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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 윤중로 봄꽃축제에서 ]
♣ 외로움이 주는 평화 ♣
산다는 건
외롭고 고독한 일입니다.
이렇게 혼자 있을 때
외로움을 느끼지만ㅁ
오히려 혼자 있음의 외로움은
내 안에 연꽃 한 송이
피어오르게 합니다.
사람들은 말하겠지요.
함께 있으면 외롭지 않다고...
정말 그럴까요?
물론 그럴 거라고 느끼고
실제로
덜 외로울 수도 있겠죠.
그러나 조금 깊이 비추어 보면
함께 하고 있음이
우리의 외로움을
덜어주지는 않는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을 것입니다.
함께 해도
우린 여전히 외로워요.
가족과 함께 할 때도 우린 외롭고,
친구와 함께 있어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어도
번잡한 군중 속을 거닐 때 에도
수많은 사람들에게
주목을 받고 있을 때라도...
그 어느 때라도
그 누구와 함께 있을 때라도
우린
여전히 외롭습니다.
함께 있음으로
외로움을 덜어낼 수 없어요.
그건
누구나 마찬가지입니다.
함께 있음으로써
외로움을 달랠 수 있다고 할 때
우린 세상에
속고 있는 것입니다.
외로움을
떨쳐낸 것이 아니라
잠시 덮어두고 있을 뿐이지요.
언제까지
덮어둘 수 있을까요?
덮어두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속고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우린 내 안의 참된 고독과는
점점 멀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차라리
저홀로 외로움을 맞이했을 때
그 때
우리는 외롭지 않습니다.
아니 너무 외로워서
외롭지 않아요.
우린
누구나 외로워야 합니다.
철저하게
저홀로 고독해져야 합니다.
외로움이 싫다고
자꾸 벗어나려 하지 마세요.
그래도 어차피 우린 외로워요.
그럴 바에야
두 눈 똑바로 쳐다보고
외로움을 마주할 수 있어야 합니다.
혼자 있을 수 있어야 합니다.
누군가에 관심을 바라지 않고,
누군가와 함께 하지 않고,
철저히 혼자가 될 수 있을 때,
그럴 때
우린 비로소
나 자신과 마주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 사람들은
나 자신과 마주하기를 꺼려하고,
자꾸 바깥 세상에
기대를 버리지 않기 때문에
나 자신을
만나질 못해요.
나 자신과의 만남을 이루려거든
먼저 바깥의 관심이며
기대를 다 포기해 버리세요.
바깥으로 치닫는
그 어떤 마음도 다 놓아버리고
철저한 고독과 마주해야 합니다.
나홀로
그 고독 앞에
우뚝 설 수 있어야 합니다.
누구도 대신해 줄 수 없고,
그 누구도 함께 갈 수 없어요.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는 길입니다.
바로 이것이
참된 의미의 출가입니다.
참된 출가를 하였을 때,
나홀로 고독 앞에 우뚝 서 있을 때,
속 뜰의 본래 향기는
은은하게 피어날 것입니다.
글 ; 법상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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