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을 울리는 향기 -영상시모음-

[스크랩] 이런 사랑을 하고 싶다 / 류동하

우리옹달샘 2009. 10. 29. 0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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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사랑을 하고 싶다 

           /  류 동 하

 


사색하는 사랑-
심각한 사랑-
구름처럼 끄덕끄덕 흘러가는 사랑-
바보가 돼주는 사랑-
철인이 되어지는 사랑-
어머니를 흉내낸 사랑-
아버지 연습을 하는 사랑-
긴장돼 터질듯 울고픈 사랑-

너로 하여, 너로 하여
한없이 가이없이 번민하는
사랑을 하고 싶다.

 
소설같은 사랑-
시와 같은 사랑-
아니, 이 사랑 이 마음을,
소설이나 시로 쓸
길고 짧은 사랑을 하고 싶다.

 

송두리째 사랑하고 싶다.
마음의 밑자락 그 극단서 익사할
위험한 사랑을 하고 싶다.

 
사념을 죄다 분열시키는 사랑-
내 형체가 바람에 흩어져도
씨익, 웃고말 멋 사랑-
남다른 사랑 갈망한 죄로 하여
저주받고 멸망당할
교만한 사랑을 하고 싶다.

 

졸리운 바다-
하이얀 손 흔드는
등대지기 깜박 사랑-

나의 천국,
너만을 가둬두는
미안한 꼭꼭 사랑-

나의 느낌,
전설로 흘러가는
애틋한 절절 사랑-

아스라 성좌-
목련의 유혹-
정오의 태양-
진주같은 긴 한숨-
아, 싯가루같은
너의 감탄사-
내가 한결같은 그리움 되어질
인간적인 찬란토록 인간적인
조각같은 사랑을 하고 싶다.

 

내 혀가 끝없이 끝없이 말을 해도
닳지 않을 질긴 사랑-
네 귀를 채워도 채워도 못다할
목마르게 소리치는 메아리 사랑-
내내, 줄곧, 느을, 언제나
다시 또 줄기차게, 노상
사랑하고만 싶다.

 
끝내는, 마침내, 드디어!
정열의 순교자 그 영광 불타오를
폭발적인 사랑도 하고 싶다.

 

산책하며 보란듯이 어깨에 손얹는 가을 사랑-
질주하며 입맞추는 시속 백오십 쾌속 사랑-
벌통같은 실타래 풀며풀며 너를 감쌀 의복 만드는
따끈한 사랑, 사랑-
어느 때, 어느 곳에서나
너를 아끼며 떠올릴
전천후 사랑을 하고 싶다.

 

그렇지, 천천히 노래하듯 가슴 적시는
아다지오 칸타빌레 사랑은 당연하지
지치도록, 미치도록, 넘치도록
후련하게 사랑 하고 싶다.

 

침묵하는 사랑-
말로하는 사랑-
움직이는 사랑-
민들레처럼, 이슬처럼, 샛별처럼
눈부시게 사랑 하고 싶다.

 

더 없을까, 무엇일까, 어떻게 해줄까
무덤까지 걱정않곤 안타까워 못견딜
예민하고 섬세한 '나의 사랑'일랑
흠뻑하고 싶다.

 

아무렴, 포도주빛 고전적 사랑은
반드시 마시고 또 취해야겠지
아니야, 인류가 말해온
수다스런 사랑은 몽땅 다
하고 말테다.

 

온 잉크로 온 백지를 다 쓸 때까지
온 마음이 하나의 티끌이 될 때까지
하늘가에 정신없이 소문나기까지
인생의 짧음이 너무 섭섭하기까지
사랑이 이 생명 마침표 되고마는
기맥힌 낭만적 사랑을 하고 싶다.

 

하고 싶다,
하고 싶다,
이 모든 거짓부렁
참말이었다 할 때까지.

 

 

 

       * 해인풍수 인용

 

 

 

 

 

 

출처 : 해인풍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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