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호남을 잇는 대구~광주간 철도 건설이 추진된다. 88고속도로 이후 양 지역을 연결하는 첫 교통인프라이다.
대구시와 광주시는 국토 동서 간 인적·물적 교류를 활성화하고, 지역통합을 도모하기 위해 두 도시를 연결하는 철도 건설을 국토해양부에 공동 건의했다고 20일 밝혔다.
대구~광주 철도노선은 대구에서 출발해 고령, 거창, 함양, 남원, 순창, 담양, 광주 등 8개 역을 연결하는 총 연장 200.7㎞로 구상되고 있다. 3조6천억원의 사업비(전액 국비)가 들어갈 것으로 추정된다.
개통되면 영남권에서 최단시간에 호남권으로 이동할 수 있어, 대량 화물운송 등 교통과 물류난 해소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대구와 광주간의 교통 인프라는 5공화국 시절인 1980년대 영·호남 화합 차원에서 급조해 건설한 88올림픽고속도로가 유일하다. 88고속도로는 편도 1차로로 고속도로로서의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대구~광주간 철도노선은 정부가 20년 단위로 세우는 국가 장기교통망 계획에는 포함돼 있지만, 장기과제로 분류돼 조기 착공이 어려웠다. 반면 이명박 정부가 광역경제권 정책을 제시하면서 사업을 포함시켰다.
대구시와 광주시는 이에 따라 '제3차 중기교통시설 투자계획 및 국가철도망구축계획'과 '녹색 뉴딜 사업'의 하나로 건설계획이 반영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대구~광주간 철도건설을 포함한 국토 전반의 도로·철도·항만 건설과 관련한 중기 교통시설 투자계획(2010~2014년) 용역이 현재 교통연구원에서 진행되고 있다"며 "영·호남 철도건설을 유력하게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국토해양부는 오는 4월쯤 전문가와 주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공청회를 거쳐 올해안에 건설관련 수정계획을 확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시와 광주시는 영·호남 철도는 국토동부권의 대구, 구미, 포항과 서부권의 광주, 목포, 군산 등 동서 간 인적·물적 교류를 촉진하고, 내륙권 교류 활성화와 관광자원 개발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상길 대구시 정책기획관은 "광역경제권 계획에 들어가 있어 보다 구체적으로 건설안을 마련해 달라고 건의한 것"이라며 "대구와 경북으로서는 중국으로 나가는 황해권의 접근성을 크게 높이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대구시는 철도건설과 함께 대구~무주~군산을 잇는 도로 건설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는 대구와 군산경제자유구역까지 연결하는 도로 가운데 일부 미개설 지역이 남아 이를 조기에 건설해 철도와 함께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을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