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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일조권 어떻게 바뀌나

우리옹달샘 2012. 5. 5. 0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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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단지에서도 한강 조망권에 따라 집값이 달라지는 경우가 많다.
미국 뉴욕 맨해튼 센트럴파크 주변 집값은 상상을 초월한다. 센트럴파크 인근 초고층 아파트인 트럼프 타워는 3.3㎡당 1억원을 웃돌 정도다. 뉴욕 평균 집값의 2배, 심지어는 3배를 넘는 수준이다. 집값에 공원 조망권(잠깐용어 참조) 가치가 반영돼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조망권, 일조권(잠깐용어 참조)에 따라 집값 차이가 크다. 서울 이촌동 삼성리버스위트 전용면적 134㎡의 경우 조망권이 확보된 고층은 15억원이 넘지만 같은 평형대 저층은 12억원대에 그친다. 그만큼 집값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조망권, 일조권 침해를 놓고 소송이 끊이질 않는다.

조망권은 크게 천공 조망과 경관 조망 2가지로 나뉜다. 천공 조망이란 주택에서 거실 창을 통해 보이는 하늘의 차폐 정도를 의미한다. 이에 비해 경관 조망은 거실 창을 통해 보이는 주변 경관 정도를 뜻한다. 거실에서 건물 건축 전후의 경관을 비교해 조망에 대한 차폐면적을 계산한다. 건물을 신축해 기존 건물의 조망을 침해했을 경우 조망권과 관련한 손해액을 산정할 때 쓰는 방식이다.

천공 조망은 대법원에서 인정된 바 있지만 경관 조망을 인정한 대법원 판례는 없다. 대법원 판례를 보면 “법에 어긋나지 않고 권리 남용에 이르지 않는 한 남의 땅에 건물을 짓는 것을 조망권 때문에 막을 수 없다”고 판단한다. 게다가 1, 2심 판결에서 조망권을 인정받더라도 대법원으로 가면 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서울 동부이촌동 리바뷰 주민들이 “아파트 신축으로 한강 조망권을 상실했다”며 GS건설 등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대법원은 한강 조망권을 인정한 고법 판결을 파기했다.

잠깐용어

조망권 건물과 같은 특정 위치에서 자연, 역사유적 등 밖의 경관을 볼 수 있는 권리. 조망권 범위는 건물 창에서 밖을 내다봤을 때 보이는 경관 가운데 녹지, 건물, 대지, 하늘이 차지하는 비율을 말한다.

잠깐용어

일조권 규제 건물을 신축할 때 기존 낮은 건물 입주민들이 햇빛을 볼 수 없는 상황을 막기 위해 법령으로 신축 건물 높이를 제한하는 것을 말한다.

대법원, 경관 조망 인정 안 해

이에 비해 천공 조망권을 인정한 대법원 판례는 2007년에 있었다. 경기 남양주시의 한 아파트 주민들이 인근에 신축 중인 D아파트 건설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일조권과 천공 조망권 침해를 함께 인정했다. 거실 창 면적에서 하늘이 보이는 면적 비율을 의미하는 천공률 침해에 따른 압박감, 폐쇄감이 아파트 가격 하락에 일조했다고 판단했다.

물론 조망권을 인정받긴 쉽지 않다. 건축허가가 정상적으로 났다면 새로운 건축물의 모든 조건을 감안해 허가가 난 것이므로 법적으로는 하자가 없기 때문이다. 결국 조망권에 대한 법적 보호는 사안별로 달라질 수밖에 없다. 한 부동산전문 변호사는 “경관 조망은 아예 인정받기 힘든 것처럼 조망권에 대한 법적 보호는 쉽지 않다”고 설명한다.

조망권, 일조권이 중요하다 보니 재벌, 연예인들 간 소송도 끊이지 않았다. 2005년과 2009년 발생한 재벌가 간 조망권 분쟁 모두 한강 근처에 위치한 개인주택의 경관 조망권 싸움이었다.

2005년 당시에는 신춘호 농심 회장 일가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용산구 이태원동 자택 신축과정에서 조망권 침해를 제기하며 송사를 벌였다. 이건희 회장이 신춘호 회장 주택을 매입하는 것으로 합의를 봤다.

2009년에도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위치한 이중근 부영 회장의 2층짜리 자택 앞에 이명희 신세계 회장이 신축 공사를 시작하면서 문제가 커졌다. 이중근 회장은 자신의 집 앞에 짓는 이명희 회장 측 주택 공사를 중지시켜 달라며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냈고 그해 8월 25일 받아들여졌다. 서울서부지방법원의 가처분 신청 인용 결정으로 이명희 회장은 한남동 이중근 회장의 집 앞에 짓는 2층 주택 공사를 중단했다. 결국 양측 간 분쟁은 당초 2층까지 올릴 예정이던 건물을, 이미 공사가 진행된 1층에서 마무리하는 선으로 정리됐다.

재벌들이 조망권을 두고 다툼을 벌였다면 일조권은 정부 규제가 혼란스러워 논란이 됐다. 그동안 일조권 규정이 적용되지 않았던 준주거지역이 새로 규제 대상에 포함되면서 논란이 커졌다. 한동안 아파트나 단독주택 등이 들어선 주거지역만 일조권 규제 대상이었고 그동안 관행이 이어져 왔다.

그러나 지난 2월 국토해양부는 ‘준주거지역 소재 공동주택에도 일조권 규정을 적용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건축법 제61조에 대한 법제처 법령해석을 일선 지자체에 전달했다. 이에 따라 도심 역세권이나 공장용지 이전지역 등 준주거지역에는 공동주택 신축이 멈출 가능성이 커졌다. 보통 준주거지역에는 아파트보다 용적률이 높은 주상복합이나 오피스텔, 도시형 생활주택이 주로 들어선다.

논란이 커지자 국토부는 도심지 준주거지역에 들어서는 주상복합아파트나 주거용 오피스텔은 일조권 규제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전용·일반주거지역에서만 일조권을 적용하는 것으로 규정을 정리했다. 또한 높이가 8m일 때 대지경계선에서 2m 이상 띄우도록 해 건물이 계단 모양처럼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고 이로 인한 민원도 있었는데 결국 건물 높이가 9m일 때 1.5m만 띄우도록 일조권 기준을 완화했다.

한강 조망권 두고 재벌 싸움 빈번

조망권은 지역마다 천차만별이다. 보통 조망 대상이 되는 것은 강, 하천, 호수, 바다, 공원 등이다. 강 조망권은 한강, 하천은 양재천, 바다는 인천과 부산 해운대 가치가 대체로 높다. 수도권 신도시에서도 마을별로 집값이 가장 높은 곳은 호수, 공원 조망이 가능한 분당 중앙공원, 일산 호수공원 인근 아파트들이다.

이 중 한강 조망권 가치가 가장 큰 편이다. 대체로 소득수준이 높아질수록 강 조망권을 중시하는 경우가 많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사장은 “강 조망권 다음으로는 공원, 호수, 골프장, 바다, 산 순으로 조망권 가치가 높다. 1인당 국민소득이 4만달러에 달하는 싱가포르는 요트, 유람선이 떠다니는 도심 강변에 100억원짜리 고급주택이 몰려 있는데 아시아 각국 부자들이 몰려오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아직까지 바다 조망권은 강보다 희귀성이 낮다는 평가가 많다. 양용화 외환은행 부동산팀장은 “앞으로 바다 조망권이 인기를 끌겠지만 인천, 부산 입지가 아직은 서울 핵심지역에 못 미쳐 당분간 한강 조망권을 뛰어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조망권을 자연·인공 조망권으로 구분하는 경우도 있다. 자연 조망권은 강, 바다, 산 등 자연을 그대로 조망할 수 있는 권리이고 인공 조망권은 도심공원, 골프장 등을 조망할 수 있는 권리다. 한태욱 대신경제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인공보다는 자연 조망권 가치가 높고 소비자들이 선호한다. 자연 조망권에 따라 아파트 분양가를 층별로 다르게 책정하는 사례는 앞으로도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망권 따라 재건축 분담금 달라져

조망권이 제대로 인정되지 않을 경우 법원이 손해배상하라는 판단을 내리기도 한다. 부산지법 동부지원은 2009년 3월 부산 해운대구 주거용 오피스텔 계약자 김 모 씨 등 31명이 시공사 등을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 반환청구 소송에서 “건설회사는 계약자에게 분양대금의 일부를 돌려주라”고 판결했다. 건설사는 분양 당시 홍보책자에 광안대교와 수영만 요트경기장이 한눈에 보인다고 명시해 전망 좋은 주택 분양가를 높였다. 법원은 계약자들이 조망권 침해 사실을 알았다면 더 많은 돈을 주고 분양받지 않았을 것으로 판단했다.

재건축을 추진하면서 입주 후 조망권 가치에 대한 고려 없이 로열층과 저층에 대한 분담금을 일률적으로 부과하는 것은 위법이라는 법원 판결도 있었다. 서울 동부이촌동 렉스아파트 조합은 2010년 8월 임시처분총회를 통해 총 5억4000만원 규모 추가분담금, 등급제 추첨방식 동 호수 배정 등을 통과시켰다. 조망권에 따라 1~10등급으로 구분한 후 같은 등급 안에서만 동 호수 추첨을 허용한 반면, 분담금은 전 가구 동일하게 부과했다. 이렇게 되면 현재 저층에 살 경우 재건축 후 새 아파트도 저층을 받을 수밖에 없으면서 분담금은 고층과 동일하게 물게 된다. 원고 측인 박 모 씨 등은 “층별로 조망권에 따라 감정평가액이 달리 나타나고 입주 후 형성되는 가격도 로열층과 저층이 수억원씩 차이가 나는데도 동일하게 분담금을 매겼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서울행정법원 6부는 지난해 4월 “조합 측이 종전 자산과 종후 자산에 대한 고려 없이 일률적으로 5억4000만원의 분담금을 부과한 것은 형평성을 무시한 위법”이라고 판시했다. 다만 지난해 12월에는 절차대로 관리처분을 끝냈다면 적법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앞으로도 주택 가치를 산정할 때 조망권, 일조권 비중은 점차 커질 전망이다. 양재모 한양사이버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과거에는 주택 브랜드나 지하철역과의 거리가 집값을 좌우했지만 앞으로는 조망권 가치가 점차 부각될 수 있다. 단지별로 조망권 가치를 비교하는 방법도 등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조권 가치도 마찬가지다. 양용화 팀장은 “일조권은 조망권과 달리 대체로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있지만 본인이 먼저 판단하는 게 중요하다. 아파트를 볼 때 일조권을 확인할 수 있는 오전 8시부터 오후 4시까지 일조권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김경민 기자 kmkim@mk.co.kr ]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653호(12.04.18~24일자) 기사입니다]

출처 : 정연길 공인중개사
글쓴이 : 하계동 정연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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