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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재건축 아파트 “상승 끝! 하락 시작?”
소형주택 의무비율 유지ㆍ투기지역 해제 사실상 무산
메리트 줄고 악재 겹쳐 거래량 급감…호가 조정 시작
“강남 재건축 시장은 지금, 2~3달 호시절을 마치고 다시 완만한 내리막길로 접어들었습니다.” (서울 송파구 가락동 D공인 대표)
빠르게 회복세를 보이던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값이 일제히 하락세로 돌아섰다.
최근 강남권 투기지역 해제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폐지가 사실상 무산 된 데다 서울시가 아파트 재건축시 소형주택 의미비율을 유지하기로 한 탓이다.
더군다나 경제회복 속도에 비해 재건축 가격은 지나치게 단기 급등했다는 우려까지 확신되면서 매수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서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치권과 정부가 규제 완화를 놓고 갈팡질팡하고 있고, ‘돼지 인플루엔자(SI)’라는 복병까지 세계 경제를 위협하는 변수로 작용하고 있어 재건축 가격이 당분간 약보합세를 지속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그러나 매도자들의 기대감이 아직 남아있고 조정 매물을 기다리는 매수자들이 관심을 늦추지 않고 있어 하락 폭이 크지는 않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 치솟던 매매가 하락 반전…거래량도 급감
잠실동 주공5단지 |
이 아파트가 4월 초 11억3000만원까지 올랐던 것에 면 한달새 5000만원이나 하락한 ‘급매물성’ 물건이 시장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이 아파트의 115㎡, 119㎡형 역시 지난 달 2000만~3000만원 떨어진데 이어 이달 들어 500만~1000만원 가량 추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잠실동 D공인중개사 양모 대표는 “4월 초까지만 해도 하루에 많게는 1건에서 3건까지 거래가 이뤄졌지만 요즘은 이틀에 한 건의 거래를 성사시키기도 어려운 실정”이라며 “정부의 오락가락 정책에 재건축 아파트 시장이 탁격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강남 재건축 아파트 시장의 풍향계 역할을 하는 대치동 은마아파트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대치동 은마아파트 |
모든 주택형에서 최근 1~2주 사이 올해 고점가 대비 1000만~2000만원 가량 하락했고, 호가가 급등했던 일부 단지 중에는 3000만원 이상 떨어진 매물도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102㎡형은 9억3000만원에, 112㎡형은 11억~11억5000만원에 거래가가 형성됐다.
문제는 매수자들의 경우 조금이라도 싼 가격에 나오는 급매물이 있으면 지금 당장이라도 사겠다는 사람은 많은 반면 매도자들의 경우 지난 2006년 말 112㎡의 경우 호가가 14억원까지 올라갔던 최고점의 가격을 기억, 조금이라도 더 받기 위해 싼 값에 물건을 내놓지 않고 있어 거래는 소강상태다.
대치동 은마아파트 인근 R공인중개사 최모 대표는 “지난 3월까지 매물 대부분이 소진된 탓에 나와 있는 물건이 별로 없는 데다 이미 팔 사람은 다 팔아 치운 상태여서 앞으로 매물은 더욱 찾아보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즉, 당분간 매도자와 매수자 모두 관망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여 이 지역 재건축 시장이 당분간 조용히 흘러갈 것이란 예상이다.
최 대표는 “단, 지금과 같은 거래 소강상태가 지속될 경우 가격 조정이 한층 심화될 순 있겠지만 부동산이란 게 보따리 장사가 아니므로 가격이 파격적으로 내려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중층 재건축 보다는 하락폭이 덜 하지만 개포동, 가락동 일대 다른 재건축 단지도 규제 완화가 주춤한 데 대한 실망감으로 최근 집값이 1000만~2000만원씩 내렸다.
개포동 주공1단지 |
개포동 G공인중개사 관계자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대상에서 강남이 제외된다고 하니 매수 기대감이 식고 있다”며 “정부의 정책 혼선으로 당분간 약보합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금 가격도 지난 달 초에 비해 많게는 4000만원까지 내려간 금액이지만 일주일만 더 지나면 분명 1000만원 이상씩 가격이 하락할 여지가 충분히 있다”며 “급한 게 아니라면 조금 더 기다렸다가 매매시장에 나오는 것이 더 유리할 듯 싶다”고 귀띔했다.
6600가구 대단지로 구성된 가락동 시영아파트의 경우도 소형의무비율 유지에 대한 피해를
가락동 시영아파트 |
현재 33㎡의 경우 4억5000만원, 42㎡의 경우 5억1000만원에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형편이다.
가락동 D공인 권모 대표는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매수자들이 소극적인 행동을 보이다 보니 집을 꼭 팔아야 하는 사람들은 500만원이라도 내려서 팔고 있다”며 “하지만 가격이 약간 떨어지면 사겠다는 사람들은 줄줄이 대기하고 있어 하락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 소형주택 의무비율 고수 ‘악영향’
대치 은마, 잠실 주공5단지 등 중층 재건축 아파트의 인기가 떨어진 가장 큰 이유는 우선 서울시가 ‘소형주택 의무비율’을 고수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서울시가 지난 달 9일 입법예고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조례’ 개정안에 따르면 신축 재건축 아파트는 ‘20-40-40의 법칙(전용면적 기준 60㎡ 이하 20%, 60~85㎡ 40%, 85㎡ 이상 40%)’을 따라야 한다.
이는 국토해양부가 지난 2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을 개정해 전용면적 60㎡이하 소형 주택에 대한 의무비율을 따로 두지 않고 85㎡이하 주택만 60%이상 짓도록 한 규정과는 배치되는 것이다.
국토부가 소형주택 의무비율을 완화해 재건축을 활성화시키겠다는 생각에서 이 같은 결정을 내렸지만 서울시는 전반적으로 소형주택이 부족한 상황에서 공급이 더 줄어들 수 있다며 난색을 표했었고 조례로 묶어 결국 원상태로 돌려놓은 것이다.
이에 따라 은마나 잠실5단지처럼 대부분 중대형으로 구성된 중층 재건축 아파트의 경우 일부 조합원들은 어쩔 수 없이 소형 주택을 배정 받는 일이 생길 수 밖에 없다.
즉, 넓은 집을 보유하던 사람이 좁은 집으로 옮겨가야 하니 사실상 재건축 자체가 어려워지고 값이 떨어지기 마련인 셈이다.
잠실 주공5단지 상가 내 D공인 관계자는 “잠실 주공이나 대치 은마아파트 같은 중층 재건축 단지들은 설계 당시부터 용적률이 높은 편에 속해 용적률이 낮은 저층 재건축보다 사업성이 낮다”며 “주공 5단지내 작은 분양면적인 112㎡ 주택을 소유하고 있는 조합원은 더 작은 면적을 배정받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 강남 3구 투기지역 해제 난망도 ‘한몫’
다주택자 중과 폐지와 강남 3구 투기지역 해제 등 정부 방침이 우여곡절 끝에 무산되거나 보류되면서 호가에 반영됐던 호재들이 실현되지 않는데 대한 실망감도 강남 재건축 아파트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 2004년 개정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따르면 투기지역으로 지정된 지역에서는 재건축 조합원들이 사업구역 내 주택이나 토지를 양도할 경우 조합원 자격을 획득하지 못하는 내용의 ‘조합원 지위 양도 금지’ 규정이 아직도 살아 있기 때문이다.
단기간 치솟은 집값에 수요자들이 부담을 느끼는 것도 아파트 값 약세의 원인이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집값 조정을 받겠지만 큰 폭의 하락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그간 수도권 아파트 값 상승률을 견인했던 강남권 재건축 단지가 주춤하자 수도권 아파트 가격 상승세 역시 둔화될 것으로 점치고 있다.
내집마련정보사 양지영 팀장은 “금융위기로 인해 매수자ㆍ매도자 모두 불안심리가 가중되고 있어 당분간 관망세가 지속될 확률이 높다”며 “강남이 주춤하자 이 같은 분위기가 벌써 분당, 용인 등 수도권으로 확산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부동산114 김규정 부동산컨텐츠팀 부장도 “규제완화 정책에 대한 기대감 등 각종 호재가 이미 시장에 반영된 상황에서 아파트 값은 실물경기 회복 여부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보인다”며 “부동산 시장이 강남을 따라가기 때문에 앞으로 다른 지역도 강남에 따라 분위기가 새롭게 형성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수정 기자 isun1229@asiatoday.co.kr>
출처 : 오바바 손실보상연구소
글쓴이 : 鬪魂 - 김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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