 지금의 모습보다 더

아름답고 순수한 또다른 나를 그리며 세상에 태어난걸 고맙고 감사하게

생각하며 나를 낳아주신 어머니께 인사겸 안부전화한통을 넣어드렸다.

세월이 언제쯤 다시 이곳으로 내마음과 내 모습을 비추며 보여줄까?

그때 그모습이 아름답게 빛날수 있도록 오늘을 최선을 다해서

살아가리라 생각하며 제가 바빠서 혹여 섭섭한홈이 되더라도 부디 용서하시고

모든님들 가정과 앞날에 아름다운 추억들을 간직하시길 바라며....

장기동에서 세아이엄마 드림-dud3080- 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