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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제한 풀린 `단독주택 富村 평창동` 가보니

우리옹달샘 2013. 5. 3. 0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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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 입력 2013.05.02 17:15
# 서울시청에서 차를 타고 북쪽으로 경복궁과 효자동을 지나 북악산을 끼고 돌면 도심에선 보기 드문 고급 단독주택촌 평창동이 나온다. 북한산 비탈을 따라 펼쳐진 2~3층짜리 고급 주택 수백 채는 어른 키보다 높은 담장을 자랑하며 작은 성을 연상케 한다. 대중교통이라고는 마을버스 1개 노선만 있고 고급 외제차들만 가끔씩 지나 다닌다.

평소 한적함을 넘어 적막감마저 나돌던 이곳 부동산중개업소에 요즘 전화 문의가 부쩍 늘었다. 40년간 옥죄고 있던 개발제한이 최근 마침내 풀린 덕분이다.

↑ 최근 개발제한이 풀린 대표적 부촌인 종로구 평창동 일대 고급 단독주택 전경. <이충우 기자>

TV 드라마의 단골 부잣집 촬영지, 주말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만 꼽혔던 종로구 평창동이 부동산 투자 지역으로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환경 보전을 이유로 건축이 허가되지 않았던 이 일대에 부분적이나마 개발이 허용됐기 때문이다.

지난 1일 기자가 다녀온 평창동 일대는 부동산 매물이 쏟아지고 문의 전화도 이어지면서 모처럼 활기를 되찾은 모습이었다. 지난달 25일 서울시가 개발허용계획을 발표함에 따라 토지를 개발하거나 기존 주택을 증ㆍ개축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평창동 T공인 관계자는 "개발제한이 풀린 땅 소유주가 3.3㎡당 800만원 선에 팔아 달라며 급매물을 내놨다"며 "시간이 지나면 충분히 1000만원대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가 솔솔 나온다"고 말했다.

이 일대 토지는 원래 3.3㎡당 500만~1000만원 선에 호가가 나와 있었지만 개발제한에 걸려 실거래는 거의 없었다.

기존 주택을 재건축 또는 리모델링하는 수준에 그쳤는데 이번 서울시 조치로 원형지 200여 곳도 추가로 개발이 가능해졌다.

인근 A부동산 관계자는 "중심권인 가나아트센터 앞 평창30길 도로변 소재 단독주택들은 5년 새 가격이 두 배 가까이 뛰었다"며 "대지 100평 규모 단독주택이 2007년께 11억원 선이었지만 지금은 23억원을 호가한다"고 말했다.

인근 나대지를 구입해 단독주택을 지으면 개발이익을 기대해볼 만하다는 얘기다. 예를 들어 330㎡(100평)짜리 땅을 구입해 연면적 297㎡(건폐율 50%, 용적률 100% 적용) 규모 2층집을 지으면 총 15억원 안팎이 들 것으로 추산된다. 3.3㎡당 땅값을 800만~1000만원, 건축비를 500만원 정도로 잡을 때 나온 계산이다.

B부동산 관계자는 "주택별로 20억~50억원까지 가격이 천차만별이지만 이 정도 규모면 못해도 20억원 선 값어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개발제한이 풀린 땅은 경사가 가파른 곳이 꽤 있고 대지 분할이 어렵다는 것은 단점으로 꼽힌다. 또 대로에서 2m 후방에 집을 짓거나 지상은 2층, 지하는 1층까지만 허용된다는 점 등 까다로운 건축 요건도 고려해야 한다.

평창동 L부동산 관계자는 "좋은 땅은 이미 기존 주택이 자리 잡고 있고, 일부 필지는 경사가 심하고 나무가 무성해 개발이 어려운 곳이 많다"며 "실질적으로 제법 수익을 남길 수 있는 필지는 흔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진영태 기자 / 이승윤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