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소식(투자정보 및 스크렙)

[스크랩] 집주인이 달라졌어요… 이제는 월세 시대

우리옹달샘 2013. 3. 21. 21:13
728x90

집주인이 달라졌어요… 이제는 월세 시대

  • 정한국 기자
  • 입력 : 2013.03.21 03:08

    세놓는 집주인 절반은 월세 원해… 경기 침체·저금리 여파, 월세 비중 20.1%로 높아져

    지난해 경기도 분당신도시에서 분양한 한 오피스텔 모델하우스에 사람들이 몰렸다. 오피스텔이나 도시형 생활주택은 꾸준한 월세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대표적인 수익형 부동산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조선일보 DB
    "세를 놓는 집주인 10명 중 절반은 일단 월세를 받고 싶어해요. 전세 놓아봐야 은행 이자도 별로 못 받는 상황이잖아요."

    서울 송파구 잠실동의 A공인중개사무소 박모(48) 대표는 "요즘 집주인이 재계약 때 월세를 요구해도 기존 세입자는 이사 비용이 드는 건 마찬가지라고 생각해 결국 월세를 받아들이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부동산 임대차 시장에도 '월세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고 있다. 보증금 없이 매달 꼬박꼬박 임대료를 내는 순수 월세, 보증금을 일부 내고 일부는 월세로 돌리는 이른바 '반(半) 전세(보증부 월세)' 등이 부쩍 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1980년 주택 전세 비중은 23.9%, 월세 비중은 15.5%로 큰 차이를 보였다. 그러나 2010년에는 전세가 21.7%로 줄었고 월세는 20.1%로 상승했다. 최근 1~2년 새 월세 비중이 더 높아지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이제는 월세 비중이 전세를 추월했을 가능성도 높다"고 분석한다.

    월세 비중이 커지는 데는 경기 침체와 저금리가 핵심 요인이다. 집주인들이 전세금을 받아 은행에 넣어봐야 이자가 연 3~4% 수준에 그치는 경우가 태반이다. 그렇다고 다른 곳에 투자하자니 경기 침체로 리스크가 크다. 월세는 전세를 놓을 때보다 수익률이 높다. 보증금 일부를 월세로 돌리는 경우 연 7~8% 이율을 적용하기 때문이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아파트 전세금은 최근 2년 새 평균 15%가량 올랐다. 예를 들어 2년 전 4억원짜리 전세 아파트의 경우 6000만원 정도 상승했다. 6000만원을 연 7~8% 이율을 적용해 월세로 돌리면 집주인들은 매달 35만~40만원가량을 받을 수 있는 셈이다.

    전세금이 가파르게 오른 것도 월세가 늘어나는 원인 중 하나다. 지역에 따라 전세금이 집값의 60~70%까지 오른 경우도 있어 2년 후 전세금을 돌려주는 것이 부담스러운 집주인도 많다는 것. 집값 하락세가 이어져 과거처럼 시세 차익을 기대하기도 힘들어 차라리 월세 수익을 거두는 게 낫다는 심리도 깔려 있다. 월세가 늘어나면서 전세는 물건 부족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엔 세입자가 전세보다 월세를 원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경기 침체로 집값이 떨어지면서 자칫 세든 집이 경매에 부쳐졌을 경우 보증금을 돌려받기 어려울 수도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114 함영진 리서치센터장은 "경매에 부쳤을 때 보증금을 받기 어려운 이른바 '깡통전세'가 늘어나 차라리 전세금 일부를 월세로 돌려 위험을 줄이는 게 나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월세 선호 현상은 주택 시장의 투자 판도를 바꾸고 있다. 주로 1~2인 가구를 대상으로 월세 수익을 얻는 오피스텔, 도시형 생활주택, 다세대·다가구 등이 최근 인기 부동산으로 주목받고 있다. 소형 주택이다 보니 전세금이 작아 월세로 전환하기 쉬워 꾸준한 임대 수익을 거둘 수 있다. 정부도 1~2인 가구 주택 공급을 확대하는 차원에서 최근까지 대출 금리 인하 등 지원책을 써왔다. 서민·실수요자 월세 부담이 커지는 만큼 공급 확대로 가격을 안정시키겠다는 취지다.

    정부도 월세 확대에 맞춰 새로운 임대차 시장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는 저소득층이 내는 월세를 일부 지원하는 형태의 '주택 바우처' 제도를 내년부터 시범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세 폐지도 추진한다. 잠재적 임대 사업자인 다주택자 규제를 폐지해 민간 부문에서 임대 주택 공급을 늘리겠다는 것이다.

    오는 9월부터는 기업형 임대관리업도 가능해져 임대차 시장 형태가 또 한 번 달라질 계기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집주인이 전문업체에 임대 주택 관리를 맡기는 것으로, 월세 비율을 조정하고 주택 시설 등을 관리하면서 전문적인 서비스가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은행 박원갑 부동산전문위원은 "전세금이 싼 소형 주택부터 월세로 바뀌는 속도가 빨라지고 있어 서민들의 주거비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며 "공공임대주택 공급 등을 늘리면서 월세에 대해 과세하는 등 월세화 속도를 늦추는 것도 검토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출처 : 윤용태기자의 부동산이야기
    글쓴이 : 코뿔소(윤용태)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