今來古往(금래고왕)
옛날로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俯察仰觀(부찰앙관)
몸을 굽혀 지상의 이치를 살피고 우러러 하늘의 이치를 살펴보니
惟辟作福(유벽작복)
오직 임금만이 그들에게 복을 내릴 수 있어
爲君實難(위군실난)
군주가 되기란 참으로 어려운 것입니다
主普天之下(주보천지하)
임금께서는 하늘 아래에 있는 모든 것의 주인이 되고
處王公之上(처왕공지상)
여러 제후와 삼공의 위에 높이 앉아
任土貢其所求(임토공기소구)
토지에 따라 그가 필요한 것을 공물로 바치게 하고
具寮陳其所唱(구료진기소창)
관리를 갖추어 그들로 하여금 군주가 하고자 하는 말을 널리 퍼지게 합니다
是故恐懼之心(시고공구지심)
이렇기 때문에 천하를 두려워하는 마음이
日弛(일이)
날로 해이해지고
邪僻之情(사벽지정)
사악하고 편벽한 감정이
轉放(전방)
점차 방자해지는 것입니다
豈知事起乎所忽(기지사기호소홀)
어찌 알겠습니까, 큰 일은 소흘히하는 데에서 일어나고
禍生乎無妄(화생호무망)
화는 뜻하지 않은 데에서 생겨나는 것임을
固以聖人受命(고이성인수명)
진실로 성인이 천명을 받아 제위에 오르는 것은
拯溺亨屯(증익형둔)
물에 빠져 허덕이는 백성을 구하고 막혀있는 것을 풀어 통하게 해야 함으로
歸罪於己(귀죄어기)
군주는 모든 죄를 자신에게 돌려야 하며
因心於民(인심어민)
그 마음은 백성을 따라야 합니다
大明無私照(대명무사조)
밝은 해는 그 빛을 사사로이 비추어 주는 일이 없고
至公無私親(지공무사친)
지극히 공평한 이는 사사로이 친애하는 사람이 없는 법입니다
故以一人治天下(고이일인치천하)
그러므로 한 사람이 천하를 다스려야지
不以天下奉一人(불이천하봉일인)
천하의 백성들이 한 사람의 군주를 받들어서는 안됩니다
禮以禁其奢(예이금기사)
예로써 사치에 빠지는 것을 금지하고
樂以防其佚(악이방기일)
악으로써 방일에 흐르는 것을 막아야 하며
左言而右事(좌언이우사)
좌사는 군주의 말을 기록하고 우사는 군주의 일을 기록하게 하고
出警而入蹕(출경이입필)
궁중을 출입할 때에는 백성들을 경계시키고 길을 비키게 해야 합니다
四時調其慘舒(사시조기참서)
춘하추동의 사시는 음양을 따라 조화되고
三光同其得失(삼광동기득실)
일월성의 삼광은 임금의 정치와 득실을 같이 합니다
故身爲之度(고신위지도)
그러므로 그의 몸은 법도가 되고
而聲爲之律(이성위지율)
그의 말은 율법이 되는 것입니다
勿謂無知(물위무지)
하늘은 아무것도 모르는 것이라 생각해서는 안될 것이니
居高聽卑(거고청비)
높은 곳에 있으면서도 낮은 지상의 일들을 다 듣고 계십니다
勿謂何害(물위하해)
아무리 작은 것일지라도 무슨 해가 되리오 라고 생각하지 말 것이니
積小就大(적소취대)
작은 것들이 쌓여 크게 되는 것입니다
樂不可極(악불가극)
즐거움은 다해서는 안 될 것이니
樂極生哀(악극생애)
즐거움을 다하면 슬픔이 생기는 법입니다
欲不可縱(욕불가종)
욕망대로 멋대로 하지 말 것이니
縱欲成災(종욕성재)
멋대로하고자 하는 마음은 재앙을 만듭니다
壯九重於內(장구중어내)
장대한 구중궁궐 안에 있어도
所居不過容膝(소거불과용슬)
군주가 기거하는 자리는 무릎이 들어갈 수 있을 정도의 작은 공간에 지나지 않거늘
彼昏不知(피혼부지)
저 우매한 군주는 그것을 모르고
瑤其臺而瓊其室(요기대이경기실)
옥으로 그 누대를 짓고 옥으로 그 궁실을 장식합니다
羅八珍於前(라팔진어전)
여덟 가지의 산해진미를 앞에 늘어 놓아도
所食不過適口(소식불과적구)
그가 먹는 것은 입에 맞는 것 약간에 지나지 않거늘
唯狂罔念(유광망념)
다만 미친 군주가 망령된 생각으로
丘其糟而池其酒(구기조이지기주)
술찌꺼기로 언덕을 쌓고 술로 못을 만들었던 것입니다
勿內荒於色(물내황어색)
안으로는 여색에 빠지지 마시고
勿外荒於禽(물외황어금)
밖으로는 수렵에 빠지지 마시며
勿貴難得貨(물귀난득화)
얻기 어려운 보물을 귀중히 여겨기지 마시며
勿聽亡國音(물청망국음)
나라를 망치는 음악을 듣지 마시옵소서
內荒伐人性(내황벌인성)
안으로 여색에 빠지면 인간의 본성을 해치게 되고
外荒蕩人心(외황탕인심)
밖으로 수렵에 빠지게 되면 사람의 마음이 방탕하게 됩니다
難得之貨侈(난득지화치)
얻기 어려운 보물은 사치를 즐기게 만들고
亡國之音淫(망국지음음)
나라를 망치게 음악은 음란하게 하기 때문입니다
勿謂我尊而傲賢慢士(물위아존이오현만사)
내가 존귀하다 여기고 현자들에게 오만하고 선비들을 업신여기지 말 것이며
勿謂我智而拒諫矜己(물위아지이거간긍기)
내가 지혜롭다 여기고 간하는 말을 물리치고 자신을 뽐내지 마십시오
聞之夏后(문지하후)
듣건데, 하나라 우 임금님께서는
據饋頻起(거궤빈기)
현사가 오면 식사 도중에도 자주 일어나 맞이하였다 하며
亦有魏帝牽裾不止(역유위제견거부지)
또한 위 문제는 소매자락을 붙잡으며 간해도 하고자 하는 일을 그만두지 않았다고 합니다
安彼反側(안피반측)
저 근심하는 자들을 안심시키는 것을
如春陽秋露(여춘양추로)
봄볕같고 가을 이슬같이 됨으로써
巍巍蕩蕩( 외외탕탕)
높고 넓게 되었습니다
恢漢高大度(회한고대도)
한 고조와 같은 도량을 넓히십시오
撫玆庶事(무자서사)
이런 여러 가지 일을 실천하기를
如履薄臨深(여리박임심)
살얼음을 밟듯 깊은 연못에 임하듯 하여
戰戰慄慄(전전율율)
심히 두려워하고 지극히 삼갔습니다
用周文小心(용주문소심)
주 문왕의 조심스런 마음을 본받으십시오
詩之不識不知(시지불식부지)
<시경>의 주 문왕이 아무것도 모르고 알지도 못하면서 하늘의 법도만을 따랐다는 말과
書之無偏無黨(서지무편무당)
<서경>의 치우침이 없고 치우침이 없고 공평을 잃는 일이 없었다는 말은
一彼此於胸臆(일피차어흉억)
군주의 가슴 속에서는 피차를 하나로 아우르고
損好惡於心想(손호악어심상)
마음 속에 있는 호악의 감정을 버려야 하는 것입니다
衆棄而後加刑(중기이후가형)
많은 사람들이 버리고 난 뒤에라야 형벌을 가하고
衆悅而後行賞(중열이후행상)
많은 사람들이 기뻐하게 된 뒤에라야 상을 내리셔야 하는 것입니다
弱其强而治其亂(약기강이치기란)
세력이 강한 자가 있으면 약하게 하여 어지럽히는 자가 있으면 다스려야 하며
伸其屈而直其枉(신기굴이직기왕)
억울하게 눌려있는 자가 있으면 펴주고 비뚤어진 자가 있으면 바르게 잡아주어야 합니다
故曰(고왈)
그르므로 말하기를,
如衡如石(여형여석)
군주는 저울대나 저울추와 같이
不定物以限(불정물이한)
물건에 한계를 정하지 않나니
物之懸者(물지현자)
저울에 매달아 놓은 물건은
輕重自見(경중자견)
그 경중이 저절로 드러나듯 해야 하고
如水如鏡(여수여경)
또한 물같이 맑고 거울같이 밝아서
不示物以情(불시물이정)
사물에 자신의 감정을 나타내지 않나니
物之鑑者(물지감자)
비추어진 물건들은
姸媸自生(연치자생)
아름다운 것과 추한 것이 저절로 드러나듯 해야 합니다
勿渾渾而濁(물혼혼이탁)
군주의 마음은 혼탁하고 흐려서는 안 되고
勿皎皎而淸(물교교이청)
너무 깨끗하고 맑기만 해서도 안 됩니다
勿汶汶而闇(물문문이암)
흐릿하고 사리에 어두워서도 안 되고
勿察察而明(물찰찰이명)
지나칠만큼 자세하고 밝아서도 안 됩니다
雖冕旒蔽目(수면류폐목)
비록 면류관의 드리운 구슬이 눈앞을 가릴지라도
而視於未形(이시어미형)
아직 채 드러나지 않은 것까지도 볼 수 있어야 하며
雖黈纊塞耳(수주광색이)
비록 면류관에서 드리워진 노란 솜방울이 귀를 막았을지라도
而聽於無聲(이청어무성)
아직 소리가 되어 흘러나오지 않은 백성의 목소리까지도 들을 수 있어야 합니다
縱心乎湛然之域(종심호담연지역)
마음은 고요하고 깊은 경지에 자유롭게 놓여지고
遊神於至道之精(유신어지도지정)
정신은 지고한 도의 정수 속에서 노닐게 해야 합니다
知之者應洪纖而效響(지지자응홍섬이효향)
그리하여 그것을 알고자 하는 자에게는 크고 작은 일에 따라 소리를 내주어야 하고
酌之者隨淺深而皆盈(작지자수천심이개영)
그것을 헤아리는 자에게는 얕고 깊은 일에 따라 모두 채워주어야 합니다
故曰(고왈)
그러므로 말하기를,
天之經(천지경)
하늘에는 일정한 도리가 있고
地之寧(지지영)
땅에는 편안함이 있으며
王之貞(왕지정)
왕에게는 바른 덕이 있다고 한 것입니다
四時不言而代序(사시불언이대서)
춘하추동 사계절은 아무 말 없이도 순서에 따라 바뀌고
萬物無言而化成(만물무언이화성)
만물 또한 아무 말없이 변화를 이룹니다
豈知帝力而天下和平(기지제력이천하화평)
어찌 백성들이 황제의 힘으로 천하가 화평하게 다스려짐을 알겠습니까
吾王撥亂(오왕발란)
우리 황제께서는 난세를 다스림에 있어서
戡以智力(감이지력)
지혜와 힘으로써 승리를 거두시어
民懼其威(민구기위)
백성들은 그 위세를 두려워하고 있으나
未懷其德(미회기덕)
아직 황제의 덕은 모릅니다.
我皇撫運(아황무운)
우리 황제께서는 천운을 잡으시고
扇以淳風(선이순풍)
순수한 기풍을 일으키시니
民懷其始(민회기시)
백성들은 그 시작은 좋아하나
未保其終(미보기종)
그것이 끝까지 갈 것인지는 보장 못하고 있습니다
爰述金鏡(원술금경)
이에 저는 금으로 만든 거울같은 감계의 글을 씀으로써
窮神盡聖(궁신진성)
황제께옵서 신과 같은 신성함과 성인과 같은 덕을 다하게 하고자 합니다
使人以心(사인이심)
사람을 부림에는 마음으로써 하고
應言以行(응언이행)
말을 했으면 실천함으로써
包括治體(포괄치체)
다스림의 본체를 잘 포괄하고
抑揚詞令(억양사령)
천자의 조칙으로서 잘못한 자를 누르고 잘 한 자는 드높여아 합니다
天下爲公(천하위공)
천하를 공유의 것이 되어야만
一人有慶(일인유경)
천자에게 기쁨이 있게 됩니다
開羅起祝( 개라기축)
은나라의 탕왕은 그물을 열고 신에게 기원했고
援琴命詩(원금명시)
순 임금은 거문고를 연주하며 시를 지어 노래했습니다
一日二日(일일이일)
하루 이틀의 짧은 시간에도
念玆在玆(념자재자)
이를 생각하고 이러한 일을 행하도록 하십시오
惟人所召(유인소소)
화나 복은 오로지 사람들이 불러들이는 것일 뿐이고
自天祐之(자천우지)
선한 사람은 하늘이 그를 돕습니다
諍臣司直(쟁신사직)
천자께 간언을 드리는 벼슬에 있는 신은 바른 도리를 담당하고 있기에
敢告前疑(감고전의)
감히 정의에게 말씀을 올리는 바입니다
당나라 문신 장온고(張蘊古)가 천자(天子)를 위하여 지은 글이다.
대보(大寶)는 천자의 자리를 말한다.
'잠'은 한문체의 하나로 풍자하고 훈계하는 내용의 글이다.
태종 즉위 초에 장온고는 중서성(中書省) 관리였는데,
이 잠서(箴書)를 만들어 황제에게 바쳐,
천자의 자리가 막중한 것이며 그 자리를 지키는 일은 매우 어려운 일임을 규계(規誡)하였다.
태종은 이것을 보고 크게 기뻐하여 비단 300필을 하사하고, 장온고를 대리시승(大理寺丞)으로 임명하였다.
[당문수(唐文粹)] [고문진보(古文眞寶)] 후집에 수록되었다.
* 해인풍수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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