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같이 가는 세상 -사회.일반-

고도원의 아침 편지

우리옹달샘 2005. 9. 21.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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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나에게 나무가 하나 있었다
나는 그 나무에게로 가서
등을 기대고 서 있곤 했다

내가 나무여 하고 부르면 나무는
그 잎들을 은빛으로 반짝여 주고,
하늘을 보고 싶다고 하면
나무는 저의 품을 열어 하늘을 보여 주었다

저녁에 내가 몸이 아플 때면
새들을 불러 크게 울어 주었다
내 집 뒤에
나무가 하나 있었다

비가 내리면 서둘러 넓은 잎을 꺼내
비를 가려 주고
세상이 나에게 아무런 의미로도 다가오지 않을 때
그 바람으로 숨으로
나무는 먼저 한숨지어 주었다

내가 차마 나를 버리지 못할 때면
나무는 저의 잎을 버려
버림의 의미를 알게 해주었다


- 류시화의《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중에서 -


* 때때로 이런 '나무' 같은 존재가 그립습니다.
여기저기 인생길을 기웃거리며 총총걸음으로 움직이지만
나무는 흔들리지 않는 우주의 중심처럼 늘 그 자리에 서
있습니다. 늘 그 자리에 뿌리 박고 서서 나를 지켜주고
받아들이는 나무! 말없는 자연의 스승입니다.
그것을 발견하는 시인의 눈도 위대합니다.


나에게 나무가 하나 있었다
나는 그 나무에게로 가서
등을 기대고 서 있곤 했다

내가 나무여 하고 부르면 나무는
그 잎들을 은빛으로 반짝여 주고,
하늘을 보고 싶다고 하면
나무는 저의 품을 열어 하늘을 보여 주었다

저녁에 내가 몸이 아플 때면
새들을 불러 크게 울어 주었다
내 집 뒤에
나무가 하나 있었다

비가 내리면 서둘러 넓은 잎을 꺼내
비를 가려 주고
세상이 나에게 아무런 의미로도 다가오지 않을 때
그 바람으로 숨으로
나무는 먼저 한숨지어 주었다

내가 차마 나를 버리지 못할 때면
나무는 저의 잎을 버려
버림의 의미를 알게 해주었다


- 류시화의《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중에서 -


* 때때로 이런 '나무' 같은 존재가 그립습니다.
여기저기 인생길을 기웃거리며 총총걸음으로 움직이지만
나무는 흔들리지 않는 우주의 중심처럼 늘 그 자리에 서
있습니다. 늘 그 자리에 뿌리 박고 서서 나를 지켜주고
받아들이는 나무! 말없는 자연의 스승입니다.
그것을 발견하는 시인의 눈도 위대합니다.



- 독일어 아침편지 -

Der Baum

Ich besaß einen Baum.
Ich näherte mich diesem Baum
und lehnte mich an seinen Rücken.
Wenn ich ihn mit “du mein Baum” ansprach,
Dann zeigte mir dieser Baum
seine silbrig glänzenden Blätter,
wenn ich sagte “ich will den Himmel sehen”,
dann öffnete der Baum seine Brust
und zeigte mir den Himmel.
Wenn ich mich am Abend schlecht fühlte,
dann sangen die Vögel und beweinten mich.
Hinter meinem Haus
stand ein Baum.
Wenn es regnete, dann eilte ich
zu den großen prächtigen Blättern,
konnte mich vor dem Regen schützen,
und wenn die Welt
mir überhaupt nichts mehr bedeutete,
in diesem Wind,
in diesem Wehen,
dann stöhnte der Baum in Sorge um mich.
Und wenn ich mich selbst nicht loslassen konnte,
Dann ließ der Baum seine Blätter los
und verhalf mir dazu,
den Sinn des Loslassens zu verstehen.


- aus: “Ich sehne mich nach dir, obgleich du bei mir bist”
von Yu Si-Hwa -


* Manchmal vermisse ich so etwas wie diesen Baum. Ich laufe immer geschäftig herum, bin ständig unterwegs,
schaue hier und schaue da, aber der Baum steht immer
an seinem Platz als ob er der Mittelpunkt der Welt sei,
unverrückbar. Er stand schon immer dort, fest verwurzelt,
heißt mich willkommen, bietet Schutz, ein stummer
Lehrmeister aus der Natur. Das Auge des Dichters,
der dies erkennt, ist von großer Klarheit.

오늘도 많이 웃으세요.
귀국길에 오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