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 ,그 아름다운날들!(내마음

팔공산 등산길에서 -2006년 처음이자 마지막 등산행-

우리옹달샘 2007. 1. 2.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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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공산 등산길에서

 

아침부터 전날 스트레스에 온몸이 천근만근 괴로움을 떨치기 위해서

방학이 시작된 첫날 세아이를 자율학습하도록 뒤로 남겨두고

학원에 같이 다니던 친구하고 등산길에 올랐다.

늦잠을 잔 관계로 전날 미리 준비도없이 동행하게된 산행길에

간식도 없이 베낭가방도 아닌 공부할때 들고다니던 보조가방에

책한권만 넣고 아무 생각없이 그냥 등산복 바지 전날에 준비해서 입고

신발은 예전에 고모가 준 등산화가 멀쩡해 보여서 그대로 신기로하고

대충 대충 나도 모르겠다며 초행길에 따라 나서기로 하고 있는 내모양새가

아무레도 무언가 모자라기만 한데,어느덧 일행과 만나 서로 인사하고

올한해 등산길에 나선것이 처음인관계로 발목에 무리가 올것같다고 일행들의

배려로 가파르지않는길을 택해 조용한 부인사 뒤 개곡길에 오르기로 하고

나서는 길인데 부인사 옛 절터를 보면서 그동안 많이 변하고 새로워진 절모습과

풍경들은 양지바른곳에 고즈넉한 자태로 나를 인도해 주는데 ,비구니 스님들이

계신다는 말을 들으며, 한적한 곳에 올여름엔 이곳에서 공부하러올까 궁리하다가

머릿속은 온통 세파속에서 찌들고 힘들었던 지난 여름과 가을이 온통 나를 헤집고

이제 그만 가만 가만 쉬라며 손짓하는것 같은데... 이 또한 내가 이겨내야할

나의 길인가 보다.

내 발목을 무디게 잡고 있던 그 장소를 떠나고 보니 어느새 숲속에 오솔길처럼

아담한 등산로가 지친 마음을 다스려주듯 나를 반기며 친구하고 말장난치며

걸어가는데 한참 후에 대성통곡할 일이 일어나고 말았는데,

무심코 내 등산화를 보라고해서 쳐다보니 밑창이 갈라진 상태가 구급사태를 알려주는데,

큰일났다 이만큼 올라와버렸는데, 다시 내려갈수도 없고 이를 어쩌나 응급수습으로

운동화 끈으로 왼쪽 밑창을 묶고 도대체 안심이 안돼서 집에 전화해서 아이들에게

퀵써비스로 신발 보내달라고 할까 ? 했다가 아니다 근처 친구가 살고 있으니

친구한테 부탁해서 좀 갖고 오라고 할까? 그것도 안되겠다 119 헬기라도 보내라해서

이 사태를 수습할까? 내 머리속은 온갖 방법을 궁리하는라 이리 저리 눈이 둥그레서

기막힌 이 사건을 빨리 해결하고 싶은데,다행히 다른 일행들은 먼저 올라가고 있어서

우리둘만 알고 있어서 그냥 응급처치로 묶고 가기로 하면서 둘이서 떼굴 떼굴 구르다싶이

웃다가 그동안 공부에 스트레스에 힘든마음을 한꺼번에 힘든일들을 다 날리고보니

근 일년동안 살림과 공부와 아버님 돌아가시고 그동안 마음에 큰죄를 지은것 같은

무거운 짐들을 다 날리고 홀가분한 기분이다.

응급사태를 수습하고 다시 오르기 시작하다가 평평한 양지바른곳에 잠시 쉬기도하며

그래도 날씨가 어제보단 참 많이 따뜻해졌다며,추위많이타는 나를 위해서 미리 날씨가

배려해준 모양이다.

신발은 언제 그랬냐는듯 다시 잊어버리고 아무생각없이 길을 올라가고 있는데,

이번엔 오른쪽 신발 차례다. 아까조금전처럼 깔깔거리며 웃지도 않고 아무렇잖게

잠깐 신발 묶고 가자고 하고보니 친구는 또 깔깔거리며 웃기 시작인데,그만 웃고

가자고 하면서도 웃음보를 어쩔수없어 다시 또 웃기 시작하는데 이번엔 저만치 가는

일행들에게 들킬까봐 큰소리로 웃지도 못하겠고 배가 아플정도로 참으며 웃자니 참 난감하다.

그런데, 참 이상한것은 신발은 양쪽 모두 내 발하고는 안친하다고 떨어져 멀어지려고 하는데

내 발은 더욱더 편하기만하다.

내려오는길에 벼락맞은 나무에 절을 하면서 소원도 빌고 새해엔 제발 건강하게 체력유지하면서

합격하게 해 달라는 부탁은 꼭 빠지지않고 이럴땐 내 머리도 좀 건방증이 없어진것 같은데...

중간 중간 내려오면서 이번엔 우리가 먼저 앞서는 바람에 그만 일행들이 알게 되었는데,

난 아무렇지도 않고 별 생각도 없어서 몇년만에 등산길이냐는 물음에 아픈이레 한참 2년은

지난거라 했더니 아플수록 등산을 더 즐겨다녀야 한다며 위로해 주는데,내가 그동안 아프고

바쁜핑게로 등산화를 너무 학대해서 햇볕한번 쐬여주지못한 벌이라고 한마디 거들어주니,

우리 둘이처럼 깔깔데며 웃지도않고 속으로는 배꼽잡고 웃었겠지만, 어쨌든 아무내색없이

봐주니 편안한데, 개곡길을 내려오는 중간 중간에 이번엔 아예 밑창한쪽을 다 뜯어내서

버리고 밑창없이 그대로 신고 내려오고 말았다.

일년내내 나를 괴롭히던 무언가를 모두 다 날리고 그리고 모든 무거운짐을 홀가분하게

모두 내 던져 버리듯 운동화 밑창을 던지고 나니,좀 불편은 하지만,그래도 마음은 홀가분하다

 

올한해는 예전보다 더욱더 힘든 상황들이 나를 맞이하려고 벌써부터 야단인데,

시험공부에 살림에 아이들교육과 뒷바리지 않겠다고 선언한 남편의 비 협조와

어머님을 모시게되면 겪게될 자잘한 부딪힘과 그리고 일과 병행해야할지모를

실무에서 오는 스트레스와 중학교에 입학하게된 둘째가 사춘기를 어떻게 보낼지

지금처럼 무던히 참지는 않을것인데, 다독여주며 지내야할 시기인데,

내 사정을 모르는 사람들은 별반 문제없는 일들인것이라며,약골인 나를 천하여장군처럼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는데, 겁많고 마음약한 나를 겉모습만 보면 아주 새침떼기처럼

수퍼우먼처럼 보이게 하는데, 강한 정신력을 갖추고 강한 체력을 갖추도록 더욱더

열심히 갈고 닦아야할 한해이지만,

지난 암울한 아픔속에서 한줄기 햇살처럼 나를 일으켜주던 따스한 한줄기 햇살도 이제는

더이상 내게 따스한 햇살로 남아있지 않듯이 세월은 시간은 이제 나 홀로 길을 가야한다고

이제 그만 안녕을 고하는데,

꿈이여 안녕! 이제 다시 한번 내가 가야할길을 홀로 나서보면서

2007년 새해를 맞이해 봅니다!

 

장기동에서 세아이 엄마가 ㅡdud3080-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