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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마치 세외 선경에서나 볼수 있을 법한 일들이

우리옹달샘 2009. 12. 23.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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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는 등대다■ 서양의 어느 나라에 왕실에 속한 호화 유람선인 브리태니커 호가 있었답니다 국왕이나 귀족들만 애용하기에 나름대로그 시설이나 위용이 웅장하고 선원들의 자부심도 대단하였다는군요 어느 날 밤 해협을 항해하던 중 정체 불명의 불빛이 다가 옵니다 마침 안개가 잔잔하게 깔린데다가 귀족들은 망중한을 즐기던 때여서 그를 방해하면서까지 항로를 바꿀수 없다고 생각한 선장은 입에 마이크를 대고 거기 앞에 불빛을 비치는 자는 길을 비켜라 여기는 거룩한 ** 왕실의 브리태니커호다 그래도 불빛은 여전히 접근해 오고 선장은 다급해진 나머지 더 크게 소리쳐봐도 상대는 요지부동으로 다가옵니다 스피커 볼륨을 최대치로 하여 다시 한번 선장이 길을 비키라 소리치자 상대편에서 마침내 응답이 옵니다 야 이 정신 나간 사람아 누구를 보고 길을 비키라 하느냐 여기는 등대다 우화같은 이야기이지만 오늘을 살아 감에 있어서 앞으로 앞으로 나가는 것만을 최대의 목표로 삼고 사는 우리들에게 자신을 돌아 볼수 있게 하는 좋은 예화입니다 내가 멈추면 상대도 멈추는데 나는 나가야겠으니 너는 비켜라 라고 하는 마음의 바탕에 깔려있는 교만함과 우월 주의가 마침내 돌이킬수 없는 사고로 이어 질수 있음을 망각한 까닭입니다 우리 불교에서는 하심이라는 말을 많이 합니다 마음을 낮추라 하시는 것은 마음은 본디 높낮이가 없지만 마음을 낮추고 낮추다 보면 일체를 수용하고 모두를 길러 내는 대지와 같은 덕성을 내기 때문입니다 높이 오르면 멀리 보이기에 자칫 우쭐한 마음에 교만이 지나치다 보면 동토와 같은 냉기로 인해 그로해서 생겨 나는 갖가지 허물들이 산처럼 쌓이고 마침내 자신이 가진 진정한 마음의 보배인 지혜를 덮어 버리게 됨을 공부인은 살필 일입니다 그러니 세상을 살아감에 있어 한템포만 쉬고 한걸음만 천천히 걸으며 한호흡의 순간이라도 면밀하게 자신을 성찰하는 시간을 갖는다면 크나큰 실수는 하지 않고 살아가야 하겠습니다 ■마치 세외 선경에서나 볼수 있을 법한 일들이■ 고대의 성군 가운데 한분인 요임금은 자신의 아들이 있음에도 천하를 맡길만한 재목이 아니다 싶어 후사를 이을 사람을 물색하다가 숨어 사는 은자 가운데 허유를 찾아 갑니다 허유는 바른 자리가 아니면 앉지를 않고 마땅치 않은 음식은 입에 대지를 않으며 오직 의를 숭상하고 사는 사람입니다 요임금이 찾아 가서 자신의 뒤를 이어 나라를 맡아 달라고 청하자 허유는 "뱁새는 넓은 숲속에 집을 짓고 살지만 나뭇가지 몇 개면 충분하며, 두더지가 황하의 물은 마셔도 배만 차면 그것으로 족합니다. 비록 음식을 만드는 포인이 제사 음식을 만들지 않더라도 제사를 주관하는 제주가 부엌으로 들어가지 않는 법입니다."라고 말하며 사양을 하고 기산이라는 곳으로 몸을 숨깁니다 다시 한번 요임금이 기산까지 찾아가 천하가 아니면 구주라도 맡으라 두번째 청을 하여 보지만 허유는 완강히 거절을 하고 더러운 말을 들었다 생각하고 물에 가서 양쪽 귀를 씻습니다 그때 소를 몰고 나와 아랫쪽에서 물을 먹이려던 소부가 무슨 일로 귀를 씻는가 물어와 사정 이야기를 하니 소부는 소를 몰고 상류로 올라갑니다 허유가 여기도 물이 많은데 왜 물을 안먹이고 위로 올라 가느냐 하자 소부는 당신의 더러운 귀를 씻은 물을 어찌 내 소에게 먹일수 있느냐 하였다는 고사가 있습니다 마치 세외 선경에서나 볼수 있을 법한 일들이 아주 오랜 옛적에는 우리들 사는 세상에서도 너무나 자연스럽게 있었던 일임을 알수 있는 이야기입니다 천하를 준다해도 손사래를 치며 마다하는 사람이라면 세번이나 삼십번을 찾아 가서라도 꼭 모셔 내 오도록 노력해야 할텐데 요즘은 그런 사람 찾기가 하늘의 별따기보다 더 어렵습니다 차라리 태어 나면서부터 왕후장상감으로 난 사람이라면 한점 허물이 없도록 철저히 키워 질수도 있겠지만 이제는 필부라 할지라도 자신의 노력 여하에 따라 왕후 장상의 반열에 오를수 있으니 그 자리에 이르도록 한점 티끌이 없는 청백의 몸과 마음을 유지하기는 어려운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굴원의 어부사에서 擧世皆濁 我獨淸 (거세개탁 아독청) 衆人皆醉 我獨醒 (중인개취 아독성) 세상이 다 혼탁한데 나 홀로 깨끗하고 모두가 다 취했는데 나 홀로 깨어 있었네 라고 말하자 어부가 다음을 받기를 滄浪之水淸兮 可以濯吾纓 (창랑지수청혜 가이탁오영 ) 滄浪之水濁兮 可以濯吾足 (창랑지수탁혜 가이탁오족 ) 창랑의 물이 맑으면 내 갓끈을 씻고, 창랑의 물이 흐리면 내 발을 씻으리라 하였다 하니 어부의 말에 비추어 보면 요임금도 허유도 소부도 하나씩 허물을 뒤집어 쓴 사람입니다 상선은 약수라 하니 그저 물 흐르는 대로 자연스럽게 놓아두고 이 시대를 살아갈 일인데 고저를 나누고 청탁을 가리는 중생의 간사한 마음 때문에 시비가 그칠날이 없는 오늘입니다 스님의 벼슬은 닭 벼슬만도 못하다는 말이 있는데 총무원장을 선출하는 과정을 보며 문득 한생각이 들어서 적어 봅니다 - 공주 원효사 심우실에서 해월스님 - 나무아미타불
출처 : 나무관세음보살님
글쓴이 : 해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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