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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객 60~70대 주류인 박정희기념관 놓고 '논란'

우리옹달샘 2012. 6. 16. 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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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객 60~70대 주류인 박정희기념관 놓고 '논란'

머니투데이 | 박진영 기자 | 입력 2012.06.15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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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박진영기자]올해 초 개관한 '박정희대통령기념·도서관'에 60세 이상 노인층의 방문이 줄을 잇고 있다. 고등학교 동창 부부모임을 비롯해 60~70대 수백명이 기념도서관을 가득 메우고 있다. 젊은층의 발걸음은 거의 없는 것이 특징.

일각에서는 젊은 시절을 '박정희 시대'에서 보낸 노인들이 '박정희 향수'를 그리워하며 기념도서관을 줄지어 찾고 있다고 해석하고 있다. 반면 일부 시민단체는 '독재자'를 미화한 시설이면서 혈세를 들여 조성한 기념관이기 때문에 공공도서관으로 전환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박정희 전 대통령 지지 노인층 줄이어

지난 7일 오전 11시쯤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박정희대통령기념도서관'. 60세 이상 노년층 관람객들이 끊임없이 발걸음을 옮겼다. 박대통령 기념도서관 관계자는 "지난 2월 개관 후 100여일이 지난 현재 방문객 대부분은 노인층"이라며 "하루 평균 300~400명 가량이 방문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단체로 관람한 30여명은 고등학교 동창 부부모임. 이들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시대를 직접적으로 체험한 60·70대였다.





전시관을 둘러보던 관람객들은 어려웠던 과거의 기억을 떠올렸다. 민용자씨(68)는 혼자 서너번 답사한 후 이 곳을 동창회 견학장소로 정했다고 했다. 민씨는 "도서관이 대중에 충분히 알려지지 않았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젊은이들에 대한 아쉬움도 토로했다. 민씨는 "젊은 사람들이 그 시절을 겪어보지 못해 모른다"며 "너무나 당연하게 수혜를 입고 있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관람객들의 발길을 가장 오래 붙잡아 둔 곳은 새마을 운동 당시 민가의 모습과 가발공장에서 여공들이 일하는 모습을 복원한 코너.





아궁이에 불을 지피고 어머니와 아이가 마루에서 밥을 먹는 모습, 새마을 운동의 깃발이 걸려있는 모습, 좁은 공장에서 젊은 여공들이 가발을 만드는 모습 등은 관람객들의 '향수'를 자극시키기에 충분했다.

전시를 관람한 권석봉(79) 전 중앙대 역사학과 교수는 "직접 겪어보지 않은 이들을 탓할 수는 없지만 '저 분이 있어 이 만큼 된 것'이라는 민족사에 대한 이해는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독재자 미화 시설" 반대목소리도





7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동 박정희기념·도서관 앞에서 열린 시립도서관화 10만인 서명운동 선포 기자회견에서 지역주민들이 박정희기념사업회를 규탄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뉴스1=이정선 기자)

도서관 밖에서는 박정희기념도서관 반대 집회가 이어졌다.

'박정희기념·도서관의 명칭 변경과 공공성 회복을 위한 마포·은평·서대문구시민회의'의 회원 20여명은 "박정희기념·도서관은 '독재와 친일을 찬양하는 반공공적 시설"이라며 "폐관하고 공익성 있는 시립도서관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서정 공동대표는 "지금도 관람객이라곤 단체관광 어르신들 뿐이지 않느냐"며 "독재자를 지나치게 미화한 시설로 많은 사람들이 반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주민의 동의도 없이 208억원의 국고를 지원했다"며 "마포와 은평, 서대문구에는 제대로 된 시민도서관도 없는 만큼 이를 일반도서관으로 전환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박진영 기자 트위터 계정@zewap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