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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이영진 | 작성일 | 2010/04/14 08:00 |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요즈음의 부동산시장에 딱 어울리는 말 같다. 계절상으로나 부동산 절기상으로 분명 봄이 와야 할 때인데도 아직까지 찬바람이 불고 시장은 냉랭하기만 하다.
재건축과 리모델링 규제에 묶여 사업성이 떨어진 강남권 재건축은 연일 하락세를 거듭하고 있고, 양도세 감면 시한(2.11) 종료와 보금자리주택 공급 폭탄을 맞은 분양시장은 도심내 재개발이나 일부 신도시를 제외하고는 순위내 청약 마감이라는 소식을 들은 지 오래다. DTI 규제, 실물경기 위축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된 기존 주택시장도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매한가지.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공공주도로 건설되고 있는 보금자리주택시장만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을 따름이다. 보금자리 청약을 위한 무주택자격 유지에 대한 욕구는 갈수록 강해지고 있고, 일반 주택시장 침체로 인한 주택 구매심리 저하 덕분(?)에 전세시장도 입주물량이 몰린 파주나 남양주, 일산 등지를 제외하고는 연일 상승세를 거듭하고 있다. 올해 5월과 10월 2차례의 보금자리 사전예약이 예정돼 있고, 실물경기 회복은 요원한 탓에 올해가 다가도록 주택시장 침체는 쉽사리 벗어나지 못할 태세다. 이쯤이면 과연 이 시점에 주택에 투자(실수요 포함)를 해야 하느냐 하는 고민이 한번쯤 드는 것은 당연지사. 투자를 하자니 향후 가격이 더 떨어질까 걱정되고, 이 참에 내 집을 마련하자니 더 싼 매물이 나오지 않을까 내심 걱정 반 기대 반이다. 입장은 다르지만 그런 고민은 사업시행주체 입장에서도 다를 바가 없다. 분양시장은 위축돼 있고, 서민주택을 표방하는 보금자리주택은 대량 공급되고 있는데 계획했던 물량을 예정대로 공급해야 하느냐는 식의 고민이다. 그렇지 않아도 지난해 올 초부터 분양시장이 침체됐던 탓에 상반기 분양실적이 당초 계획대비 절반수준(56.6%)에 불과했다. 그것도 위례신도시 보금자리, 은평뉴타운 등 공공분양물량이 있었기에 그 정도였지 민간건설 분양실적은 당초 계획대비 20% 내외 수준에 불과할 정도로 저조했다. 사업주체, 소비주체를 불문하고 모두에게 현재의 침체된 분위기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거리가 생긴 셈이다. 그렇다고 딱히 묘수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주택시장에서도 갈수록 가격에 대한 경쟁력을 최우선적으로 요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투자자에게는 가격경쟁력 있는 투자를, 매도인에게는 과거의 영광에 심취해 있을 것이 아니라 현실과 미래를 직시하고 좀더 저렴한 가격에 매물을 내놓으라는, 그리고 주택사업주체에게는 최근의 수요자 니즈에 맞는 가격에 눈높이를 맞추라는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는 것이다. 매도인의 경우 해가 거듭할수록 가격결정권을 매도인이 아니라 매수인이 쥘 수 있다는 점에서도 그렇지만 필자가 누차 언급했듯 다주택자에게 양도세 중과를 한시적으로 완화해주는 기한이 올해 말로 끝난다는 것도 사실상 악재이다. 매물이 늘어날 것이라는 것을 어렵지 않게 짐작해볼 수 있는 대목이자 올해 안에 매각을 원하는 경우 그야말로 팔릴 수 있는 가격에 내놓아야 한다는 것을 암시해주는 것이기도 하다. 그런 측면에서 투자자는 다소 여유가 있어졌다. 시장이 위축될수록 매물은 더 늘어나게 돼 있고 특히나 다주택자의 양도세 중과 회피 물량이 올해 내 쏟아져 나올 수 있어 그 어느 때보다 매물 선택 폭이 넓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바다. 그렇다고 나오는 매물마다 족족 사들일 수는 없는 법. 시장이 불안하고 향후 전망이 불투명할수록 투자자들에게는 싸고 더 싸게 주택을 매입하는 것이 요구된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올해 어느 지역을 중심으로 어느 정도의 매물이 쏟아져 나올지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는 이유이지만 가격경쟁력 측면에서 보면 꼭 그 시장만 바라볼 필요는 없다. 지난해 10월 첫선을 보인 보금자리주택이 올해 3월 위례신도시에 이어 5월 2차 지구, 10월 3차 지구에서도 대거 공급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보금자리주택은 주변시세의 50%(강남권)~70%(기타지역) 수준에서 분양되는 주택으로 기존 분양주택에 비해 상당한 가격 경쟁력을 갖는다. 경매도 가격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제법 괜찮은 시장이다. 최근 주택시장 침체로 부동산거래가 위축된 데다가 실물경기마저 회복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에서 경매물건이 날이 갈수록 증가(3월 수도권 아파트 1,917건으로 2월 대비 9.1% 증가)하고 있는 반면 투자자들은 주택투자 자체를 꺼려하고 있어 낙찰가율(2월 84.07%, 3월 82.47%)은 떨어지고 경쟁률(2월 6.8대1, 3월 4.9대1)도 대폭 낮아졌기 때문이다. 미분양아파트 투자도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좋은 예이다. 미분양아파트가 늘어나고 분양시장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다소 역설적으로 들릴 수 있겠지만 과거 분당이나 목동이 그랬듯 신도시나 신도시급 택지개발지구에 잔존해 있는 미분양아파트의 경우 시가지 조성이 마무리되는 시점에 이르러서는 그 가치가 빛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미분양아파트(2009년 2월 12일 현재 미분양)의 경우 아직 취ㆍ등록세 감면시한(2010년 6월 30일)이 남아 있고, 사업시행주체가 미분양 물량을 털어내기 위한 계약조건 완화, 분양가 할인, 옵션의 기본사양화, 프리미엄 보장 등 다양한 마케팅전략을 구사하고 있어 괜찮은 지역에 기분 좋은 가격에 주택을 취득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됐다고 볼 수 있다. 3월말 현재 수도권에 남아 있는 미분양아파트(주상복합 포함)는 모두 1만5천6백여가구 정도. 이중에는 입지가 열악하거나 분양가가 비싼 것도 있지만 입지나 가격면에서 우수한 아파트 또는 현재보다는 미래에 입지나 가격면에서 경쟁력을 가질만한 아파트도 다수 있는 만큼 지금이라도 나름 옥석가리기를 시작해도 될 성 싶다. 끝으로 주택사업주체에게 요구되는 가격경쟁력은 바로 분양가이다. 시장이 침체되고, 저가의 보금자리주택이나 장기전세주택이 대거 공급되고 있고, 미분양이 쌓이고 있는 상황에서는 공급만 하면 모두 분양됐던 과거의 영광을 재연하기가 쉽지 않다. 아니 이제는 그런 영광을 재연할 기회가 다시 오지 않을지도 모른다. 주택수요자의 눈높이가 이미 보금자리주택 및 장기전세주택에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규제완화나 정부의 정책적 지원도 필요하지만 소비자의 니즈(입지경쟁력, 상품경쟁력, 가격경쟁력)이 십분 반영된 물량의 공급이 더 중요하고 필요하다는 얘기다. 특히 보금자리주택공급이 늘어날수록 보금자리주택에 견줄만한 입지나 가격경쟁력을 갖추지 않고서는 제아무리 규제를 완화하고 정책적인 뒷받침이 이뤄진다고 한들 시장에서의 경쟁우위를 확보하기 어렵다는 뜻이기도 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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