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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미친 분양가… 3.3㎡당 1억원 찍나 |
[다시 불거지는 高분양가
논란]
한남동 외인아파트 부지 평균 6000만원, 최상층 1억 추진
고급 주택뿐 아니라 강남권은 4000만원대 분양
잇따라 정부는 분양가 상한제 꺼내들어
서울 한남동 외인아파트 부지에 들어서는 고급 아파트 '나인원
한남'의 분양가가 3.3㎡당 최고 1억원에 달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고분양가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높은 분양가→주변 시세
상승→더 높은 분양가'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끊지 않으면 집값 안정은 불가능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부도 최근 들어 HUG(주택도시보증공사)를
통한 사실상 분양가 통제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분양가 통제가 '로또 아파트'를 양산할 수 있으며, 다양성 차원에서도 고급 아파트를 별개
시장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3.3㎡당 1억원 시대 눈앞
올 상반기까지만 해도 역대
최고 분양가 기록은 서울 성수동 '갤러리아 포레'가 가지고 있었다. 이 단지는 2008년 3.3㎡당 평균 4535만원에 분양한 이래 10년
가까이 1위 자리를 지켜왔다. 하지만 지난 7월 대림산업이 같은 지역에서 분양한 '아크로 서울포레스트'(3.3㎡당 4750만원)가
1위를 차지했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 외인아파트가 3.3㎡당 평균 6000만원에 분양되면, 역대 최고 분양가 기록이 갱신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3~4년 사이 아파트 분양가는 더욱더 높아지는 추세이다. /김연정 객원기자
다음
달 분양 예정인 '나인원 한남'이 계획한 가격대로 주택도시보증공사의 분양 보증을 받아내면 1위가 또 바뀐다. 시행사인 대신F&I가
희망하는 3.3㎡당 평균 분양가는 6000만원 수준이다. 특히 이 단지 각 동(棟) 꼭대기 층 '수퍼펜트하우스' 분양가는 최고 1억원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서울 각지에서 '나인원 한남'처럼 '고급 주택'을 표방하는 아파트 가격이 함께 올라갈 것"이라고 말한다. 실제로
작년 8월 1조원에 팔린 이태원동 유엔사 부지 자리에 들어설 아파트는 '나인원 한남'의 기록을 무난히 깨뜨릴 것이란 전망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분양가 상승은 일부 부촌(富村)만의 현상이 아니다. 최근 3~4년 사이 아파트 분양가는 전국적으로 오르고 있다. 부동산 정보
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전국 아파트 3.3㎡당 분양가는 전년(1052만원) 대비 9.98% 오른 1157만원을 기록 중이다.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서울 아파트 분양가는 전년 대비 5.7%가 올라 2253만원이다. 강남권은
4000만원대 분양이 잇따르고 있다. 경기도 역시 작년 대비 7.75% 오른 1223만원을 기록 중이다.
◇"과열 주범"
vs. "다양성 인정해야"
'나인원 한남'이 초고가를 표방하고 있지만 실제로 서울에서 분양가를 경쟁적으로 끌어올리는 세력은
아파트 재건축조합이다. 일반 분양분 아파트를 비싸게 팔수록 조합원들이 내야 할 추가 분담금이 적어지기 때문이다.
지난 9월
3.3㎡당 4200만원에 분양된 신반포 센트럴 자이의 경우 조합원들은 3.3㎡당 4600만~4700만원을 주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사도
이에 편승, '고분양가'를 약속해 조합의 환심을 산다. 최근 논란 끝에 반포주공1단지를 수주한 현대건설은 조합에 '최소 분양가
5100만원'을 제시한 것이 효과를 봤다는 평가다.
건설 업체가 가져가는 '건축비'를 고분양가 원흉으로 지적하는 의견도 있다.
분양가는 대지비와 건축비로 구성되는데,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최근 아파트 분양 공고문을 분석한 결과 서울 강남권에서 2013년
3.3㎡당 634만원(래미안 대치팰리스)이었던 건축비가 2017년엔 1541만원(신반포 센트럴자이)으로 배(倍) 이상 뛰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건설사 측은 "터무니없는 소리"라는 입장이다. GS건설 측은 "공고문 건축비는 감정평가사가 일방적으로 정한 값일 뿐이며, 실제 우리가
센트럴자이를 지으며 받는 공사비는 3.3㎡당 500만원선"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지난 7일 분양가 상한제 적용 조건을
대폭 완화했다. 서울 강남권 등에서는 마음만 먹으면 분양가 상한제 시행이 가능한 상태다. 국토부 관계자는 "고분양가를 집값 과열의 한 축으로
보고 시장을 주시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의 분양가 통제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많다. 김승배 피데스개발 대표는 "사실
지금도 강남 아파트 중 일부 평형은 평당 1억원에 거래된다"며 "유독 분양가에만 민감할 이유가 없으며, 분양가도 일반 아파트 시세에 맞춰지는 게
당연한 것"이라고 했다. 심교언 건국대 교수는 "분양가를 낮춰놔도 결국엔 주변 시세에 맞춰 가격이 따라 올라가기 때문에 분양받은 사람의 시세
차익만 늘려주는 꼴"이라며 "고가(高價) 주택에까지 일괄적인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똑같은 아파트만 찍어내자는 것으로 다양성 차원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미지 기자 image0717@chosun.com] [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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