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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불교벽화 이야기 - 심우도

우리옹달샘 2018. 10. 8. 0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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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우도(尋牛圖) 또는 시우도(十牛圖)

 

인간의 본성을 찾아 깨달음에 이르는 과정을 목동이 소를 찾는 것에
비유해 묘사한 것으로, 심우도(尋牛圖) 또는 목우도(牧牛圖)라고도 한다.
대개는 소와 소치는 동자가 등장하며 때로는 소와 스님이 등장하는 경우도
있는데, 모두 10개의 장면으로 구성된다.
여기에서 소는 인간의 본성에, 목동은 불도(佛道)의 수행자에 비유된다.

중국에서는 소 대신에 말로 상징한 시마도(十馬圖)가,
티베트에는 코끼리로 상징한 시상도(十象圖)가 전해지기도 한다.
이 화제(畵題)는 중국 송나라 때 곽암(廓庵) 선사가
처음으로 시우도를 그리고 시우도송(十牛圖頌)을 지었다고 하며,
또는 청거(淸居) 선사의 작이라고도 하는데 확실하지 않다.

그러나 마음 닦는 일을
소치는 것에 비유하는 것은 불교 역사에서 유래가 깊은 것으로,
<아함경 阿含經>에서는 목우12법(牧牛十二法)을 설했고
<지도론 智度論>에서도 11사(十一事)를 설했으며,
중국 선가(禪家)의 여러 조사들도
소를 마음의 다스림에 비유한 예가 많은 것으로 미루어
송대에 이르러서 이것이 체계화되고 정형화된 것으로 짐작된다.
우리나라에서는 송나라 때 제작된 곽암본과 보명본(普明本)
두 종류가 전래되어 조선시대까지 그려졌으나 근래에는 곽암본이 더 일반화되었다.

 

흥국사 대웅보전 벽화 심우도

심우(尋牛) - 소를 찾아 나선다.

 

茫茫撥草去追尋   망망한 수풀을 헤치고 소를 찾아 나서니
水闊山遙路更心   물은 넓고 산은 먼데 길은 더욱 험하다.
力盡神疲無處覓   힘은 다하고 기력은 지쳐 찾을 길 없는데,
但聞楓樹晩蟬吟   숲 속 나뭇가지에 매달린 매미 울음소리만 들려오네.

 

심우(尋牛)는...
소를 찾는 동자가 망과 고삐를 들고
산 속을 헤매는 모습으로 묘사됩니다.
이것은 처음 수행을 하려고 발심(發心)한
수행자가 아직은 선(禪)이 무엇인지
참마음이 무엇인지를 알지 못하지만
그것을 찾겠다는 열의로
공부에 임하는 모습을 상징하고 있습니다.
바로 자기를 찾는 결심의 단계를 말하는 것이랍니다.


☞ '참 나'를 찾고자 발심(發心)하다.


흥국사 대웅보전 벽화 심우도

견적(見跡) - 소의 발자욱을 본다.

 

水邊林下跡偏多   물가 나무아래 수많은 발자국
芳草離披見也마   풀을 헤치고 그대는 보았는가.
終是深山更深處   설령 깊은 산 깊은 골에 있다해도
遼天鼻孔즘藏他   하늘 향한 그 코를 어찌 감출 수 있겠는가.

견적(見跡)은...
"소의 발자국을 발견한 것"을
묘사한 것으로서, 참마음과 자기를 찾으려는 일념으로
열심히 공부를 하다가 보면
본성의 자취를 어렴풋이 느끼게 된다는 것을
소의 발자국을 발견하는 것으로 상징해서 표현한 그림입니다.


☞ '참 나'를 찾고자 발심을 하였지만
사실 어찌해야 할지 막연했는데 비로소 가닥을 잡다.

 

흥국사 대웅보전 벽화 심우도

견우(見牛) - 소를 본다.

 

黃려枝上一聲聲   금빛 꾀꼬리 나뭇가지에서 지저귀고
日暖風和岸柳靑   햇볕 따사하고 바람 서늘한데 언덕엔 푸른 버들
只比更無回避處   더 이상 빠져나갈 곳 다시없나니
森森頭角畵難成   위풍당당한 쇠뿔은 그리기 어려워라.

견우(見牛)는...
동자가 멀리 있는 소를 발견한 것을 묘사한 그림입니다.
이는 오랜 노력과 공부 끝에 자기를 찾고 본성을 깨달음이
바로 눈앞에 다가왔음을 상징하고 있습니다.


☞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 보니
'참 마음'과 '물든 마음'이 혼재(混在)되어 있음을 알다.

 

흥국사 대웅보전 벽화 심우도

득우(得牛) - 소를 잡아서 고삐를 쥔다.

 

竭盡精神獲得심   정신을 다 기울여 소를 잡았으나
心强力壯卒難除   힘세고 마음 강해 다루기 어려워라.
有時재到高原上   어느 때는 높은 산상에 이르고
又人煙雲深處居   어느 때는 깊은 구름 속을 헤매네.

 득우(得牛)는...
동자가 소를 붙잡아서 막 고삐를 낀 모습으로 표현됩니다.
마음의 상태를 보긴 보았는데 그 마음이 정화되지 않은 상태로
마치 땅 속에서 아직 제련(製鍊)되지 않는
금광석을 막 찾아낸 것과 같은 상태라고 합니다.
이때의 소의 모습은 검은색으로 표현하는데,
아직 탐진치 삼독(三毒)에 물들어 있는 거친 본성을 지니고 있다는 뜻에서
검게 표현합니다.
아직 삼독에 물들어서 거칠고 일순간의 탐욕을 다스릴 길이 없으므로
더욱 정진하고 공부에 힘써야 하는 상태입니다.


☞ '물든 마음' 즉, 번뇌망상을 제거하기 위해서 애를 쓰다.
심우도를 설명할 때 이 단계를 '견성(見性)'이라고 표현하기도 하는데
이것은 견성의 개념을 잘못 이해한 데서 비롯된 잘못된 표현이다

 

흥국사 대웅보전 벽화 심우도

목우(牧牛) - 소를 길들인다.

 

鞭索時時不離身   채찍과 고삐를 늘 떼놓지 않음은
恐伊縱步入埃塵   멋대로 티끌세계로 들어 갈까봐.
相將牧得純和也   잘 길들여 순화되면
기銷無拘自遂人   고삐잡지 않아도 스스로 사람을 따르네.

 목우(牧牛)는...
거친 소를 길들이는 모습을 묘사한 것입니다.
이 때의 소의 모습은
검은 색에서 흰색으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삼독의 때를 지우는 단계로서,
자신을 다스리고
자기 마음을 유순하게 길들이는 단계입니다.


☞ 마음의 때를 본격적으로 제거해 가는,
자신을 정화시켜 나가는 상태.
그 상태 정도에 따라 소의 색깔이 흰색으로 바뀐다.

 

흥국사 대웅보전 벽화 심우도

기우귀가(騎牛歸家) - 소를 타고 집에 돌아온다.

 

騎牛이麗欲還家   소를 타고 집으로 가노라니
羌笛聲聲送晩家   오랑캐 피리소리 저녁 노을 속에 울린다.
一拍一歌無限意   한 박자 노래 한 곡마다 한량없는 뜻이 담겨있으니
知音何必鼓진牙   곡조를 아는 이가 어찌 헛된 말하리.

 

기우귀가(騎牛歸家)는...
동자가 구멍 없는 피리를 불며
본래의 고향으로 돌아오는 모습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이때의 소는 완전히 흰색으로서
동자와 일체가 되어서
피안의 세계로 나아가게 됩니다.
이때 구멍 없는 피리에서
흘러나오는 소리는
가히 육안으로 살필 수 없는
본성의 자리에서 흘러나오는 소리를 상징하고 있습니다.

 
☞ '거친 번뇌'는 모두 제거 되었으나 '미세 망념'은 남아 있다.
소의 색깔이 희게 변했으나,아직 '소'와 '자신'이 남아 있다.

 

흥국사 대웅보전 벽화 심우도

망우재인(忘牛在人) - 소는 없고 동자승만 남았다.

 

騎牛己得到家山   소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니
牛也空兮人也閑   소는 없어지고 사람은 한가롭다.
紅日三우猶作夢   붉은 해 높이 솟아도 오히려 꿈이니
鞭繩空頓草當間   소용없는 채찍은 띠집 사이에 두고

망우존인(忘牛存人)은...
집에 돌아와서는
그동안 애쓰며 찾던 소는 잊어버리고
자기만 남아 있다는 내용.
본래의 자기마음을 찾아
이제 나와 하나가 되었으니
굳이 본성에 집착할 필요가
없는 것입니다.


☞ '참 나'를 찾으려는 것을 비롯해
그 모든 것이 다 꿈이었다.
그 꿈에서 깨어났다.
이제는 '주체적인 자신'만 있을 뿐...

 

흥국사 대웅보전 벽화 심우도

인우구망(人牛俱忘) - 소도 없고 동자승도 없다.

 

鞭索人牛盡屬公   채찍과 소 사람 모두 공 하니,
碧天遠闊信難通   맑고 푸른 하늘 멀고 넓어 소식 전하기 어렵구나.
紅爐焰上爭容雪   붉은 화로의 불꽃이 어찌 흰눈을 용납 하리오.
到比方能合祖宗   이 경지에 이르러 비로소 조사의 마음과 하나가 되도다.

 인우구망(人牛具忘)은...
소를 잊은 다음 자기 자신도 잊어버리는
상태를 묘사한 것으로서
텅 빈 원상(圓象)만을 그리게 됩니다.
객관적인 소를 잊었으면..
이번에는 주관적인 자신 또한 성립되지 않는다는
원리를 깨달아야 하는 것입니다. 
이제 본성에도 집착하지 않고
나를 모두 비웠으니
자타가 다르지 않고 내외가 다르지 않으니,
전부가 오직 공(空)이라는 뜻.


☞ '주체적인 나'도 꿈이었구나...

 

흥국사 대웅보전 벽화 심우도

반본환원(返本還源) - 본래의 나로 돌아 온다.

 

返本還源己費功   근원으로 돌아가 돌이켜보니 온갖 노력 기울였구나
爭如直下若盲聾   차라리 당장에 장님 귀머거리 같을 것을
庵中不見庵前物   암자에 앉아 암자 밖의 사물을 보지 않으니
水自茫茫花自紅   물 절로 잔잔하고 꽃 절로 붉구나.

 

반본환원(返本還源)은...
이제 주객이 텅 빈 원상 속에 자신의 모습이
있는 그대로 비침을 묘사합니다.
"산은 산이오. 물은 물이라."
만물을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는
참된 지혜를 상징한 것입니다.
있는 그대로의 세계를
모두 하나같이 사랑한다.


☞ 이제는 '나'와 '너'가 있을 수 없다.
있는 그대로의 실상(實相)만 있을 뿐...
이 단계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견성(見性)'이라고 한다.
즉, 견성은 더 나아갈 수 없는 궁극(窮極)의 경지이며, 부처의 경지이다.

 

흥국사 대웅보전 벽화 심우도

입전수수(入廛垂手) - 세상에 나아가 중생을 제도 한다.

 

露胸跣足入전來   가슴을 헤치고 맨발로 거리에 서니
抹土塗炭笑滿시   흙을 바르고 재투성이지만 얼굴 가득한 웃음
不用神仙眞秘訣   신선의 비결 쓰지 않아도
直敎枯木放花開   당장에 마른나무에 꽃이 피게 하는구나

 

입전수수(入廛垂手)는...
지팡이에 큰 포대를 메고 사람들이 많은 곳으로
가는 모습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이때 큰 포대는 중생들에게 베풀어 줄
복과 덕을 담은 포대로서, 불교의 궁극적인
뜻이 중생의 제도에 있음을 상징한 것입니다.
표주박 차고 거리에 나가 지팡이를 짚고
집집마다 다니며 스스로 부처가 되게 하고
모든 중생을 제도하여
불국(佛國)을 건설한다는 내용입니다.


☞ 육도중생의 골목에 들어가 손을 드리운다는 뜻으로
중생제도를 위해 속세로 나아감을 뜻함.

출처 : 가장 행복한 공부
글쓴이 : 참마음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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