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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틀대는 주택시장 긴급진단] (하) 갈아타기 수요, 다주택자도 기회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09.12 04:01
"소형·중대형 가격 비슷"… 다자녀가구 주택 넓힐 기회
#. 오는 11월 전세 재계약을 앞둔 박경하씨(38·서울 영등포구 문래동)는 두 달 전 집주인으로부터 전세금을 4000만원 올려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고민하던 박씨는 '이렇게 2년마다 전세금 걱정에, 이사 걱정을 하느니 차라리 집을 사자'는 결론을 내렸다. 그리고 1억5000만원을 대출받아 서울 강서구 염창동의 전용면적 84㎡ 아파트를 4억5000만원에 샀다.
#.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에 사는 김승모씨(41)는 최근 인근 지역에서 전용면적 121㎡ 아파트를 분양받았다. 원래는 84㎡를 사려 했으나 "조건이 좋을 때 큰집을 사야 한다. 아이들도 커 가는데 지금 아니면 언제 큰집을 사겠느냐"는 아내의 끈질긴 설득에 넘어갔다. 1억원이 넘는 차액은 부모의 지원과 추가 대출로 해결했다.
8·28 전·월세대책 발표 이후 부동산시장이 움직이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껑충껑충 뛰어오르는 전셋값을 견디다 못한 세입자들이 내집 마련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각종 세제혜택과 저금리 대출 등을 감안하면 지금이 전세를 탈출할 좋은 기회라고 말한다.
■전세서 내집 마련 '찬스'
11일 KB부동산 알리지에 따르면 8월 말 현재 서울 아파트의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은 60%에 육박하는 58.1%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성북구가 65%를 넘은 것을 비롯해 관악·서대문·강서 등 강북지역 14개 자치구가 60%를 웃돈다. '차라리 집을 산다'는 말이 나올 법도 하다.
정부는 연말까지 6억원 이하 주택구입 시 취득세 면제, 주택구입자금 대출이자 연 2~3%대 인하 등 주택구입에 우호적인 여건을 만들어주고 있다. 여기에 이자율 연 1%대의 공유형 모기지(장기주택담보대출) 공급 등도 기대해볼 만하다. 닥터아파트 권일 리서치팀장은 "무주택자 경우 생애최초주택자금대출 등 여건이 많이 좋아져 내집 마련을 고려할 때 올해가 최근 들어 가장 좋은 시기라고 생각될 만큼 매수 환경이 좋다"고 말했다.
부동산114 김은진 과장도 "전셋값이 워낙 높아 갈아타기를 고려해볼 만하다"며 "실거주 목적이 크다면 거주안정성이나 심리적 안정감, 전세 이사비용 등을 감안하면 수요자 입장에서는 매입이 괜찮다"고 조언했다.
소형에서 중대형으로의 '갈아타기'도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고 있다. 소형 아파트값은 오르고 중대형은 떨어지면서 소형과 중대형 간의 가격차가 좁혀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대형 미분양 아파트의 경우 분양가 할인을 하는 단지들이 많아 잘만 고르면 소형 아파트값으로 넓은 중대형을 살 수 있는 아파트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내년 9월 입주 예정인 '아현 래미안 푸르지오' 전용면적 114㎡의 경우 8·28대책 이후 이뤄진 가계약이 15건에 이른다.
따라서 자녀들이 있는 가구나 아파트를 넓히고자 하는 가구는 중대형 아파트의 집값이 크게 떨어지고 있는 지금이 좋은 기회일 수 있다는 진단이다. 여기에 경기가 회복세로 접어들면 중대형 아파트 시세는 가격이 빠진 만큼 상승폭도 커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특히 지난 2008년 이후 소형이 유행처럼 번지면서 집중 공급됐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중대형 아파트의 신규 공급이 부족하다.
권 팀장은 "정부의 각종 혜택에서 소외된 부분이 있어 아쉽기는 하지만 가격이 하락해 있는 상태여서 과거보다 좀 더 저렴한 가격으로 갈아탈 수 있을 것"이라며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기대
일부에서는 8·28대책을 다주택자를 위한 대책이라고 부를 만큼 다주택자에게도 기회가 찾아왔다. 다주택자에 대한 취득세 차등부과가 폐지됨에 따라 1주택 이상 보유자가 6억원 이하 주택을 살 때 적용되는 취득세는 현행 4%에서 1%로 무려 75%가 줄어든다. 또 6억원 초과~9억원 이하는 50%, 9억원 초과는 25%가 감소한다.
관건은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폐지 여부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제도는 2주택 이상의 주택을 보유한 다주택자가 주택을 매매(양도)할 경우 일반세율(6~38%)이 아닌 중과세율을 적용하는 것으로, 2주택자는 50%, 3주택 이상인 경우는 60%의 높은 세율이 적용된다.
전문가들은 양도세 중과가 없어지면 매매심리를 호전시켜 전세 수요를 매매로 분산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임대주택 공급자인 다주택자의 주택구입을 유인해 전세 공급이 늘어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폐지에 무게가 실리고 있으나 국회 계류 중인 법안 처리가 지지부진하게 늘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 과장은 "다주택자 입장에서는 임대시장 자체가 전세에서 월세로 돌아서고 있고 운용수익 면에서도 월세가 훨씬 유리하다"며 "오피스텔보다는 공급과잉 리스크가 없는 소형아파트가 임대수익을 노릴 수 있는 상품으로 접근해볼 만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부동산써브 정태희 팀장은 "다주택자는 양도세중과 폐지 처리가 더뎌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면서 "수익형 투자가 대부분이어서 수익률을 낼 수 있는 물건을 찾아야 하는데 아직은 시세차익만 생각하고 투자할 경우 목적 달성에 대한 리스크가 큰 것이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blue73@fnnews.com 윤경현 기자
#. 오는 11월 전세 재계약을 앞둔 박경하씨(38·서울 영등포구 문래동)는 두 달 전 집주인으로부터 전세금을 4000만원 올려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고민하던 박씨는 '이렇게 2년마다 전세금 걱정에, 이사 걱정을 하느니 차라리 집을 사자'는 결론을 내렸다. 그리고 1억5000만원을 대출받아 서울 강서구 염창동의 전용면적 84㎡ 아파트를 4억5000만원에 샀다.
8·28 전·월세대책 발표 이후 부동산시장이 움직이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껑충껑충 뛰어오르는 전셋값을 견디다 못한 세입자들이 내집 마련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각종 세제혜택과 저금리 대출 등을 감안하면 지금이 전세를 탈출할 좋은 기회라고 말한다.
■전세서 내집 마련 '찬스'
11일 KB부동산 알리지에 따르면 8월 말 현재 서울 아파트의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은 60%에 육박하는 58.1%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성북구가 65%를 넘은 것을 비롯해 관악·서대문·강서 등 강북지역 14개 자치구가 60%를 웃돈다. '차라리 집을 산다'는 말이 나올 법도 하다.
정부는 연말까지 6억원 이하 주택구입 시 취득세 면제, 주택구입자금 대출이자 연 2~3%대 인하 등 주택구입에 우호적인 여건을 만들어주고 있다. 여기에 이자율 연 1%대의 공유형 모기지(장기주택담보대출) 공급 등도 기대해볼 만하다. 닥터아파트 권일 리서치팀장은 "무주택자 경우 생애최초주택자금대출 등 여건이 많이 좋아져 내집 마련을 고려할 때 올해가 최근 들어 가장 좋은 시기라고 생각될 만큼 매수 환경이 좋다"고 말했다.
부동산114 김은진 과장도 "전셋값이 워낙 높아 갈아타기를 고려해볼 만하다"며 "실거주 목적이 크다면 거주안정성이나 심리적 안정감, 전세 이사비용 등을 감안하면 수요자 입장에서는 매입이 괜찮다"고 조언했다.
소형에서 중대형으로의 '갈아타기'도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고 있다. 소형 아파트값은 오르고 중대형은 떨어지면서 소형과 중대형 간의 가격차가 좁혀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대형 미분양 아파트의 경우 분양가 할인을 하는 단지들이 많아 잘만 고르면 소형 아파트값으로 넓은 중대형을 살 수 있는 아파트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내년 9월 입주 예정인 '아현 래미안 푸르지오' 전용면적 114㎡의 경우 8·28대책 이후 이뤄진 가계약이 15건에 이른다.
따라서 자녀들이 있는 가구나 아파트를 넓히고자 하는 가구는 중대형 아파트의 집값이 크게 떨어지고 있는 지금이 좋은 기회일 수 있다는 진단이다. 여기에 경기가 회복세로 접어들면 중대형 아파트 시세는 가격이 빠진 만큼 상승폭도 커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특히 지난 2008년 이후 소형이 유행처럼 번지면서 집중 공급됐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중대형 아파트의 신규 공급이 부족하다.
권 팀장은 "정부의 각종 혜택에서 소외된 부분이 있어 아쉽기는 하지만 가격이 하락해 있는 상태여서 과거보다 좀 더 저렴한 가격으로 갈아탈 수 있을 것"이라며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기대
일부에서는 8·28대책을 다주택자를 위한 대책이라고 부를 만큼 다주택자에게도 기회가 찾아왔다. 다주택자에 대한 취득세 차등부과가 폐지됨에 따라 1주택 이상 보유자가 6억원 이하 주택을 살 때 적용되는 취득세는 현행 4%에서 1%로 무려 75%가 줄어든다. 또 6억원 초과~9억원 이하는 50%, 9억원 초과는 25%가 감소한다.
관건은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폐지 여부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제도는 2주택 이상의 주택을 보유한 다주택자가 주택을 매매(양도)할 경우 일반세율(6~38%)이 아닌 중과세율을 적용하는 것으로, 2주택자는 50%, 3주택 이상인 경우는 60%의 높은 세율이 적용된다.
전문가들은 양도세 중과가 없어지면 매매심리를 호전시켜 전세 수요를 매매로 분산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임대주택 공급자인 다주택자의 주택구입을 유인해 전세 공급이 늘어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폐지에 무게가 실리고 있으나 국회 계류 중인 법안 처리가 지지부진하게 늘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 과장은 "다주택자 입장에서는 임대시장 자체가 전세에서 월세로 돌아서고 있고 운용수익 면에서도 월세가 훨씬 유리하다"며 "오피스텔보다는 공급과잉 리스크가 없는 소형아파트가 임대수익을 노릴 수 있는 상품으로 접근해볼 만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부동산써브 정태희 팀장은 "다주택자는 양도세중과 폐지 처리가 더뎌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면서 "수익형 투자가 대부분이어서 수익률을 낼 수 있는 물건을 찾아야 하는데 아직은 시세차익만 생각하고 투자할 경우 목적 달성에 대한 리스크가 큰 것이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blue73@fnnews.com 윤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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