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동호, 학정역
행정구역상 대구 북쪽의 끝인 북구 동호동, 학정동 일대.
대구의 남북을 가로지르는 대구도시철도 3호선의 출발점이다. 강북지역의 마지막 남은 ‘노른자위 땅’으로 불리던 이곳은 가칭 동호역, 학정역이 들어서면서 개발에 날개를 달았다. 앞으로 ‘미니 신도심’이 새롭게 형성될 것이다.
그러나 요즘 이곳 일대 공인중개사 사무실은 의외로 조용(?)하다. 사고 팔수 있는 거래물건이 애초부터 적은데다 최근 가격마저 급등하면서 매물 확보가 쉽지 않은 탓이다. 쉽게 말해 사려는 이는 많고 팔려는 사람은 적어 거래단절 현상이 빚어지는 것이다.
개발 붐이 한창인 이곳에는 이미 발빠른 투기꾼들이 훑고 지나간 징조도 곳곳에서 느낄 수 있다.
◆또 하나의 신도심 탄생
대구도시철도 3호선 동호역·학정역이 들어서는 이곳은 경북도농업기술원 시험재배장과 경상북도 공무원교육원, 도립국악단, 농기계교육원, 경상북도 농업인회관 등 경북도 소유 땅이다. 논과 밭의 전원풍경이 펼쳐져 있는 도심속 농촌이다.
인근에는 대구체육고, 칠곡경북대병원, 경북공무원교육원, 경북외국어대, 50사단 등이 위치해 있다.
지난 4월 중순 북구 학정동 일대 68만8천㎡에 ‘메디컬콤플렉스’ 복합단지 계획이 발표됐다.
2014년 말 경북도청 이전에 따라 이 일대 자연녹지 68만㎡(20만평)는 경북대병원과 연계한 메디컬 콤플렉스로 조성된다는 것. 경북대 의·치·약대 및 간호대와 의료연구단지, 대규모 아파트단지(15만1천㎡·3천798세대)와 상업·문화용지(4만9천㎡)가 들어서면 지금과는 다른 신도심이 형성될 것으로 주민들은 기대하고 있다.
대구시는 의료 관련 대학, 병원, 연구개발(R&D)기관 및 주거·상업 등 지원 기능을 한 곳에 모아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대구시 김종도 도시주택국장은 “인근 경북대 칠곡병원, 산재병원 등 풍부한 의료인프라를 바탕으로 자족형 성장도시 기능보완과 경북 칠곡에 접한 입지적 장점을 살려 강북지역 발전의 전략적 거점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도시계획이 근시안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지속가능한 도심발전을 위해서는 공원 면적을 지금보다 더 늘리고, 인근 주민들이 모일 수 있는 광장을 추가 건설해야 한다는 것.
대학의 한 교수는 “현재는 이곳 대부분이 농지다. 주거, 상업 등으로 용도변경이 될 경우 가격상승을 동반하는 만큼 공원과 광장 등 사회기반시설을 더 늘리는 것이 타당하다”며 “특히 대구의 주택보급률이 선진국 수준에 육박하는 마당에 아파트 위주의 도시계획은 대구전체로 봐서도 부작용이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치솟는 부동산가격
상전벽해다. 메디컬콤플렉스 복합단지와 맞닿아 있는 남동쪽 방향의 칠곡네스빌, 동화골든빌, 부영1차, 주공그린5·6단지, 한라하우젠트 등의 아파트는 몸값이 치솟았다.
실제로 2007년 완공된 한라하우젠트 아파트의 경우 전용면적 85㎡(구 32평형) 매매가격은 2억8천500만원에서 최고 3억원까지 형성돼 있다. 가격만 보면 대구의 강남이라 불리는 수성구에 못지않다. 이런 현상은 도시철도 3호선 호재를 미리 꿰뚫은 한 그룹의 외지투자자들이 이 일대 200여채의 아파트를 일괄 구입하면서 가격이 급등했다.
인근 원룸 부지도 3.3㎡ 당 500만원에 거래되고 있지만 매물은 거의 없는 상황이다. 또 인근의 자연녹지도 300~400만원에 거래가 성사되고 있다.
123공인중개사 배석태 대표는 “몇 년 전부터 땅값이 출렁이고 있다. 하지만 아파트는 도시철도 3호선과 메디컬콤플렉스 복합단지 호재가 이미 가격에 반영된 상태라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칠곡 동명을 주목하라
도시철도 3호선이 완공된 이후 미래의 가장 큰 수혜지역은 어딜까. 바로 경북 칠곡 동명이다.
칠곡군 장기종합계획(2006~2020년)에 따르면 대구 칠곡으로부터 개발수요가 예상되는 경북 칠곡군 동명면 봉암리 일대까지 도시철도를 연장한 뒤 주거단지를 개발, 대구의 배후도시로 성장시킨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이우석 칠곡부군수는 “대구도시철도 3호선 동명연장은 3㎞ 구간이다. 동명면과 대구 북구는 사실상 동일 생활권으로 3호선이 연장되면 대단위 주거단지가 들어서는 등 대구시의 베드타운 역할을 할수 있다”며 “여기에는 지역 국회의원, 대구시장, 경북도지사 등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도시철도 3호선 동명 연장은 약 1천332억원으로 추산되는 예산확보가 걸림돌이다. 국비지원이 가장 큰 난제인데다 시도의 경계를 넘는 지역의 교통인프라인 탓에 자치단체간의 경비 부담 조율도 넘어야 할 산이다.
종전까지 거론된 안은 국비 60%, 대구시 20%, 경북도와 칠곡군이 각각 10%씩의 분담률이다.
윤용태 기자 yyt@idaegu.com
<도시철도와 부동산가격의 상관관계>
도시철도와 지가는 밀접한 상관관계를 형성한다.
대구경북연구원이 2005년 12월 발표한 '대구지하철 2호선 개통에 따른 사회경제적 효과' 자료에 따르면 상업지역과 주거지역 모두 역에 가까울수록 지가 상승폭이 높았다.
구체적으로 분석하면 도심에서는 도시철도 역세권역에 따른 가격차이가 상대적으로 적게 나타났다. 하지만 중간지역과 외곽에서는 가격차가 컸다. 도심 외곽이 도시철도 개통에 따른 영향을 크게 받는다는 것이다.
실례로 도시철도 2호선의 경우 만촌동과 신매역의 경우 개통 2~3년전에 가격 오름폭이 컸고, 그 이후에도 꾸준히 이어졌다,
이를 기초로 가격을 유추해 볼 때 도시철도 3호선의 가격 오름세는 이미 시작된 셈이다.
또 주목할 점은 도시철도의 시점과 종점의 변화가 크고, 개발이 덜 된 곳이 가격 변동률이 크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결론적으로 도시철도 3호선의 지가 상승폭이 가장 큰 곳은 시점인 북구 동호역, 학정역 일대로 추정할 수 있다.
윤용태 기자 yyt@idaeg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