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해양부가 추진해온 '영남권 신공항 입지 조성' 용역이 3개월간 연장돼 신공항 입지 결정도 순연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 용역 결과, 후보지는 경남 밀양(하남읍), 경북 영천, 부산 가덕도로 압축됐다.
국토해양부는 18일 보도자료를 통해 "세계경기 침체와 경기변동폭을 감안한 항공수요의 재점검, 산악지역이 많은 영남권 지형 특성상 공사비 규모가 커 이에 대한 정밀 검토 등을 위해 용역연구기간을 부득이 3개월 연장키로 했다"고 밝혔다.
국토해양부는 지난해 3월 신공항 입지 조성을 위한 용역을 국토연구원에 의뢰했으며, 용역연구 마감은 19일로 예정됐다. 연구 용역기간이 3개월 연장됨에 따라 당초 올해 말 발표될 예정이었던 최종 입지 선정 발표도 내년 상반기로 미뤄지게 됐다. 국토부는 이에 따라 국토연구원과 용역연장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국토해양부는 특히 가덕도는 지반이 약해 이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부산시가 요청한 김해공항 확장안도 이번 용역에서 다룰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김해공항 확장을 영남권신공항의 '대안'으로 검토하는 것은 아니고, (부산)지역에서 요구가 있는 만큼 검토해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또 "최종적으로 나오진 않았지만, 신공항 입지 타당성에 대한 용역 결과 밀양과 영천, 가덕도 등 3~4곳으로 압축됐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12월 용역조사가 완료되면, 신공항 타당성 조사결과를 토대로 입지선정위원회를 구성해 내년 상반기에 입지를 선정할 방침이다.
권영세 대구시 행정부시장은 이와 관련해 "국토해양부 고위관계자로부터 용역 연장을 통보받고, 이에 대한 배경 설명을 들었다"며 "유력 후보지별 건설비용을 정밀 검토하고, 또 세계적 경기 침체로 국제 항공수요가 들쭉날쭉해 이를 다시 짚어볼 필요가 있는 것으로 국토해양부가 판단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번 용역 연장과 관련, 밀양 등의 신공항 건설비용이 10조원대, 가덕도는 무려 20조원대로 예상됨에 따라 정부가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항공전문가인 김재석 교수(경일대)는 "굉장히 실망스럽다. 한시가 급한 프로젝트가 그만큼 늦춰진 셈"이라며 "국토연구원은 용역을 진행하면서 영남권 신공항의 수요를 굉장히 인색하게 추정하는 등 문제점을 드러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