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을 적시는 그리움

[스크랩] 북극성 /신해욱

우리옹달샘 2010. 6. 10. 0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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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극성
    / 신해욱


팔백 년이라나
우리 서로 마주하기 위해
빛이 날아온 먼 길은

우린 그렇게 눈물겹게
만나긴 만난 것인데
그대 그 맑은 빛은
팔백 년 전 어느 날의 앳된 눈동자
그대가 마주한 얼굴은
서경별곡 부르던 눈물의 여인
대동강 푸른 물이 된
두어렁셩, 나의 전생(前生)이리

팔백 년의 어느 길목쯤
스치우는 옷소매에
눈웃음만 가볍게 묻히고
그대는 나를 향해
나는 그대를 향해
바쁜 걸음 걸음 재촉했을 우리
그 길목의 나무둥치에 앉아
서로의 어깨에
지친 몸 달래어나 볼 것을,
오늘밤에서 마주하긴 마주한 우리는
먼 옛날 까마득히 사라진
어슴푸레한 잔영(殘影)인 걸

아무리 발돋음해보아도
팔백 번의 겨울을 보내고야
나의 언덕에 다가올 그대
오늘밤의 얼굴, 안타까움만
목구멍 가득히 넘쳐올라
달맞이꽃잎 위에 떨어지고
이 먼 길의 저쪽 끝자락엔
들을 수 없는 북극성, 그대의
아득한 숨소리

 

 

 

* 해인풍수 인용

 

 

 

 

 

 

 

 




출처 : 해인풍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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