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교육청의 제2과학고 신설 방침(영남일보 2008년 12월24일자 6면 보도)에 따라 이를 유치하기 위한 기초자치단체 간 경쟁이 치열하다.
특수목적고인 과학고가 들어설 경우 해당 지역은 단숨에 우수 학군으로 거듭나 지역발전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구 남구청이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남구청은 지난해 12월 현재 수성구에 위치한 대구과학고가 과학영재학교로 지정되자 기다렸다는 듯이 특목고 유치에 팔을 걷어붙였다.
남구청은 앞서 지난해 5월부터 무상임대 계약이 만료(2008년 10월30일)돼 대구시에 기부채납된 봉덕동 산152-5 앞산수영장(2만755㎡) 부지를 제2과학고 설립의 최적지로 보고, 시와 시교육청을 상대로 행정적인 협조를 구하는 한편 당위성을 홍보해 왔다.
앞산수영장 부지가 산 속에 위치해 맑은 공기와 쾌적한 면학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고, 편리한 교통여건에다 현 과학고(2만1천408㎡)와 비슷한 면적이라는 점을 들어 적합지로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임병헌 남구청장은 "남구는 미군부대 장기주둔으로 주변지역 개발지연 등의 피해를 입은 만큼 보상차원에서라도 특목고가 반드시 들어서야 한다"면서 "김범일 대구시장으로부터도 긍정적인 답변을 받았다"며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달성군도 과학고 유치전에 본격 뛰어들었다. 군은 대구테크노폴리스 부지 내를 제2과학고 설립의 적지로 꼽고 있다. 이를 위해 현풍·유가·구지 지역 주민들을 주축으로 가칭 '제2과학고 유치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유치의 당위성을 담은 건의서를 작성해 주민 서명을 받아 대구시와 대구시교육청 등에 제출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를 통한 측면 지원을 요청했다. 박 전 대표가 지난 총선 공약으로 테크노폴리스내 과학고 신설을 공약으로 내세웠기 때문이다. 박 전 대표도 적극적으로 돕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종진 달성군수는 "성공적인 대구테크노폴리스 조성과 DGIST 건립을 위해서는 제2과학고의 테크노폴리스 내 유치는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동구청은 그동안 야심차게 추진해온 자립·자율형 사립고 유치 계획을 수정, 특목고쪽으로 뱃머리를 돌렸다. 입지와 관련해 신암 1·4동 뉴타운 시범지구(1안)와 이시아폴리스 내 봉무공원 단산지 못 인근(2안) 등 두 가지 대안을 설정하고 교육당국의 요구조건에 부합시킨다는 방침이다.
신암 뉴타운의 경우 대구지역 최초로 국책사업으로 도시재정비촉진시범지구로 지정된 점을, 이시아폴리스는 자족형 미래 최첨단 신도시라는 장점을 내세우며 과학고 유치에 전 행정력을 동원할 방침이다.
동구청은 이를 위해 이달 중으로 지역 정치권 공감대 형성, 유치 추진단 구성, 주민 서명운동, 전략회의 개최 등 추진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이재만 동구청장은 "신암 뉴타운과 이시아폴리스는 학교부지가 도시계획에 반영돼 있는 등 시교육청의 제2과학고 개교 예정 시기를 맞출 수 있는 여건을 갖추고 있다"면서 "현재 동구 관내 인문계 고등학교의 정원이 초등학교 졸업생 숫자의 20% 수준인 점을 감안, 교육 불균형 해소 차원에서라도 특목고는 반드시 동구지역에 들어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구청도 특목고 유치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북구청은 아직까지 가시적인 움직임은 없으나 나름대로 준비를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북구청은 대구과학고가 영재학교로 선정되는 과정에서 지역구 출신 국회의원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제2과학고 입지 선정에 있어 정치권의 입김도 무시할 수 없다는 측면에서 특목고 설립계획이 본격화될 경우 북구청은 다크호스로 떠오를 전망이다.
북구청 관계자는 "지역 출신 국회의원이 대구에 영재학교를 유치한 만큼 그만한 대가가 북구에도 있어야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