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동산과 풍수 (1) ◆
근거없는 미신이나 사이비 잡설로만 치부하기에 풍수는 이미 우리생활에 너무 깊숙히
들어와 있다.
단순히 묘자리를 보는데서 한 발 더 나아가 최근에는 실내를 어떻게 꾸며야 풍수적으로
좋은지 구체적인 처방까지 인터넷에 떠다닌다. 하지만 "무조건 이렇게 하라"는 식의 풍수상식은 사이비 종교와 크게 다를 바 없다.
매일경제는 고제희 대동풍수지리연구원 원장의 "부동산과 풍수"를 시리즈로 게재한다.
생활 속 작은 실천으로 독자 여러분의 집이 보다 살기좋고 풍요해 지길 바라는 취지에서다.
풍수에선 지기(地氣)가 흙을 따라 흐르고 흙에 머문다고 한다.
이는 만물을 탄생시키는 생기가 물이고 이 물을 가장 알맞게 품고있는 것이 바로 흙이기
때문이다.
바위나 돌은 물을 품지못해 만물을 탄생시키지 못하니 흉지이고 물의 함량이 적은 모래
역시 지기가 적어 "사상누각(沙上樓閣)"이란 말이 생겨났다.
사상누각은 흔히 알려진 "모래위에 집을 지으면 기초가 부실해 곧 쓰러진다"는 뜻이
아니고 모래는 풍수적 명당이 아니므로 그 위에 집을 지으면 큰 부자도, 큰 인물도
기대할 수 없다는 뜻이다.
적당량의 물을 품을 수 있는 흙은 곧 생기의 덩어리인 셈이다.
하지만 요사이 고층아파트를 보면 돌과 모래가 섞인 콘크리트로 지은데다 지면과
거리가 한참 멀어 생기를 품은 흙과는 거리가 먼 것 같다.
주거문화의 변화는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고층아파트에 살면서도 천연의 생기인
지기를 보충 할 방법은 없을까? 아파트 발코니에 여러개 화분을 가져다 놓으면 이같은
바람을 어느정도 만족시킬 수 있다.
발코니에 설치한 화분과 그 속의 화초는 집안에 청량감을 주고 지기를 보충시켜 준다.
게다가 전자파를 흡수하고 음이온을 방출하는 과학적인 효과도 거둘 수 있다고 한다.
문제는 화초가 심어진 화분 속의 흙을 구하는 일인데 썩지않고 신선한 흙을 구하려면
약간의 노력이 필요하다.
산길에서 땅 속 30cm 아래 흙을 파서 화분갈이를 해주면 비교적 양질의 흙을 얻을 수 있다
다른 방법은 베란다 양지바른 쪽에 판자를 이용해 화단을 만들고 그 안을 깨끗한 흙으로
채우는 일이다.
화단에 야생화나 채소를 키울 수 있는데 이 역시 흙 속에 내재된 지기로 인해 지기가
보충되어 집 안에 길하게 작용한다.
마지막으로 최근 확장이 합법화된 발코니로 늘어난 거실공간에 따로 정원을 꾸미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처럼 여분의 공간인 발코니는 집안에 지기를 보충하는 역할을 할 수 있지만 미니우물등
수경시설은 가급적 설치를 피할 것을 권한다.
옛말에 "집 안에 우물이 있으면 흉가"라고 했다.
해가 떠 마당이 따뜻해지면 우물속 찬 기운이 대류작용을 일으켜 찬바람이 도는 집이 되고
그 결과 풍병(風病)이 생기는 까닭이다.
따라서 베란다 혹은 거실 정원에 집 규모에 비해 큰 수경시설을 설치하면 집에 찬 물기운
을 들이는 것과 같은 악영향을 미친다.
아직 "지기를 못 받아 몸이 약해진다"는 속설이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못 한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수 천년동안 흙과 함께 살아온 우리네 삶을 되돌아 볼 때 깨끗한 흙을 집 안에
두자는 풍수적 제안을 수용해도 큰 손해는 없을 듯 하다.
필요한 것은 등산길에 흙을 퍼 화분갈이를 하는 수고정도가 아닌가...
[출처
: 대동풍수지리연구원 고제희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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