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물단지 된 민간 주택사업 부지 분양계획 엄두 못내고… 팔려 해도 살 사람 없고… | ||||||||||
한동안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리던 '주택 사업부지'가 찬밥신세가 되고 있다.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경매나 일반 매물로 쏟아지는 '주택 사업부지'(민간택지)가 급증하고 있지만 적절한 매수자를 찾기 어려워 땅값이 추락을 거듭하고 있는 탓이다. 시공사 관계자들은 "2~3년전만해도 아파트 사업을 위한 민간 택지는 매도자가 부르는 게 값이었지만 요즘은 아예 관심을 갖는 이들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미분양 부담으로 사업이 안되는 점도 있지만 금융권의 PF(사업자금 대출) 자금이 완전히 끊어진 것이 결정적 원인"이라고 밝혔다. ◆날개 없는 추락 '주택 사업 부지'의 떨어진 위상은 공·경매를 통해 우선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지난해 부도처리된 신일 해피트리가 소유하고 있던 대구 북구 칠성동과 구미 임은동 아파트 사업 부지가 대표적인 사례. 올 상반기 공매에 나온 두 부지는 이미 2~3차례 유찰을 거듭하면서 가격이 절반 수준까지 떨어졌지만 매수자를 찾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전체 면적 4만5천㎡인 구미 임은동 부지의 경우 감정 가격은 390여억원이었지만 두차례 유찰을 거쳐 250억원대까지 떨어진 상태며 1만3천800㎡ 규모의 칠성동 주상복합 사업장도 당초 가격은 445억원이지만 몇차례 유찰 끝에 가격이 210억원으로 절반 이하까지 떨어졌다. 아파트 개발 업체 관계자들은 "가격이 떨어지면서 두 부지에 대해 관심을 갖는 업체들이 간혹 등장하고 있어도 문제는 부지 매입을 위한 은행 대출도 어렵고 땅을 매입해도 시공사 찾기가 쉽지 않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9일 대구지법 경매에서 2번의 유찰끝에 낙찰된 달성군 서재리 준주거지역 부지(4만5천㎡)도 감정가격은 77억원에 이르지만 2차례 유찰 끝에 37억원에 낙찰됐다. 리빙경매 하갑용 대표는 "민간택지는 덩치가 크고 단일 부동산으로는 가격도 높아 부동산 경기 침체에다 미국발 금융위기까지 겹친 현 상황이 이어지면 당분간 공·경매 시장에서 유찰 사태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리운 예날이여 달성군 지역에 1만2천㎡의 민간 택지를 지난 2005년에 매입한 A시행사.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땅을 팔라는 매수자가 찾아오면 자체 사업을 하겠다며 행복한(?) 거절을 했지만 요즘은 고민에 쌓여있다. A사 관계자는 "100억원을 주고 매입한 부지의 이지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주택 경기 침체로 시공사 구하기도 어려고 분양 계획을 세우기도 힘든 실정"이라며 "올들어 몇차례 매각을 시도했지만 가격 문제로 계속 무산되고 있다"고 한숨을 지었다. 또 C&우방도 자금난을 덜기 위해 대구 지역내 사업 부지 3곳을 매각키로 하고 최근 공고를 낸 상태다. 건설업계에서는 대구 지역에서만 이처럼 매물로 나와 돌고 있는 민간 택지가 20여곳을 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PF 업무를 담당하는 금융권 한 관계자는 "시행사가 대출을 통해 택지를 매입한 뒤 인허가를 진행하다 경기 침체로 사업이 무산된 곳이 지역에서만 20~30여곳을 넘을 것"이라며 "이중 일부는 매입가 이하에 나오고 있는데도 매수자 찾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고 밝혔다. 민간 택지 가격 하락은 전체 지가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수성구나 달서구 등 주거 선호도가 높은 지역에서 아파트 사업이 가능한 부지마다 시행사들이 2003~2004년부터 경쟁적으로 매입에 들어가면서 가격이 2~3배 이상 폭등했으나 매수자가 사라진데다 시행·시공사가 매입한 땅까지 헐값에 나오고 있어 가격 연쇄 하락이 불가피한 탓이다. 시공사 관계자들은 "미분양 해소와 경기 침체에서 벗어나려면 최소 내년 봄을 넘겨야 할 것으로 예상되는만큼 시장에 나오는 민간택지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며 가격 하락도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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