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소식(투자정보 및 스크렙)

미분양 아파트 공개 세일 막전막후

우리옹달샘 2011. 4. 5. 22:01
728x90

미분양 아파트 공개 세일 막전막후 일요신문 | 입력 2011.04.05 09:23
건설사가 미분양 아파트의 분양가를 내릴 때는 암암리에 진행하는 게 보통이다. 회사 이미지에 좋지 않고, 기존 계약자들이 반발할 가능성이 커서다. 하지만 최근엔 공개적으로 진행하는 곳이 늘고 있다. 최근 분양가를 내려 파는 미분양 아파트는 대부분 분양한 지 최소 1년, 길게는 2년 이상 된 중대형(전용면적 기준 85㎡ 초과) 아파트다. 더 이상 버티는 것보다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분양가 인하를 알리고 하루빨리 처분하는 게 낫다고 판단하는 건설사가 늘어난 것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5월 입주예정인 서울 마포구 펜트라우스 251가구의 분양가를 4월 6일부터 최초 분양가 대비 평균 16% 깎아서 판다. 152㎡형(이하 전용면적)은 12억 9452만 원으로 당초 분양가보다 2억 4767만 원 내렸고, 115㎡형은 9억 873만 원으로 1억 7386만 원 인하했다. LH 서울마포사업단 서홍원 부장은 "준공하기 전에 미분양을 최대한 많이 파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해 분양가를 내렸다"고 밝혔다.

GS건설은 경기도 용인 기흥구 마북동에 지은 구성자이3차 아파트 309가구 가운데 미분양 물량의 분양가를 평균 11% 내렸다. 가장 큰 184㎡형은 17%(1억 2300만 원) 깎아주기로 했다. SK건설도 얼마 전부터 서울 양천구 신월동 수명산 SK뷰 미분양 아파트를 15~18% 할인해 팔고 있다. 지난 2009년부터 입주가 시작된 이 아파트는 171가구 규모로, 128㎡형의 할인 폭은 최대 18%다. 발코니를 무료로 확장해주고 냉장고 가스오븐 식기세척기 월풀욕조도 무료로 제공한다.

그밖에 현대산업개발이 서울 강서구 화곡동에 지은 그랜드아이파크(159가구), 대우건설이 송파구 신천동에 공급하는 잠실 푸르지오 월드마크(288가구), 임광토건과 진흥기업이 일산 탄현에 지은 임광진흥아파트(905가구) 등도 최대 20% 이상까지 분양가를 할인해 팔고 있다.

건설사가 공개적으로 분양가를 깎는 것은 사실 쉽지 않다. 무엇보다 기존 계약자들의 반발이 심하다. 제값을 다 주고 샀는데 나중에 계약한 사람에게 더 싸게 팔겠다니 반발이 생길 수밖에 없다. 특히 공개적으로 분양가를 내리면 그 가격이 시세로 굳어질 가능성이 크다. 기존 입주민은 재산상에 큰 손해를 끼치는 행위라고 간주하고 격렬히 반대하게 되는 것이다.

대표적인 곳이 일산 임광진흥아파트다. 3.3㎡(1평)당 1400만여 원을 주고 계약한 기존 입주자들은 1100만 원대로 내려 파는 걸 용납하지 않았다. 단지 곳곳에 플래카드를 걸고 건설사를 상대로 항의 집회를 여는 등 분양가 할인에 격렬히 반대했다. 하지만 올 초 건설사 측은 일방적으로 22%나 분양가를 내려 팔기 시작했고, 입주자들이 할인 가격으로 산 사람들의 이삿짐을 막는 등 해프닝도 벌어졌다. 결국 이를 주도한 주민 대표가 영업방해 명목으로 불구속 입건되는 등 사태는 심각하게 확산되고 있다.

기존 계약자와 협의가 잘 된 경우도 있다. 달라진 조건을 소급해 적용해 주거나 만족할 만한 보상책을 제시한 경우다. LH가 서울 마포구 펜트라우스의 분양가를 내릴 수 있었던 것은 기존 계약자에게도 똑같이 할인을 적용해 주기로 약속해서다. 분양가 할인 이전에 계약한 14명에게도 똑같이 평균 16% 분양가 할인 혜택을 적용해 주니 계약자들이 굳이 반대하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경우는 흔치 않다. 건설사의 자금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용인 구성자이3차의 경우는 분양가 할인을 소급 적용하지 않았지만 입주민과 협의를 잘 끝낸 사례다. 이 아파트는 지난해 3월 입주 후 1년이 지나도 미분양이 거의 줄지 않았다. 입주 1년이 넘도록 미분양이 많은 단지는 시세가 제대로 형성될 리 없다. 분양권은 이미 분양가 밑으로 거래된다. 입주율이 낮아 단지도 썰렁해 더 들어와 살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다. GS건설 구성자이 신대영 분양소장은 "입주 후 1년이 지나도록 미분양이 해소되지 않으면 기존 입주민 사이에서도 건설사가 입주율을 높이기 위해 특단의 조치를 내리길 바라는 여론이 형성된다"며 "자연스럽게 분양가 할인 협의가 잘 풀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건설사 입장에서도 분양가를 다소 인하해서라도 미분양분을 털어내는 게 좋다. 미분양이 남은 상태에서는 공사대금도 받지 못하고 은행 이자 부담도 커진다.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금융비용을 고려하면 높은 분양가를 유지하는 것보다 분양가를 내려서라도 빠르게 처리하는 게 유리하다"고 말했다. 분양가 할인에 나서는 아파트 단지가 대부분 미분양 물량이 오래도록 팔리지 않고 기존 계약자가 많지 않은 곳이란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아무래도 선호도가 떨어지는 곳인 만큼 당첨 확률과 초기 분양가가 지나치게 높았을 가능성도 크다는 점이다.

나비에셋 곽창석 사장은 "미분양으로 어려움을 겪는 건설사들이 4~5월 분양 성수기에 맞춰 공격적으로 마케팅 활동을 벌이는 것"이라며 "분양가 할인을 적용해도 여전히 시세보다 비싼 경우가 많으므로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동산부테크연구소 김부성 소장은 "얼마 전 발표한 3·22 부동산대책에 따라 분양가상한제가 폐지되면 분양가가 다시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며 "향후 발전 가능성이 높은 입지에서 중대형이라는 이유로 저렴하게 살 수 있다면 매매에 나서도 괜찮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일한 중앙일보 조인스랜드 기자 jumpcut@joongang.co.kr
중대형 인기 하락 언제까지?
봄날 아직 멀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전세난 확산에 따라 주택 매매시장도 조금씩 거래가 늘어나면서 회복되고 있지만 유독 부진을 면치 못하는 게 중대형 아파트(전용면적 85㎡ 초과)다. 시세 하락폭도 크고, 미분양도 잘 팔리지 않는다.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수도권 전용면적 중대형 아파트의 3.3㎡(1평)당 매매가격은 계속 하락하고 있다. 수도권 중대형 아파트는 지난 3월 기준 3.3㎡당 1517만 원으로 지난 2006년 3월 이후 최근 5년 동안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미분양 아파트 판매도 마찬가지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전국 미분양은 8만 588가구로 그중 63%(5만 672가구)가 중대형이다.

중대형 아파트의 인기가 이렇게 떨어진 것은 공급과잉 때문이다. 중대형이 급격히 늘어난 2006년부터 2010년 9월까지 중대형의 인허가 실적은 68만 7776가구로 전용면적 소형(53만 1144가구)보다 훨씬 많다. 건설사들이 중대형으로 갈아타는 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상하면서 중소형보다 수익성이 높은 중대형 물량을 많이 지은 것이다. 특히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시장이 실수요 위주로 재편되면서 중대형의 인기는 계속 하락하고 있다.

닥터아파트 이영진 리서치연구소장은 "주택시장 침체가 지속되면서 자금 부담이 많은 중대형 아파트보다는 소형 아파트 선호 현상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며 "중대형 미분양 아파트도 빠른 시일 내 인기를 되찾긴 어려울 듯하다"고 말했다. 내집마련정보사 양지영 팀장은 "강남 등 일부지역 중대형은 이미 가격이 많이 떨어졌기 때문에 자금 여유만 있다면 사놓아도 괜찮을 것"이라며 "다만 중장기적 관점에서 매매를 해야 하는 시기인 만큼 무리한 대출을 피하고 실수요 위주로 접근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