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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성 미분양이 순식간에 다 팔린 이유는 ?

우리옹달샘 2009. 2. 27.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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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성 미분양이 순식간에 다 팔린 이유는?

용산신계 e-편한세상 거의 다 계약

 
지난해 11월 총 867가구 중 조합원 몫을 제외한 262가구(81~186㎡)가 일반에 분양됐던 용산 신계 e-편한세상 아파트. 용산 신계구역 재개발 단지로 청약 때는 1순위에서 최고 6.2대 1의 경쟁률을 보일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개발 호재가 많은 용산에서 나왔고, 청약이 잘 돼 계약도 순조로울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초기 계약률이 45% 정도로 262가구 중 절반 이상이 미분양됐다. 주택시장 침체의 골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이다.

1월 들어 미분양 급속히 소진

하지만 올 들어 상황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1월 들면서 미분양이 하나 둘 팔려 나가더니 지금은 가장 큰 186㎡ 일부만 남았다. 정부가 미분양 소진을 위해 추가 대책을 내놓는 데도 별 반응이 없을 정도로 침체한 요즘, 유독 이 아파트만 미분양이 팔려나간 이유는 뭘까.

크게 두 가지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우선 주변에 개발 호재가 많다는 점이다. 용산은 국제업무단지 개발, 평화공원 조성, 용산역세권 재개발 등 용산역 주변으로 굵직한 호재가 많다. 이 같은 호재 덕분에 용산 집값은 최근 몇 년새 급등해 가구당 평균 아파트 값에서 강남구에 이어 2위에 올라 있다.

특히 각종 개발 호재들이 이미 완료된 사업이 아니라 이제 시작하는 사업이어서 개발 기대감은 더 크다. 이 같은 지리적 이점에다 올 들어 집값이 바닥을 찍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투자자들이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성열우 분양소장은 “올들어 계약한 사람들 가운데는 지난해 청약했다 당첨됐는 데도 집값이 더 내릴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계약을 미뤘던 사람들이 많다”며 “로열층에 당첨됐는 데 계약을 미루다 최근에 와서 뒤늦게 저층을 계약한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개발 호재+집값 바닥 인식 확산

결국 집값 향방에 고민하다 집값이 바닥을 찍었다는 확신이 서면서 계약에 나섰다는 얘기다. 성 소장은 “청약 경쟁률은 높았는데 계약률이 저조했던 것도 이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성 소장은 또 계약금을 분양가의 20%에서 10%로 인하하고, 이자후불제를 시행한 것도 계약자를 움직이게 한 요인으로 꼽았다.

한편 이 아파트의 조합원 입주권 시세는 일반 분양가보다 대개 2000만원 정도 싸게 나온다. 109㎡의 경우 일반분양 분양가(7억9000만원 선)보다 최고 4000만원 정도 저렴한 매물도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초기 자금 부담이 일반분양보다 많이 들어 거래는 잘 안 된다. 오히려 미분양 계약에 이점으로 작용하는 측면도 있다. 인근 해오름공인 관계자는 “109㎡의 경우 약 4억원(이주비와 감정평가금액)이 있어야 계약할 수 있는 반면, 미분양 물량은 계약금 10%만 있으면 되다 보니 조합원 입주권이 싸고 층•향이 더 좋다는 것을 알면서도 미분양을 돌아선 사람들도 있다”고 말했다.

황정일 기자 obidius@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