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이 만발한 봄날엔
ㆍ
황량한 들판에
가로수 나무사이
ㆍ
새봄을 알리는
흰빛 깨끗한
계절은
ㆍ
겨우내 어둠속
사무실 한켠
낡은 의자속에도
ㆍ
꽃바람을 불러오는날
ㆍ
사계절의 나고
들고 피다
지는날들을
ㆍ
십여년사이
ㆍ
이 작은
서편에 창가에
앉아 있으메
ㆍ
들꽃처럼
ㆍ
계절처럼
ㆍ
이 한날은
ㆍ
또 가고
오는날
ㆍ
옹달샘 드림
[물소리]
유명한 스님 한분이 토굴을 지어서 도를 닦고 계셨다. 수행자와 지인들이 자주 찾아 왔다.
스님은 더 깊은 산속으로 들어가서 혼자 조용히 공부하기로 결심했다. 제일 높은 산골짜기에 칩거해 좌선을 하니 너무나 좋았다.
며칠 후 어떤 여자가 나물을 캐러 왔다가 물었다.
“이 깊은 산중에 왜 혼자 와서 사십니까?”
스님이 답했다.
“조용한 곳에서 공부 좀 실컷 하려고 왔습니다.”
그러자 여자가 되물었다.
“물소리는 안 시끄럽습니까?”
스님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 여자가 가고 나서도 한참을 멍하니 앉아 있었다.
‘물소리, 새소리는 안 시끄러운가?’ ‘이 세상 어딘들 시끄럽지 않는 곳이 있겠는가?’
산꼭대기에 숨는다고 시끄러움을 벗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있는 장소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어디에 있건 자신이 쉬어야 한다.
스님은 다시 하산하여 누가 뭐라 하건 자신의 일에 정진하여 큰 스님이 되셨다.
‘물소리, 새소리는 안 시끄럽습니까?’라는 말이 평생의 스승이 되었다 하신다.
사람들은 늘 이런 저런 핑계를 대며 더 좋은 조건이 만들어지면 행복할 수 있다고 믿는 것 같다.
그러나 욕심을 만족시켜 줄 수 있는 환경은 어디에도 없다.
첼리사 피어스라는 미국의 노숙자 여고생이 학교를 수석으로 졸업해서 세계적 화제가 되었다. 그녀는 노숙자 보호소의 불이 꺼지면휴대전화 불빛에 의지해서 공부를 했다고 한다.
환경이나 조건이 바뀐다고 행복해지는 것은 아니다. 지금 내가 서있는 자리가 바로 꽃자리이다.
어디에서 무엇을 하든 자신의 마음의 평화는 스스로 찾아야한다.
-밴드 글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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