昌黎文集序(창려문집서)
/ 이한(李漢)
文者貫道之器也(문자관도지기야)
문장이라는 것은 도를 꿰는 그릇이다.
不深於斯道(부심어사도)
이 도에 깊지 아니하고,
有至者不也(유지자부야)
지극함이 있는 자는 없다.
易繇爻象(역요효상)
'역경'은 효와 상을 말하였고,
春秋書事(춘추서사)
'춘추'는 일을 기록하였고,
詩詠歌(시영가)
'시경'은 노래를 읊었으며
書禮剔其僞(서예척기위)
'서경'과 '예기'는 그 잘못됨을 가려내었으니,
皆深矣乎(개심의호)
모두가 심오하다 할 것이다.
秦漢已前(진한이전)
진나라와 한나라 이전에는
其氣渾然(기기혼연)
그 기상이 혼연하였고
迨乎司馬遷相如董生揚雄(태호사마천상여동생양웅유향지도)
사마천과 사마상여, 동중서, 양웅, 유향의 무리에 이르러서는
尤所謂傑然者也(우소위걸연자야)
더욱 이른바 뛰어난 자들이다.
至後漢曹魏(지후한조위)
후한과 조조의 위나라에 이르러서는
氣象萎(기상위)
기상이 미미하였고,
司馬氏以來(사마씨이래)
사마씨 이래로는
規範蕩悉(규범탕실)
규범이 모두 없어져서,
謂易以下(위역이하)
'역경' 이하를
爲古文(위고문)
고문이라고 여겨
剽掠潛竊爲工耳(표략잠절위공이)
따오고 훔쳐오는 것을 공교한 일로 삼았을 뿐이었다
文與道蓁塞(문여도진색)
그리하여 문과 도가 묵고 막혀서
固然莫知也(색고연막지야)
진실로 알지 못하였다.
先生生大曆戊申(선생생대력무신)
선생은 대력 무신년에 태어났는데,
幼孤(유고)
어려서 고아가 되니
隨兄播遷韶嶺(유고수형파천소령)
형을 따라 소령으로 흩어져 옮겨다니다가
兄卒(형졸)
형이 죽음에
鞠於嫂氏(국어수씨)
형수가 길러주었다.
辛勤來歸(신근래귀)
어렵고 힘들게 돌아왔다
自知讀書爲文(자지독서위문)
스스로 책을 읽고 글을 지어
日記數千百言(일기수천백언)
날마다 수 천 언의 많은 글을 지었다
比壯經(비장경)
장년에 이르러서는
書通念曉析(서통념효석)
경서를 통달하여, 생각하고, 밝게 분석하고,
酷排釋氏(혹배석씨)
석씨를 가혹하게 배척하였으며
諸史百子(제사백자)
여러 역사서와 백가서를
搜抉無隱(수결무은)
찾아 뒤지기를 남김없이 하였다
汗瀾卓踔(한란탁탁)
물이 가득한 듯 우뚝이 높고
奫泫澄深(윤현징심)
물이 깨끗하고 깊어서
詭然而蛟龍翔(궤연이교룡상)
우뚝하게 교룡이 나는 듯 하고
蔚然而虎鳳躍(울연이호봉약)
울창하게 호랑이와 봉황이 뛰는 듯하고
鏘然而韶鈞發(장연이소균발)
쟁쟁히 울려 소악과 융천악이 발하는 듯하고,
日光玉潔(일광옥결)
태양처럼 빛나고 구슬처럼 깨끗함이
周情孔思(주정공사)
주공의 마음과 공자의 생각이어서
千態萬狀(천태만상)
천태만상이었는데
卒澤於道德仁義(졸택어도덕인의)
마침내 도덕과 인의에 은택을 입어
炳如也(병여야)
밝은 듯 하다
洞視萬古(통시만고)
만고를 꿰뚫어보고
愍惻當世(민측당세)
당세를 민망하고 가엾게 여겨
遂大拯頹風(수대증퇴풍)
드디어 쇠퇴한 풍조를 크게 건져서
敎人自爲(교인자위)
사람들에게 스스로 바른 문장을 쓰게 했다
時人始而驚(시인시이경)
당시의 사람이 처음에는 놀랐고
中而笑且排(중이소차배)
도중에는 비웃고 배척했으나
先生益堅(선생익견)
선생이 더욱 굳게 해서
終而翕然隨以定(종이흡연수이정)
끝내는 하나가 되어 선생을 따라 안정되었다.
嗚呼(오호)
아!
先生於文(선생어문)
선생은 문장에 있어서는
陷廓淸之功(함확청지공)
꺾고, 무너뜨리고, 넓히고, 밝게 한 그 공을
比於武事(비어무사)
무인의 일에 비한다면,
可謂雄偉不常者矣(가위웅위부상자의)
웅장하고 위대하여 보통이 아닌 자라고 이를 수 있느니라
長慶四年冬(장경사년동)
장경 4년 겨울에
先生歿(선생몰)
선생이 돌아가시니
門人西李漢(문인서이한)
문인인 농서 땅의 이한이
辱知最厚且親(욕지최후차친)
욕되게도 선생의 알아주심이 가장 두텁고 친하니
遂收拾遺文(수수습유문)
남긴 글을 거두어 모아
無所失墜(무소실추)
잃어버리고 빠트림 없이 합하여
合若干卷(합약간권)
약간의 책을 엮어
目爲昌黎先生集(목위창려선생집)
제목을 "창려선생집"이라 합니다.
* 해인풍수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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