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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부동산 대책만 쳐다보는 ‘3苦시대’ 집주인들

우리옹달샘 2010. 8. 20.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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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씨는 지난주 일요일 삼복더위에 이사를 했다.
경기 용인시 수지구의 새 아파트였다. 거실은 천장 높이가 3.3m에 이르고 방마다 천장형 에어컨이 설치돼 있었다. 테라스가 확장된 풀옵션형 아파트로 155m²형이었다. 여기에 피트니스센터와 골프연습장, 사우나, 카페 등 각종 부대시설이 마련된 고급 아파트다. 전세금은 1억5000만 원. 뙤약볕 아래에서 만난 집주인 B 씨는 A 씨로부터 잔금을 받아 자기가 준비해온 돈을 보태 입주지원센터에 제출하고는 키를 받아 A 씨에게 건네주었다.
“분양받은 가격이 옵션비를 포함해 7억5000만 원인데 전세금을 보니 어이가 없네요. 여하튼 잘사시고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A 씨와 인사를 하고 땀을 흘리며 버스정류장으로 걸어가는 집주인 B 씨의 어깨가 무거워 보였다. 저녁 무렵 이삿짐을 다 올려놓고 벤치에서 쉬고 있던 A 씨는 아파트를 소개해준 공인중개사를 만났다.
“여기 아파트 집주인들은 대부분 어려워요. 아파트를 사면서 융자받은 돈의 이자로 매월 200만 원가량 나가지만 집이 안 팔리니까 전세를 놓을 수밖에요. 물건은 많은데 수요가 적으니 시세는 바닥이고요. 또 보유세는 안 내나요? 저런 상황이 언제까지 갈지 몰라요. 새집에 싸게 들어온 세입자만 상대적으로 이득을 보는 거죠.”
A 씨가 생각해도 집주인에게 미안했다. 그는 10년 전에 지은 인근 아파트에서 전세로 살고 있었다. 그 아파트 전세금으로 프리미엄급 새 아파트를 얻었을 뿐만 아니라 2년 전보다는 길도 뚫리고 생활편의시설도 많이 늘었다. 하지만 가격은 변화가 없었다. 그는 당분간 집을 사지 말고 전세로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수도권 부동산시장은 지금 주택 구매심리가 최저인 상태다. 이 상황이 앞으로도 몇 년간 이어진다면 누가 집을 살까. 속속 입주하는 서울 은평뉴타운과 경기 용인시의 동천·신봉·성복지구, 고양시의 식사·덕이지구, 파주시 교하지구, 남양주시 진건·별내·호평지구, 광명시 철산동, 인천 청라·영종지구 등 수도권 대다수 지역이 입주폭탄과 구매심리 저하에 따른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대로라면 앞으로 몇 년간도 집주인은 고생해야 할 것 같다. 광교신도시, 김포 한강신도시, 양주신도시, 위례신도시, 제2 동탄신도시, 검단신도시, 보금자리주택 등에 지난해부터 소진되지 않은 주요 지역의 미분양 물량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종합부동산세, 분양가 상한제, 대출 규제 등을 폐지하는 획기적인 부동산 활성화 대책이 나오지 않는 이상 시장상황은 변화될 것이 없다. 전세시장은 100% 실수요자 시장이고 수요와 공급의 균형에서 가격이 결정된다. 따라서 매입가에 비해 낮은 전세금으로 집주인은 손해를 보고, 세입자는 이득을 보는 상태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역과 평형을 벗어나면 상황은 조금 달라진다. 서울과 일부 지방도시는 전세금이 상승하는 반면 매매가는 하락하고 있어 중소형의 전세 부족현상은 여전하다. 실수요자는 수급 그래프를 잘 살펴야 한다. 자신의 형편에 맞는 매매나 전세, 월세, 청약, 장기임대주택, 미분양 전세 전환주택 등 적절한 주거형태를 선택하고 남는 돈을 잘 굴리면 돈을 모을 수 있다.
봉준호 닥스플랜 대표 drbong@daksplan.com

출처 : 부동산에 미친 사람들의 모임
글쓴이 : 이형진(BuMiMo)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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