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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드는 떼분양, 분양현장서 잘못 낚이면 낭패

우리옹달샘 2013. 5. 7.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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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 김참 기자 | 입력 2013.05.07 15:57
직장인 김문석(35)씨는 최근 세종시에서 분양한 A건설사 모델하우스를 찾았다가 이상한 광경을 목격했다. A사 모델하우스 입구에서 B건설사 영업직원들이 삼삼오오 진을 치고 B사 아파트가 입지나 브랜드 측면에서 더 낫다며 호객 영업 행위가 한창이었다.

↑ 세종시의 한 아파트 모델하우스 현장.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조선일보 DB

모델하우스를 둘러본 김씨는 A사 아파트와 주변 아파트 시세를 비교해보기 위해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를 찾았다. A아파트에 대한 문의를 하자 중개업자는 이내 관심을 B아파트로 돌렸다. B사의 평면이나 입지가 더 좋고 향후 가치가 훨씬 높을 것이라는 일방적인 설명을 이어가며 B사 청약을 직·간접적으로 유도했다. B사의 '떼분양'(분양마케팅사가 고액의 인센티브를 주고 임시로 운영하는 수백명대의 임시 영업 조직)에 동원된 중개업자였던 것이었다.

잘 나가던 수도권 신도시는 물론 세종시에서도 미분양 단지가 나타나면서 이를 소진하기 위한 '떼분양'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떼분양이란 영업조직 구성원을 수백명씩 투입해 모델하우스와 부동산 중개업소 등 분양현장에서 떼를 지어 분양하는 것을 말한다. 영업방식은 분양현장 앞에서 1대 1로 영업을 진행하거나, 전단 살포, 인근 주민에게 무작위로 전화를 돌리는 텔레마케팅을 포함해 주변 중개업소들도 동원된다.

최근에는 온라인에서도 이 같은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포털사이트에서 해당 단지를 검색하면 블로그나 카페에 홍보글이 상위에 노출되도록 하는 것이다. 또 새로운 블로그나 카페를 만들어 이와 관련된 글만 올리기도 한다.

이들 영업사원은 한 가구를 팔면 인센티브 형식으로 돈을 받는다. 아파트 분양가격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5억원짜리 아파트의 경우에는 500만원에서 1000만원까지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종시에서 분양한 건설사 관계자는 "일부 수도권 신도시에서 성행하던 떼분양이 세종시까지 성행하고 있다"며 "단기간에 미분양 물량을 소진시키기 위해서는 떼분양이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들의 영업방식이 투자가치만 부각시키는 방식으로 진행하다 보니, 실제 계약자들이 입주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전매제한이 기간이 풀릴 경우 한꺼번에 물량이 쏟아지면서 아파트 가격이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

또 이들 영업사원은 단기간에 치고 빠지는 방식으로 영업한다. 대부분 계약된 물량만 소진시키고 돈만 받아 챙기고 떠나기 때문에 아직 확정되지 않는 개발 계획 등을 사실인 것처럼 전면에 내세워 영업을 진행한다. 이들의 말만 믿고 계약할 경우 계획대로 개발이 이뤄지지 않더라도 하소연하거나 구제받을 길이 없다.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미분양을 털기 위한 극단적인 방법의 하나로 떼분양을 진행하기도 하지만, 이에 따른 부작용도 상당하다"며 "떼분양이 성행한다는 것은 해당 단지가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다는 신호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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