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이들에게 보내는 가을편지 *()*두진스님
어느 성자는 말했습니다.
'극락세계에는 고통은 없고 온전히 행복만 있다면
나는 거기엔 가지 않겠습니다.’ 왜냐하면
고통과 아픔이 없이는 절대로 행복이 없기 때문입니다.
마치 진흙과 연꽃처럼,
진흙이 없는 연꽃은 있을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들은 매일 꿈을 꾸고, 꿈속에 살고 있습니다.
극락세계가 따로 있다고 믿고 있으며,
심지어 그 곳에 가고자 몇 만 번의 염불을 하며 욕심을 내어봅니다.
내 앞에 지금 펼쳐진 정토는 보지 못하며
아직 오지도 않은 미래의 극락정토을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어떤 아이들은 어른만 되면 모든 것이 다 해결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그런데 어른인 당신이 본다면 어떠합니까?
그 때의 생각대로 모든 것이 해결될 수 있을까요?
그럴 일은 절대로 없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극락정토를 생각하며 수행한다는 것은 바른 수행일 수 없습니다.
지금 당신 앞에 펼쳐져 있는 극락정토를 보고, 느끼고,
그 곳에 살고 있는 것이 바른 수행입니다.
연꽃을 피우기 위해서는 진흙이 필요합니다.
필요한 진흙은 우리들의 주변에 가득합니다.
이제 연꽃만 피우면 됩니다.
연꽃에 씨앗은 당신의 마음에 이미 담겨져 있습니다.
부처님께서는 ‘모든 사람들은 부처의 성품을 가지고 있다,’라고
열반경에서 말씀하셨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연꽃을 피우기 위해 매일 물을 주고,
온도를 맞추어 주기만하면 됩니다.
물을 주는 것은 과거와 미래로 떠도는 나의 마음을
이 순간으로 되돌아오는 것,
나의 들이쉬는 숨과 내쉬는 숨을 알아차리고,
알아차림을 통한 집중과 집중을 통해서 바른 견해가 될 수 있습니다.
온도를 맞추는 것은 사랑하는 마음과 자비의 마음,
용서, 이해, 화합, 나눔, 균형, 평화 등이 있을 것입니다.
지금 이 곳에서 극락정토를 볼 수 없다면
영원히 극락정토는 결코 있을 수 없습니다.
어떤 스님은 자기에게 책을 써보라고 합니다.
또 어떤 스님은 답게 살라고 합니다.
부처는 부처답게, 보살은 보살답게,
사람은 사람답게 살라고 합니다.
모두 옳은 말씀입니다.
연꽃을 키우기 위한 좋은 방법입니다.
캐나다법주사에서 두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