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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의 종말' 재계약 2년마다 1만500가구 증발

우리옹달샘 2013. 2. 27.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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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 박종오 | 입력 2013.02.27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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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박종오 기자]"예년에 비해 순수전세 매물은 많이 줄었어요. 월세를 얹어달라는 집주인이 많으니 순수전세는 전셋값이 두세 달 새 2000만원씩 올라도 나오는 족족 소진되죠." (한인복 잠실 부동산랜드공인 대표)

"2억원 대 후반이었던 월드컵파크 전용 84㎡ 전셋값이 2년 만에 3억5000만원까지 뛰었어요. 목돈 없는 세입자들은 전세보증금을 월세로 돌려서라도 눌러앉으려 하다보니 요즘은 거래 물건의 반 이상이 반전세죠." (이해자 상암동 도토리부동산 대표)

국내 임대시장의 한 축을 지탱해왔던 전세가 사라지고 있다. 한때 전체가구 셋 중 하나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를 끌기도 했지만 부동산시장 침체와 저금리 기조 고착 등 경제여건이 변화하면서 급격히 줄고 있다.

26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10년 인구센서스 결과 주택 거주유형 가운데 월세 없는 순수 전세주택은 376만6390가구로 다섯 가구 중 한 가구(21.72%) 꼴이었다. 전세의 비율이 가장 높았던 1995년 29.67%(384만4964가구)에 비해 7.95%포인트(7만8574가구) 줄었다. 통상 재계약을 하는 2년마다 약 1만500가구씩 전셋집이 사라진 셈이다. 반면 이 기간 전체 가구수는 약 440만가구 늘었다.

임대시장 내에서 전세 비중은 1995년 67.2%로 정점을 찍은 뒤 2010년에는 50.3%로 감소했다. 반면 1995년에서 2010년 사이 월세(반전세·사글세 포함) 가구는 187만 가구에서 371만 가구로 2배 가까이 늘었다. 2010년 임대시장내 월세 비중은 절반(49.7%)에 달한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경제정책실 수석연구원은 "세계 경제위기로 국내 부동산시장의 버블이 꺼지고 향후 전망도 불투명해 전세를 끼고 집을 구매할 유인이 사라졌다"면서 "집값이 계속 떨어지거나 정체된다면 전세 비중은 가파르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조만 한국개발연구원(KDI) 실물자산연구팀장은 "집값 하락과 저금리 등으로 집을 통한 자본차익보다 운영수익의 중요성이 더 높아지고 있다"면서 "부동산자산 의존도가 높은 베이비붐 세대가 본격적으로 은퇴하기 시작하면 전세에서 월세로 넘어가는 임대시장의 흐름이 보다 확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집값하락·저금리 기조 등 현 추세가 이어질거라는 가정아래 전문가들이 내다본 전세의 종말 시점.

박종오 (pjo22@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