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남구에 재건축`재개발 바람이 불고 있다.
1970, 80년대 주거지로 인기를 끌다 수성구와 달서구가 개발되면서 한동안 낙후된 주택가 이미지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남구. 도심 재개발에 힘입어 최근 곳곳에서 신규 아파트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현재 남구 지역 내 12곳에 이르는 재건축`재개발 구역 중 5곳이 시공사 선정을 마쳤고 이 중 한 곳은 지난해 아파트 건립을 위한 첫 삽을 떴다.
가장 먼저 사업을 시작한 곳은 268가구 규모의 대명2동 재건축정비구역으로 지난해 10월 시공사가 선정돼 지난 1월 착공에 들어갔다. 이곳의 경우 청약 1순위 경쟁률이 140대 1을 기록해 남구에서 유례없는 분양 경쟁률을 기록했다.
493가구 규모의 봉덕 3-20 재건축사업과 186가구가 들어설 봉덕1동의 매화재건축사업도 각각 지난달 18일과 23일 사업시행 인가가 나면서 시공사가 결정됐다. 두 곳 모두 10년 전 사업 인가가 났지만 사업성이 낮다는 이유로 한동안 시공사를 구하지 못했다.
또 봉덕동 용두지구와 가변지구 역시 최근 사업변경 인가를 마쳐 현재 구청의 사업시행 인가를 눈앞에 두고 있다.
한동안 남구는 주택업계에서 아파트 분양 불모지로 불려왔다. 실제 지난 2012년 2월 준공된 봉덕동 효성 아파트(330여 가구)를 마지막으로 신축 아파트가 들어서지 않았다.
남구청 관계자는 "지난 몇 년간 북구 칠곡과 달성군까지 신규 아파트 분양 붐이 불었지만 유독 남구는 아파트 분양이 거의 없었다"며 "도심과 인접해 있고 신천과 앞산을 접하고 있는 등 자연환경도 뛰어나지만 분양 소외 지역으로 인식돼 왔다"고 말했다.
남구가 재건축`재개발에서 뒤처진 것은 각종 규제 원인이 컸다.
1979년 이전에 지어진 30년 이상 된 노후 주택 비율이 중구(31.6%)에 이어 두 번째(22.3%)일 정도로 낙후된 주거지가 많지만 미군부대는 물론 앞산이 있어 층수 제한 등 각종 건축 규제를 받아온 때문이다.
이에 따라 남구 주민들과 구청은 꾸준히 대구시에 도시관리계획 변경을 요구했고 최근 5년간 정비사업구역 내 아파트 층수를 올릴 수 있도록 규정을 완화하거나 아예 층수 제한을 없애면서 재건축`재개발이 활성화되고 있다.
특히 미군부대의 변화된 자세도 상당히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남구는 건축 과정에서 생길 마찰을 없애기 위해 국방부와 미군 측에 개발 계획에 대해 수차례 협조를 구했고 미군으로부터 '그동안 군부대 때문에 남구 주민들이 피해를 입은 만큼 지역발전을 위해 대의적으로 협조하겠다'는 답변을 받았다.
장덕수 남구청 건축과장은 "남구가 최근 분양 열기에 힘입어 미진했던 재건축`재개발 사업이 속속 진행되고 있다"며 "남구 주택정비사업을 통해 대구시 전체의 지역발전에도 이바지할 수 있도록 사업시행 인가 후 관리처분, 주민총회 등 남은 과정에서도 주민들에게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
허현정 기자 hhj224@ms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