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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기다리는 동안
/ 황 지 우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에
내가 미리 가 너를 기다리는 동안
다가오는 모든 발자국은
내 가슴에 쿵쿵거린다.
바스락 거리는 나뭇잎 하나도 다 내게 온다.
기다려 본 적이 있는 사람은 안다.
세상에 기다리는 일처럼 가슴 에리는 일 있을까
네가 오기로 한 그자리, 내가 미리 와 있는 이곳에
문을 열고 들어오는 모든 사람이
너였다가
너였다가
너일것이었다가
다시 문이 닫힌다.
사랑하는 이여
오지 않을 너를 기다리며
마침내 나는 너에게 간다.
아주 먼 데서 나는 너에게 가고
아주 오랜 세월을 다하여 너는 지금 오고 있다.
아주 먼데서 지금도 천천히 오고 있는 너를
너를 기다리는 동안 가고 있다.
남들이 열고 들어오는 문을 통해
내 가슴에 쿵쿵거리는 모든 발자국을 따라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는 너에게 가고 있다.
황지우 <게눈 속의 연꽃>(1990)
* 해인풍수 인용
출처 : 해인풍수
글쓴이 : 해인풍수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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