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소식(투자정보 및 스크렙)

천편일률 아파트 대신 주택살이-종로 한옥집

우리옹달샘 2011. 7. 28. 21:39
728x90

천편일률 아파트 대신 주택살이-종로 한옥집

//

여성중앙 | 입력 2011.07.28 10:12 | 수정 2011.07.28 14:48 | 누가 봤을까? 50대 여성, 부산




//
작은 한옥에 사는 소박한 행복
종로구 계동의 59㎡ 한옥, 강현식·김지현 부부


한 달 전, 준규네 가족은 골목골목 예쁜 집들이 숨어 있는 계동의 작은 한옥에서 새로운 생활을 시작했다. 전체 면적 59㎡(18평). 그 속에 방이며 주방, 거실, 화장실은 물론 자그마한 마당까지 갖춘 그 집의 모습이 참 재미있어 보였다. 이제 막 새집의 짐 정리가 끝난 준규네 집으로 무작정 카메라를 들고 찾아갔다. 강현식·김지현 부부는 대학에서 건축학을 공부해서 일반인들보다는 주거 공간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았다. 게다가 김지현씨는 나무로 된 물건이나 건물, 한옥에 대한 막연한 동경이 있기도 했다. 하지만 동경은 그저 동경으로 끝나고, 그들은 결혼과 함께 '당연히' 아파트 생활을 시작했다.

"준규가 세 살 때 우연히 주택에 사는 친척 집에 방문할 일이 있었어요. 마당에서 준규가 나무 열매를 따고, 바닥에 있는 돌을 주우면서 노는데, 참 단순해 보이는 놀이를 하면서도 무척 행복해 보였어요.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엘리베이터를 타지 않고 들어갈 수 있는 집이 정말 좋다고 말하는 걸 들으면서 본격적으로 주택으로의 이사를 결심했어요."

1

_한옥으로 이사를 오니 가구의 모양도 크기도 달라졌다. 거실 벽을 가득 채우던 책장 대신 선택한 고재 선반. 집 전체에 나무 향이 가득한 듯해서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다. 2 _강현식·김지현 부부의 집으로 가는 길. 낮은 담장과 대문 앞으로 나와 있는 화분들 덕분에 정겨움이 가득해 보인다. 3 _40㎡(12평) 공간에 방 3개, 욕실, 주방, 게다가 다락방까지 있다. 다락방은 준규가 가장 좋아하는 공간. 사람들이 찾아오면 제일 먼저 멋진 거 보여준다며 자신만의 보물 공간인 다락방을 자랑한다.

예상했던 것처럼, 서울 시내에서 작은 마당이라도 딸린 집을 찾는다는 건 쉽지 않았다. 그래서 처음에 알아본 곳은 대부분 서울의 외곽 지역. 준규를 대안 학교에 보낼 생각도 있었기에 용인은 물론 양평 지역까지 열심히 집을 알아보았는데, 남편의 출퇴근 시간을 고려하다 보니 쉽게 결정할 수 없었다. 그들이 마지막으로 선택한 곳이 바로 이곳, 계동이다. 남편 강현식씨가 결혼 전 이곳에서 자취를 해본 경험이 있어서 동네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는 가지고 있던 터. 동네 부동산에 예약을 해두고 1년 정도 기다려서 결정한 것이 지금의 집이다. 처음에는 평수가 너무 작아 고민했지만 집을 구경한 아이가 아파트로 오자마자 이사를 가자며 짐을 싸는 모습을 보고 바로 이사를 결심했다.

하지만 한옥에서의 생활이 생각했던 것만큼 순조로운 것만은 아니다. 준규네가 이사한 북촌은 아직까지 옛날의 좁은 골목 문화가 남아 있는 곳. 주차할 자리가 없어서 거주자 우선 주차권을 받기 위해 기다려야 했고, 아파트보다 훨씬 좁아서 소파나 벽걸이 텔레비전같이 큰 짐은 다 버려야 했다. 방범이 잘 되지 않아 연휴에 집을 비울라치면 걱정이 되기도 한다.

1층이다 보니 여름에는 모기가 많고, 창이 많아 겨울이면 아파트보다 훨씬 춥기도 하다. 그렇지만 이 모든 것을 감수하고도 남을 만큼 좋은 점이 더 많다. 현관문을 마주하고도 얼굴 보며 인사 한 번 하기 힘들었던 아파트와는 달리 이곳 사람들은 오가며 매일 인사를 하고, 택배가 오면 수위실이 아닌 옆집, 앞집에서 보관을 해준다. 아침이면 어디선가 '꼬꼬댁' 아침을 깨우는 닭 울음소리도 들을 수 있고, 주말엔 친구들과 작은 마당에 둘러앉아 바비큐 파티도 할 수 있다.

"서울 시내에 있는 주택이라 저렴하지는 않아요. 그래도 아파트만큼 비싸진 않죠. 넓은 평수나 편리함에 대한 욕심만 버린다면 가족의 행복이 훨씬 커질 수 있어요."

Smart info


북촌 한옥마을의 경우 도심 한가운데 있는 주택지라 인기가 많다. 큰 도로변에 가까운지 아닌지에 따라서 가격 차이가 많이 나기는 하지만 대략 3.3㎡당 3000만원 정도에 매매가 이루어진다. 가끔씩 전세 물량이 나오기도 하지만 매매나 전세 물량이 귀하기는 마찬가지. 준규네처럼 59㎡(18평) 작은 한옥부터 100㎡대(30평형)가 많다. 오래된 동네다 보니 개조 공사를 제대로 하지 않아 생활하기 불편한 곳도 많으므로 주택으로의 이사를 원한다면 꼼꼼하게 따져보고 결정해야 한다.


천편일률 아파트 대신 주택살이-시흥 돌담집
천편일률 아파트 대신 주택살이-종로 한옥집
천편일률 아파트 대신 주택살이-용인 전원주택


기획_배수은 사진_이진하

여성중앙 2011 07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