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려론(深慮論)
= 깊은 생각에 대한 이론
/ 방효유(方孝孺)
慮天下者(여천하자)
천하를 걱정하는 사람은
常圖其所難(상도기소난)
항상 매우 어려운 것만 생각하고
而忽其所易(이홀기소역)
쉬운 것은 소홀히 하기 쉬우며,
備其所可畏(비기소가외)
두려운 것만 대배하고
而遺其所不疑(이유기소불의)
의심스럽지 않은 것은 방치해 두기 쉽다.
然而禍常發於所忽之中(연이화상발어소홀지중)
그러나 재앙은 항상 소홀히 하는 것에서 발생하고
而亂常起於不足疑之事(이란상기어불족의지사)
변란은 의심스럽지 않은 곳에서 일어난다.
豈其慮之未周與(기기려지미주여)
이것이 어찌 빈틈없이 생각하지 못해서이겠는가?
蓋慮之所能及者(개려지소능급자)
생각이 미칠 수 있는 것은
人事之宜然(인사지의연)
사람이 하는 일 중에서 당연한 일뿐이고
而出於智力之所不及者(이출어지력지소불급자)
인간의 지혜로 이를 수 없는 것이
天道也(천도야)
천도이다.
當秦之世(당진지세)
진나라 때
而滅六諸侯(이멸육제후)
여섯 제후를 멸망시켜
一天下(일천하)
천하를 통일하고
而其心以爲周之亡(이기심이위주지망)
그들 마음 속으로 생각하기를 주 나라가 망한 것은
在乎諸侯之强耳(재호제후지강이)
제후들이 강하였기 때문이라고 여겨,
變封建而爲郡縣(변봉건이위군현)
봉건제도를 고쳐 군현제도로 만들고
方以爲兵革可不復用(방이위병혁가불복용)
병기를 다시는 사용하지 못하게 하여
天子之位可以世守(천자지위가이세수)
천자의 지위를 세세토록 보존하려고 했다.
而不知漢帝起隴畝之匹夫(이불지한제기롱무지필부)
그러나 한나라가 평민에서 봉기하여
而卒亡秦之社稷(이졸망진지사직)
진나라를 멸망시킬 줄은 몰랐다.
漢懲秦之孤立(한징진지고립)
한나라는 진나라가 고립되었던 것을 귀감으로 삼아,
於是大建庶孽而爲諸侯(어시대건서얼이위제후)
서자를 많이 세워 제후로 삼고서
以爲同姓之親(이위동성지친)
동성 친족이므로
可以相繼而無變(가이상계이무변)
대를 이어 변란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而七國萌簒弑之謀(이칠국맹찬시지모)
칠국이 천자를 시해하려는 음모가 생겼다.
武宣以後(무선이후)
무제와 선제 이후로
稍剖析之而分其勢(초부석지이분기세)
제후의 영토를 조금씩 나누어 세력을 분산시키고는
以爲無事矣(이위무사의)
무사할 것이라고 생각했으나
而王莽卒移漢祚(이왕망졸이한조)
왕망이 한나라 천하를 빼앗았다.
光武之懲哀平(광무지징애평)
광무제께서는 애제와 평제가 당한 재앙을
魏之懲漢(위지징한)
위나라는 한나라가 당한 재앙을
晉之懲魏(진지징위)
진나라는 위나라가 당한 재앙을 거울로
各懲其所由亡而爲之備(각징기소유망이위지비)
사마 각각 망한 까닭을 살펴 대비했지만,
而其亡也(이기망야)
그 망한 원인은
皆出其所備之外(개출기소비지외)
모두 대비하지 않은 곳에서 생겨났다.
唐太宗聞武氏之殺其子孫(당태종문무씨지살기자손)
당나라 태종께서는 무씨가 자기 자손을 죽일 것이라는 소문을 듣고
求人於疑似之際而除之(구인어의사지제이제지)
의심스러운 사람을 찾아내 그들을 없애버렸지만
而武氏日侍其左右而不悟(이무씨일시기좌우이불오)
무씨가 매일 옆에서 시중을 들고 있었는데도 깨닫지 못했다.
宋太祖見五代方鎭之足以制其君(송태조견오대방진지족이제기군)
송나라 태조께서는 오대 때 방진이 왕권을 견제했음을 알고
盡釋其兵權(진석기병권)
방진의 병권을 빼앗아
使力弱而易制(사력약이역제)
그 힘을 약화시켜 통제하기 쉽게 했지만
而不知子孫卒困於夷狄(이불지자손졸곤어이적)
그 자손들이 오랑캐에게 어려움을 당할 줄은 몰랐다.
此其人皆有出人之智(차기인개유출인지지)
이 분들은 모두 뛰어난 지혜와
負蓋世之才(부개세지재)
세상을 뒤덮을 만한 재주가 있는 분들이어서
其於治亂存亡之幾(기어치란존망지기)
나라가 다스려지느냐 어려워지느냐 존속하느냐 망하느냐 하는 계기에
思之祥而備之審矣(사지상이비지심의)
심사숙고하여 빈틈없이 대배했을 것이다.
慮切於此(려절어차)
그런데도 이쪽을 심사숙고하면
而禍興於彼(이화흥어피)
저쪽에서 재앙이 생겨
終至於亂亡者(종지어란망자)
마침내는 혼란에 빠져 망하고 말았으니
何哉(하재)
어찌된 까닭인가?
蓋智可以謀人(개지가이모인)
지혜로 계획할 수는 있지만
而不可以謀天(이불가이모천)
천도를 계획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良醫之子(량의지자)
훌륭한 의사 자식이
多死於病(다사어병)
흔히 병으로 죽고
良巫之子(량무지자)
훌륭한 무당 자식이
多死於鬼(다사어귀)
흔히 귀신들려 죽는데
彼豈工於活人而拙於活己之子哉
(피기공어활인이졸어활기지자재)
어찌 이것이 다른 사람 살리는데는 뛰어나고
자기의 자식을 살리는데는 서툴러서 그런 것이 아니겠는가?
乃工於謀人而拙於謀天也
(내공어모인이졸어모천야)
인사를 잘 뀌하지만 천도를 꾀하는데 서투르기 때문에 그런 것이다.
古之聖人(고지성인)
옛날 성인들께서
知天下後世之變(지천하후세지변)
후세의 변화를 잘 살핀 것은
非智慮之所能周(비지려지소능주)
지혜와 생각이 빈틈이 없으시거나
非法術之所能制(비법술지소능제)
법으로 나라를 다스리는 방법에 능통해서가 아니었다.
不敢肆其私謀詭計(불감사기사모궤계)
개인적인 책략이나 속이는 방법을 사용하지 않고
而惟積至誠用大德(이유적지성용대덕)
오직 지성을 쌓고 큰 덕으로
以結乎天心(이결호천심)
천심과 결합시켜
使天眷其德(사천권기덕)
하늘이 덕을 돌보게 하여,
若慈母之保赤子而不忍釋
(약자모지보적자이불인석)
마치 자비로운 어머니가 갓난 아이를 보호하듯
차마 버리지 못하게 한 것이다.
故其子孫(고기자손)
그래서 자손이
雖有至愚不肖者足以亡國
(수유지우불초자족이망국)
비록 아주 어리석고 불초하여
나라를 망하게 하기에 충분했을지라도
而天卒不忍遽亡之(이천졸불인거망지)
하늘이 차마 즉시 망하게 하지 않았을 것이니
此慮之遠者也(차려지원자야)
이것은 생각이 깊고 원대했기 때문이었다.
夫苟不能自結於天(부구불능자결어천)
자기 자신을 하늘에 결합시키지 못하고
而欲以區區之智(이욕이구구지지)
하잘 것 없는 지혜로
籠絡當世之務(롱락당세지무)
당대의 일을 자기 마음대로 처리하면
而必後世之無危亡(이필후세지무위망)
후세 자손들이 위험하거나 망하는 일이 없게 하고자 하지만
此理之所必無者也(차리지소필무자야)
이런 도리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而豈天道哉(이기천도재)
그런데 어찌 하늘의 도가 될 수 있겠는가?
* 해인풍수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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