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소식(투자정보 및 스크렙)

분당.일산 신도시 인근 아파트값 왜 오르나

우리옹달샘 2007. 3. 28. 01:55
728x90
분당ㆍ 일산신도시 인근 아파트값 왜 오르나
보유세 염려 적고 상대적으로 저평가 인식

 
-->
경기도 일산신도시와 철길(경의선)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는 고양시 풍동지구 아이파크 40평형의 현재 호가는 6억~6억3000만원 선이다. 평당가로 치면 1500만~1575만원인 셈이다.

그런데 최근 6억원에 계약이 성사될 뻔했지만 집주인이 계약 장소에 나타나지 않아 무산됐다는 게 현지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의 전언이다.

풍동지구 아이파크 평당 시세는 단지 바로 옆에 있는 일산신도시 후곡마을 10단지 임광아파트 38평형(평당 1394만~1618만원)과 14단지 청구아파트 38평형(평당 1460만~1680만원) 평당가와 거의 맞먹는다.

풍동 수지공인 관계자는 “일산신도시 아파트 값 상승세가 주춤한 사이 인근 풍동지구 아파트 값이 오름세를 타면서 두 지역간 가격대가 거의 비슷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잇단 부동산 대책과 주택담보대출 규제, 보유세 강화 등으로 주택시장이 조정기를 거치면서 고개가 갸웃거려지는 시세 역전 현상이 일부 지역에서 나타나고 있다.

특히 분당과 일산 등 수도권 신도시와 그 인근지역에서 이같은 현상이 두드러진다. 분당ㆍ일산ㆍ평촌신도시 등은 하락세 내지 약세를 면치 못하지만 신도시 주변 지역 아파트 값은 오름세를 타는 등 요즘 같은 침체기에도 강한 뒷심을 발휘하고 있다.


신도시, 보유세 충격으로 가격도 내림세

한국부동산정보협회 조사에 따르면 지난 주 분당신도시 아파트 값은 전주보다 0.03% 하락했다. 일산신도시도 0.01% 내렸다. 평촌신도시는 0.08% 올라 보합권에 머물렀다.

수도권 주요 신도시 아파트 값이 하락 또는 약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특히 30평형대 이상의 중대형 평형 아파트 값 약세가 두드러졌다.

이처럼 신도시 아파트 값이 약세를 보이는 이유는 뭘까? 신도시에는 공시가격이 6억원이 넘는 단지가 많은데, 강화된 종합부동산세 부담 때문에 매수세가 뚝 끊겼다는 게 현지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또 총부채상환비율(DTI) 강화 등으로 주택담보 대출이 까다로워지면서 고가 아파트를 구입할 수 있는 매수층이 급격히 엷어진 것도 신도시 중대형 평형 아파트 값 약세의 한 원인이다.

이와 함께 지난해 하반기 아파트 값이 치솟은 것도 매수자 입장에선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반면 신도시 인근 지역의 경우 신도시와 가까이 있으면서 아파트 값이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다.

아울러 인근 신도시 각종 편의시설을 쉽게 이용할 수 있다는 것도 매력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 또 공시가격 6억원 이하 아파트가 많아 자금 마련이 상대적으로 쉬운 것도 한몫한다.
▲ 일산 신도시 가격을 따라가고 있는 풍동지구 아파트 전경. 

분당에선 급매물 나와도 매수세 뚝

실제로 분당신도시에 있는 중개업소에는 시세보다 가격을 낮춘 급매물이 하나 둘씩 쌓이고 있다.

하지만 매수세는 뚝 끊겼다. 분당 서현동 한양아파트 55평형은 10억4000만~13억2500만원으로 일주일 새 2000만~3000만원 가량 호가가 빠졌다. 우성아파트 32평형은 최근 호가가 2000만원 떨어져 6억4000만~7억3000만원에 나와 있다.

이매동 일대 중대형 아파트 값도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해 10월께 11억원대까지 치솟았던 아름마을 건영아파트 49평형은 현재 호가가 10억5000만원 선까지 떨어졌다.

서현동 늘푸른공인 노성훈 사장은 “급매물이 나와도 사려는 사람이 없어 가격 하락 압박이 커질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며 “대출 규제에 따른 매수심리 위축과 보유세 부담 등으로 약세 장세가 이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분당신도시와 가까운 성남시 구도심권인 태평동과 은행동 일대 아파트 값은 오름세다. 은행동 주공 13평형은 이달 들어 2000만원 가량 호가가 올라 1억6500만~1억8000만원 선이다. 이 단지 13평형도 보름새 1000만원 넘게 호가가 올랐지만 매물은 거의 없는 편이다.

은행동 르씨엘공인 관계자는 “대지지분이 넓어 각종 재건축 규제에도 수익성이 있다는 기대감에 집주인들이 매물을 내놓지 않는다”고 전했다.

성남시 태평동 쌍용스윗닷홈도 단지 규모(191가구)는 작지만 새 아파트라는 이점이 작용하면서 지난해 말 형성된 가격이 좀처럼 빠지지 않고 있다.

태평동 K공인 관계자는 “저평가 단지라는 인식에다 주변 지역에서 불고 있는 재개발 바람 영향으로 시세가 소폭이나마 오름세를 타고 있다”고 말했다.

일산신도시 인근 단지 “신도시가 부럽지 않네”

일산신도시 아파트 값도 약세다. 지난해 말 12억원을 호가하는 일산 마두동 백마삼성 48평형은 현재 8억8000만~10억8000만원 선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강촌선경 49평형은 9억~10억원으로 올 초보다 5000만원 가량 호가가 빠졌다.

마두동 석사공인 관계자는 “담보대출 규제로 웬만한 자금 여력이 있지 않고서는 신도시 중대형 평형 아파트를 구입하기 힘든 데다 공시가격 급증으로 종부세 등 보유세 부담마저 커질 것이라는 우려로 매수세가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산신도시 인근인 풍동지구와 구 일산동 일대 아파트 단지는 사정이 다르다. 경의선 일산역 근처에 있는 산들마을 5단지 동문굿모닝힐 32평형은 3억5000만~3억9000만원을 호가한다. 연초보다 2000만~3000만원 오른 것이다.

인근 M공인 관계자는 “지금은 매수세가 다소 주춤한 편이지만 시세보다 싼 매물이 있으면 연락을 달라는 매수 대기자가 적지 않다”며 “과거 홀대받았던 구 일산동 일대 아파트시장이 경의선 복선 전철 개통(2009년 예정) 등 호재로 불황을 잘 모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풍동지구에서 영업 중인 I공인 관계자는 “전반적인 시장 침체 영향으로 가격이 지난해 하반기 때보다는 상승 폭이 조금 둔화됐지만 그래도 가격이 꾸준히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평촌신도시도 아파트 값이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주변 지역인 안양시 안양동과 박달동 등은 단지별로 가격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다.

안양시 평촌동 명성공인 관계자는 “평촌 신도시에선 급매물만 찾는 매수 대기자들이 있지만 정작 급매물이 나와도 구입을 망설이는 경우가 많다”며 “매수자 위주 시장이 형성되면서 당분간 가격 약세 현상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저작권자(c)중앙일보조인스랜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