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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신혼부부 전셋집 찾아 삼만리
파이낸셜뉴스 | 김명지 | 입력 2009.08.03 17:22 | 누가 봤을까? 30대 여성, 서울
"요즘 이 동네는 전셋집이 품귀예요. 이 넓은 지역에서 공인중개사들이 고작 2건의 전세물건으로 돌려가며 중개하고 있을 정도입니다."(서울 서초구 잠원동 K공인 관계자)
내년 2월 결혼을 앞둔 예비 신혼부부 정지태(36·남·가명)·문소영씨(33·여·가명)는 지난 1일 오전 강남고속버스터미널 맞은편의 잠원동 K공인중개업소를 찾았다. 여름 휴가시즌이지만 최근 전세난이 가중되자 이들은 신혼 전셋집 장만에 여름 휴가를 대신하기로 했다.
정씨는 "결혼 날짜를 잡고 나니 주변에서는 빨리 전셋집부터 알아보라고 했다"면서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전세금이 내려간다고 해서 안도하고 있었는데 올해 들어 전세물건이 품귀현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임대료도 날로 치솟고 있어 불안하다"고 말했다.
이들은 직장이 각각 서울 여의도와 역삼동이어서 신혼집을 중간지점인 반포동 일대로 알아보기로 했다. 이날 오전 동행취재차 이들과 함께 방문한 잠원동 K공인사무실은 10여분 간격으로 전화벨이 울려댔다. 기존 아파트 매매 문의도 일부 있었지만 대부분이 전셋집을 알아보려는 문의였다. 정씨가 보증금 1억원 정도의 전셋집을 구한다고 말하자 K공인 관계자는 "1억원으로는 이 동네에서 방 2개짜리 재건축 아파트를 구하기 어렵습니다. 1억5000만원짜리 전세 매물도 많지 않은데…"라고 말했다. 요즘 전세금이 천정부지로 치솟아 재건축 대상 아파트라도 내부수리가 잘된 곳은 1억5000만원에서 1억7000만원은 줘야 한다는 것이다. 더구나 최근 재건축돼 입주 중인 반포동 반포래미안퍼스티지 85㎡의 경우 전세금이 4억5000만원에 이른다고 K공인 관계자는 덧붙였다.
결국 정씨 일행은 "전세금이 모자라는 데다 신혼집이니까 낡은 재건축아파트보다 차라리 깔끔한 빌라가 나을 것 같다"며 K공인 관계자가 소개해 준 인근 반포3동 서래마을의 한 중개업소를 찾았다. 하지만 이곳 빌라도 싼 물건이 1억3000만원 이상이라는 중개업소 관계자의 말에 발길을 돌려야 했다. 이 중개업소 관계자는 "아파트 전세금 상승으로 빌라나 단독주택으로 수요가 몰리면서 이들 물건도 전세가격이 크게 뛰고 있다"면서 "빌라나 단독주택이라고 전세금이 싸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라고 말했다.
"그래도 집 구경은 해 봐야 하지 않겠느냐"는 중개업소 관계자의 말에 1억3000만원에 나온 빌라를 찾았다. 준공된 지 10년이 넘은 빨간 벽돌 외관에 문씨의 표정이 어두워졌지만 최근 내부 인테리어를 새로 했는지 깨끗한 내부를 살펴보고 두 사람이 귀엣말을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전셋집부터 대출을 받기 싫다는 정씨의 말에 중개업소 관계자가 보증금 1억원에 월세 30만원의 '보증부 월세'로 집주인과 얘기해보겠다는 대안을 제시했다.
고심하던 정씨 일행은 인근의 다른 중개업소로 향했다. 하지만 이곳에서도 대답은 마찬가지였다. 오히려 앞에 방문한 곳에서 소개받았던 1억3000만원짜리 빌라가 보증금 1억원에 월 50만원으로 조건이 높았다. 가만히 있어도 등줄기에 땀이 흘러 내리는 무더운 날씨에 1억원짜리 매물을 찾아 서래마을의 언덕길을 오르내렸지만 결국 돌아온 곳은 처음에 소개받은 그 빌라였다.
마음이 허탈해진 문씨는 "아직 예식장과 웨딩드레스 예약,살림살이 등 준비할 게 많은데 살 집부터 마음대로 안 되니 걱정부터 앞선다"며 "결혼까지 앞으로 7개월이 남은 만큼 주말마다 제대로 맘먹고 좋은 집을 찾아 나서야겠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동행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서울 시내에서 전셋집을 구하기 어려워 경기지역에서 신혼집을 구하는 신혼부부들이 많다"면서 "보증금 1억원 정도면 경기 김포 장기동 등에서 115㎡ 안팎의 비교적 큰 새 아파트로 전세를 얻을 수도 있다"며 나름대로 해법을 제시했다.
/mjkim@fnnews.com 김명지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내년 2월 결혼을 앞둔 예비 신혼부부 정지태(36·남·가명)·문소영씨(33·여·가명)는 지난 1일 오전 강남고속버스터미널 맞은편의 잠원동 K공인중개업소를 찾았다. 여름 휴가시즌이지만 최근 전세난이 가중되자 이들은 신혼 전셋집 장만에 여름 휴가를 대신하기로 했다.
이들은 직장이 각각 서울 여의도와 역삼동이어서 신혼집을 중간지점인 반포동 일대로 알아보기로 했다. 이날 오전 동행취재차 이들과 함께 방문한 잠원동 K공인사무실은 10여분 간격으로 전화벨이 울려댔다. 기존 아파트 매매 문의도 일부 있었지만 대부분이 전셋집을 알아보려는 문의였다. 정씨가 보증금 1억원 정도의 전셋집을 구한다고 말하자 K공인 관계자는 "1억원으로는 이 동네에서 방 2개짜리 재건축 아파트를 구하기 어렵습니다. 1억5000만원짜리 전세 매물도 많지 않은데…"라고 말했다. 요즘 전세금이 천정부지로 치솟아 재건축 대상 아파트라도 내부수리가 잘된 곳은 1억5000만원에서 1억7000만원은 줘야 한다는 것이다. 더구나 최근 재건축돼 입주 중인 반포동 반포래미안퍼스티지 85㎡의 경우 전세금이 4억5000만원에 이른다고 K공인 관계자는 덧붙였다.
결국 정씨 일행은 "전세금이 모자라는 데다 신혼집이니까 낡은 재건축아파트보다 차라리 깔끔한 빌라가 나을 것 같다"며 K공인 관계자가 소개해 준 인근 반포3동 서래마을의 한 중개업소를 찾았다. 하지만 이곳 빌라도 싼 물건이 1억3000만원 이상이라는 중개업소 관계자의 말에 발길을 돌려야 했다. 이 중개업소 관계자는 "아파트 전세금 상승으로 빌라나 단독주택으로 수요가 몰리면서 이들 물건도 전세가격이 크게 뛰고 있다"면서 "빌라나 단독주택이라고 전세금이 싸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라고 말했다.
"그래도 집 구경은 해 봐야 하지 않겠느냐"는 중개업소 관계자의 말에 1억3000만원에 나온 빌라를 찾았다. 준공된 지 10년이 넘은 빨간 벽돌 외관에 문씨의 표정이 어두워졌지만 최근 내부 인테리어를 새로 했는지 깨끗한 내부를 살펴보고 두 사람이 귀엣말을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전셋집부터 대출을 받기 싫다는 정씨의 말에 중개업소 관계자가 보증금 1억원에 월세 30만원의 '보증부 월세'로 집주인과 얘기해보겠다는 대안을 제시했다.
고심하던 정씨 일행은 인근의 다른 중개업소로 향했다. 하지만 이곳에서도 대답은 마찬가지였다. 오히려 앞에 방문한 곳에서 소개받았던 1억3000만원짜리 빌라가 보증금 1억원에 월 50만원으로 조건이 높았다. 가만히 있어도 등줄기에 땀이 흘러 내리는 무더운 날씨에 1억원짜리 매물을 찾아 서래마을의 언덕길을 오르내렸지만 결국 돌아온 곳은 처음에 소개받은 그 빌라였다.
마음이 허탈해진 문씨는 "아직 예식장과 웨딩드레스 예약,살림살이 등 준비할 게 많은데 살 집부터 마음대로 안 되니 걱정부터 앞선다"며 "결혼까지 앞으로 7개월이 남은 만큼 주말마다 제대로 맘먹고 좋은 집을 찾아 나서야겠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동행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서울 시내에서 전셋집을 구하기 어려워 경기지역에서 신혼집을 구하는 신혼부부들이 많다"면서 "보증금 1억원 정도면 경기 김포 장기동 등에서 115㎡ 안팎의 비교적 큰 새 아파트로 전세를 얻을 수도 있다"며 나름대로 해법을 제시했다.
/mjkim@fnnews.com 김명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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