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급 발암물질인 석면이 발견된 이후에도 대구 수성구 ‘수성 롯데캐슬 더 퍼스트’ 아파트 공사현장은 지난 18일 적절한 조치없이 공사가 강행됐다. 엄창현 기자 taejueum@idaegu.com
수년간 1급 발암물질인 석면을 방치했던 도심의 아파트 공사현장에 전면 작업중단 조치가 내려졌다.
특히 이 과정에서 석면 발견이후 매뉴얼 관리 방침을 소홀히 한 대구지방고용노동청의 허술한 조치가 도마에 올랐다.
부정부패추방시민연합회(이하 부추연·서울 강남구 역삼동 소재)는 지난 18일 대구 수성구 ‘수성 롯데캐슬 더 퍼스트’ 아파트 공사현장을 방문, 실태 파악에 나섰다.
이날 부추연의 신현욱 부정부패조사위원은 “이곳 현장은 공사 중 실수로 석면이 발견된 것이 아니라 공사현장 전체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봐서 고의성이 짙다”며 “현재 석면 매립 상태로 추정할 때 상당량의 석면이 현장에 뭍혀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는 대구지방고용노동청(청장 장화익)이 ‘수성 롯데캐슬 더 퍼스트’ 아파트 공사현장에서 석면이 발견됐다는 지적(본보 15일 5면)에도 불구하고 현장폐쇄 조치이후 하루만에 공사를 재개시킨 사실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이에 따라 고용노동청의 공사현장 유착설이 제기되고 있다.
석면이 발견될 경우 감독기관은 현장 석면확인 작업과 함께 사업자로부터 작업계획서 재작성 등을 제출받아야 하지만 이곳 공사현장은 이런 일련의 과정들이 생략된 채 대대적인 철거 공사가 재개됨에 따라 ‘현장증거 지우기’에 고용노동청이 모르쇠로 일관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히 고용노동청은 석면 발견 이후 산더미처럼 쌓인 현장을 육안으로만 식별한 뒤 공사재개 결정을 내린 점은 통상 현장 매뉴얼 방침과는 상반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이들은 “석면은 소리 없는 시한폭탄, 죽음의 공포로 불린다. 관리감독기관이 시민들의 안전을 나몰라라 하는 꼴이 됐다”며 “고용노동청의 봐주기 행정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산재예방지도과 조정민 근로감독관은 “석면이 추가 발견됨에 따라 공사현장에 대한 전면 작업중단 조치를 내렸다”고 말했지만 직무유기 부분에 대한 책임은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인근 주민들은 “조만간 피해주민들이 모여 1급 발암물질을 장기간 방치한 업체를 상대로 소송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혀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윤용태 기자 yyt@idaeg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