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원의 아침편지 모음집-

네가 그리우면 나는 울었다

우리옹달샘 2007. 4. 7. 0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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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그리우면 나는 울었다

길을 가다가 불현듯
가슴에 잉잉하게 차오르는 사람
네가 그리우면 나는 울었다

너를 향한 기다림이 불이 되는 날
나는 다시 바람으로 떠올라
그 불 다 사그러질 때까지
스스로 잠드는 법을 배우고
스스로 일어서는 법을 배우고
스스로 떠오르는 법을 익혔다

네가 태양으로 떠오르는 아침이면
나는 원목으로 언덕 위에 쓰러져
따스한 햇빛을 덮고 누웠고
누군가 내 이름을 호명하는 밤이면
나는 너에게로 가까이 가기 위하여
빗장 밖으로 사다리를 내렸다

달빛 아래서나 가로수 밑에서
불쑥불쑥 다가왔다가
이내 허공중에 흩어지는 너,
네가 그리우면 나는 또 울 것이다


- 배미향의《쉬면서 길에게 길을 묻다》에 실린
고정희의 시 '네가 그리우면 나는 울었다' 중에서 -


* 기억이란 바람처럼 와서 부딪치고 햇살처럼
온 몸을 덮고 어둠처럼 마음을 가두어버리곤 합니다.
어떻게 사랑해야 하는지는 본능으로 느끼는 것처럼
누구가를 그리워하는 마음 역시 언제나 예고없이
찾아와서는 흩어져 버리지요. 하지만 살다보면
눈물이 슬픔이나 고통만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 듯,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마음도
언제까지나 아프지만은 않을
거라고 믿어봅니다.  


좋은 글 주신 홍원배님께
감사와 축하의 인사를 드립니다.

- 다음주 강연 안내(고양, 금산) -

* 고양 시민자치대학 강연
일시 : 10일(화) 오후2시
장소 : 고양시 청소년수련관
담당 : 031)961-4157(신희신님)

* 금산 아카데미 강연
일시 : 12일(목) 오후3시30분
장소 : 금산군 다락원 소공연장
담당 : 041)750-6581(이현순님)

아마동은 오늘도 모입니다.

좋은 주말 보내시고
오늘도 많이 웃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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