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중개업자 `지나친 권유` 법적 책임

부동산 중개를 함에 있어 중개업자가 계약체결을 성사시키기 위해 해당 중개대상물에 대한 장점을 부각시키고 매입을 유도하는 것은 중개업을 하는 사람으로서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권유의 정도가 지나쳐서 고객의 판단을 잘못되게 할 정도가 되면 법적인 책임을 부담해야한다는 판결이 나오고 있다.

사실 예전에는 중개행위를 통해 결과적으로 해당 부동산을 매입한 사람에게 손해가 발생했다고 하더라도 중개과정에서 중개업자가 명백하게 권리 관계를 잘못 설명한 것이 아니라 해당 물건의 장점을 부각하면서 계약체결을 적극 권유하는 정도라면 중개업자에게는 책임을 묻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해당 부동산의 권리관계나 사실관계를 중개업자가 잘못 설명하거나 아예 설명을 해 주지 않은 경우가 아니라 존재하는 사실관계를 과장하거나 호의적으로 평가하는 정도에 그친 것이라면 최종 선택에 대한 책임은 원칙적으로 고객에게 있다고 판단했던 것이다.

그렇지만 최근 법원은 상도의를 넘어 고객의 판단을 그르치게 할 정도의 지나친 권유행위는 법적으로도 위법한 것으로, 중개업자가 법적인 책임까지 부담해야 한다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고객의 판단 그르치면 위법

분양받은 아파트가 공사 도중에 부도나서 분양대금을 손해 본 수분양자가 그 분양계약을 중개한 중개업자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이 있었다. 재판부는 분양회사의 자금사정으로 정상가에 비해 30% 정도 할인한 가격으로 분양하는 아파트 물건임을 중개업자가 그 당시 알았거나 충분히 알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가격 가치만 지나치게 강조했다.

예컨대 “내 사위도 이 아파트를 분양받았다”는 식이다. 재판부는 분양계약에 따른 위험은 전혀 고지하지 않고 전체 분양대금의 95%를 분양계약 당시에 지급하게 하여 계약체결을 적극적으로 권유한 것은 위법하다는 판단을 내렸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07. 6. 28. 선고 2006가합72159호 판결).

또 서울중앙지방법원 2005. 12. 9. 선고 2005가합7851호 판결도 있다. 재판부는 임대인의 부도로 임대차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게 된 임차인이 그 임대차 계약을 중개한 중개업자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사안에서 임대차계약체결을 중개함에 있어 임대인의 재력을 과장하고 해당 주택을 임차하려고 대기하고 있는 손님이 많다는 등의 거짓말을 해 임차인으로 하여금 성급하게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게 했다는 이유로 중개업자에게 법적책임을 인정했다.

중개업자 책임 적극적 반영

사실 이 사안에서 임대인의 재력이나 임차를 희망하는 다른 대기자가 많다는 등의 언급은 그 언급이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인지에 관하여 입증이 정확치 않다. 또 중개업자가 이런 언급을 했다고 하더라도 중개업자의 이런 말이 임차인이 임대차계약체결을 결정하게 된 주요한 동기가 되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에서 중개업자에게 법적책임을 인정한 법원 판단에 다소 의문이 있기는 하다.

하지만 정확한 사실관계에 기초한 과장되지 않은 설명의무를 중개업자에게 요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요즘은 부동산 거래가 점점 투명해지고 있고 그에 따른 부동산 거래 전문가인 부동산 중개업자에 대한 기대수준 상승과 같은 사회적인 추세를 법원이 중개업자의 책임문제에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있는 상황이다. 비록 사실관계를 적극적으로 속이는 정도가 아니더라도 거래 계약 체결을 성사시키기 위해 과장되거나 희망적인 언급에 과감해왔던 우리 중개업계의 업무관행이 크게 달라져야 할 시점이라고 할 수 있다.

최현주 기자 chj8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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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부동산에 미친 사람들의 모임

글쓴이 : 마문영(BuMiMo)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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