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한’ 아파트가 눈앞에 성큼 다가왔다. 건설사마다 친환경·에너지 절감형 주택인 ‘그린홈’ 기술 구현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실제 냉난방 에너지를 50%까지 줄인 아파트까지 등장했다. 실생활에 적용가능한 에너지 절감 기술의 현주소를 짚어봤다.
◇인공지능으로 에너지 절약 ‘척척’=깜빡하고 집안에 있는 전기 플러그를 뽑지 않고 외출해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가구마다 설치된 ‘대기전력 자동차단장치’가 알아서 전력을 차단해주기 때문이다. 생선을 구울 때에도 일일이 창문을 열고 팬(fan)을 돌리지 않아도 된다. 쾌적한 실내 공기를 유지시켜주면서 집밖으로 새는 에너지까지 막아주는 ‘CO2연동 전열교환 자동환기 시스템’이 24시간 가동되는 덕분이다.
다음달 선보이는 대림산업의 ‘광교e편한세상’에 실제 적용되는 에너지절감 기술이다. 이 단지에는 국내 최초로 표준주택대비 냉난방 에너지를 절반이나 줄이는 다양한 절전 시스템이 적용됐다. 조명·전열·급탕 에너지는 25%까지 줄일 수 있다. 태양광이나 태양열, 지열 등 주로 신재생에너지 기술을 통해 외부로부터 에너지를 끌어들이는 ‘액티브’ 하우스 개념보다는 주택내부의 에너지가 외부에 새는 것을 최대한 줄이는, 이른바 ‘패시브’ 하우스 기술이 돋보인다.
현재 상용화가 가능한 에너지 절감 기술은 다양하다. 현관문과 발코니 출입문에는 주택 내·외부의 열유입을 차단하는 ‘고단열형 출입문’과 더불어 벽체마다 적용된 ‘신소재 단열재’는 실내 열손실을 대폭 줄일 수 있다. 대림산업 기술연구소의 실험 결과 일반 단열재를 적용했을 경우에 내부 온도는 14.7도 정도인 반면 신소재 단열재는 22.2도까지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열에너지 손실을 줄이기 위해 3중 유리에 은(銀)성분 소재를 코팅한 거실창호가 적용되며, 집안에서 사용되는 각종 전등은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으로 대체된다. 1일 평균 5시간을 사용한다고 봤을 때 일반 조명에 비해 LED조명은 에너지 소비를 83%가량 줄일 수 있다. 특히 집안에서 사용되는 모든 에너지 사용은 거실에 설치된 쌍방향에너지관리시스템(EMS)으로 제어가 가능하다. EMS는 입주자들이 각자 생활양식에 맞는 최적의 에너지 소비를 할 수 있도록 한 맞춤형 에너지 관리 프로그램이다.
집밖으로 나가면 단지 곳곳에서 에너지를 아끼는 기술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지하주차장에는 LED 자동조명제어 시스템이 설치돼 있어 사람이 있거나 차량이 이동할 때만 불이 켜진다. 그만큼 전기료가 준다. 빗물이용시설을 통해 잔디나 꽃밭에 물을 줄 수도 있으며, 옥상 등에 설치된 태양광 발전 및 태양열 급탕 시스템도 전기 사용량을 줄여준다.
◇관리비·분양가는 얼마나 될까=냉난방 에너지를 50%가량 줄이는 에너지절감 기술이 적용된 아파트의 경우 관리비는 최대 20%가량 낮춰질 것으로 추정된다.
대림산업 기술연구소 관계자는 “기존 일반 아파트에서 관리비가 15만원정도 나왔다면 에너지 절감형의 경우 1년에 약 36만원가량 절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에너지절약형 아파트를 짓기 위해서는 분양가 상승이 불가피하다. 총에너지 소비량을 종전보다 10∼15% 이상 줄이도록 한 정부의 ‘그린홈’ 건설 기준의 최소 가이드라인을 충족할 경우 60㎡(전용면적) 초과 주택은 가구당 최소 200만∼300만원가량 부담액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3.3㎡당 분양가가 1000만원인 84㎡형 아파트의 경우 추가 부담액은 분양가 대비 1.2%(약 306만원)정도 늘어나는 셈이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